화제작엔 항상 '그'가 있다? 한국영화 '킹메이커' 이경영

이희승 기자
입력일 2015-05-30 10:00 수정일 2015-05-30 11:36 발행일 2015-05-3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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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은밀한 유혹', '소수의견', '암살' 등 화제작 출연한 이경영
굵직한 연출력 자랑하는 감독들의 러브콜 한 몸에 받아

데뷔 30년차인 배우 이경영이 한국영화의 킹메이커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몇년 간 ’최종병기 활’, ‘베를린’을 비롯해 ‘더 테러 라이브’,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등에 출연하며 흥행배우로 우뚝 선 그의 행보는 ‘한국 영화에 70%는 이경영이 출연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독보적이다.

지난 28일 왕십리 CGV에서 진행된 영화 ‘은밀한 유혹’의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이경영은 “꾀부리지 말고 작품이 원하는 배우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무엇보다 한국영화를 아껴주시는 관객들에게 감사하다”며 연기로 승부하고자 하는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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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은밀한 유혹’에서 열연한 이경영.(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오는 6월 4일 개봉을 앞둔 이 영화에서 이경영은 자수성가한 사업가이자 마카오 카지노 절반 이상을 소유한 예민하고 괴팍한 캐릭터를 맡았다.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으로 돈이면 모든 걸 할 수 있다고 믿는 인물이다.

‘제보자’와 ‘은밀한 유혹’ 두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후배 유연석은 “항상 현장에서 챙겨주시고 많은 조언을 해 주신다. 연기에 대한 열정을 닮고 싶다”며 남다른 존경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경영은 올해에만도 총 4편의 굵직한 작품으로 관객과 만난다. 6월 25일 개봉하는 영화 ‘소수의견’에서는 아들을 잃은 철거민 역할로 소시민의 삶을 대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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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수의견'에서 이경영은 강제철거 현장에서 아들을 잃은 아버지로 소시민의 삶을 대변한다.(사진제공=시네마서비스)

이 영화는 강제철거 현장에서 일어난 두 젊은이의 죽음을 둘러싸고 대한민국 사상 최초 100원짜리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변호인단과 검찰의 진실공방을 다룬다.

누구보다 박재호 역할에 큰 관심을 가졌던 이경영은 스스로 머리를 짧게 깎으며 열의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오는 7월 개봉을 확정한 ‘암살’에서도 이경영의 모습을 볼 수 있다. 1933년 상해와 경성을 배경으로 암살작전을 위해 모인 독립군들과 임시정부대원 그리고 청부살인업자까지 조국도 이름도 용서도 없는 이들의 서로 다른 선택과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제작사인 쇼박스 관계자는 “워낙 굵직한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 영화인만큼 주조연의 구분이 의미가 없다. (이경영의) 분량이나 캐릭터에 대해선 내부적으로 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타짜’, ‘도둑들’ 등의 최동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암살’은 주연배우인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의 역할만 공개된 상태지만 이경영은 그간 맡아왔던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경영의 출연작들은 대한민국 실력파 감독들이 연출을 맡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순제작비만 100억이 든 ‘협녀:칼의 기억’은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인어공주’를 만든 박흥식 감독의 작품이다. 

‘번지점프를 하다’, ‘혈의 누’, ‘후궁-제왕의 첩’ 등을 연출한 김대승 감독 신작인 ‘조선마술사’ 역시 그의 필모그래피에 올라있다.

이 작품은 ‘변호인’을 제작한 위더스필름의 두 번째 작품으로 영화적 완성도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친분으로 영화에 출연하는 건 한계가 있다. 분명 감독이 원하는 캐릭터 이상을 표현해 내기에 연달아 화제작에 캐스팅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