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전문 변호사 성대결, 영화 ‘소수의견’ 유해진 vs 드라마 ‘이혼변호사는 연애중’ 조여정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5-05-29 18:58 수정일 2015-05-29 19:13 발행일 2015-05-2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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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에서 ‘처키’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악녀인 고척희(조여정).(사진제공=SBS)

“민사, 형사는 다 줄어도 이혼이 줄 일은 없다.”

드라마 ‘이혼변호사는 연애중’ 고척희(조여정)의 지론은 틀리지 않다. 결혼률은 줄고 1인가구 증가세를 고스란히 반영한 이혼율은 매해 상승 중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혼인·이혼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건수는 30만5500건으로 전년보다 5.4% 하락했다.

결혼건수가 2004년(30만8천600건)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인 반면 이혼건수는 11만5500건으로 여전히 증가세다.

이에 올해 초 한국고용정보원의 한국직업사전에는 이혼상담사가 신종 직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혼상담사는 상담을 통해 이혼이 필요한 상태인지를 가늠하고 이혼에 필요한 법적 절차 및 고려사항 등을 조언하고 돕는 전문가다. 이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이혼전문 변호사가 주인공인 영화와 드라마도 등장했다. 드라마나 영화 속 이혼전문 변호사는 부도덕하고 탐욕스러운 인물로 그려지곤 한다. 

◇‘부도덕’과 ‘탐욕’ 이혼전문 변호사들, 사랑과 정의에 빠지다

드라마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의 주인공 고척희는 이름만큼이나 억척스러운 이혼전문 변호사다. ‘이혼’하면 그녀의 이름을 떠올릴 정도로 잘 나가는 변호사다 보니 ‘이혼이라는 칼을 치켜든 사탄의 인형’이라 ‘처키’라는 별명도 붙었다.

불법도 마다않고 남 가정 파탄 내는 일에 매진하던 척희는 톱 여배우 한미리(이엘)와 DK전자 마동구 사장의 이혼 소송으로 변호사 자격증을 박탈당하고 만다.

하루아침에 사무장으로 전락한 척희와 사무장 시절 그녀에게 지독히도 시달리다 변호사가 된 소정우(연우진)가 남들 이혼에 열중하던 중 사랑에 빠지는 아이러니가 이 드라마의 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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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하고 순박한 역할을 주로 맡았던 유해진은 영화 ‘소수의견’에서 이혼전문 변호사 장대석으로 출연한다. 복잡하고 귀찮은 일은 피하던 대석은 양심과 정의 사이에서 고뇌하며 지적 매력을 발휘한다.(사진제공=시네마서비스)

6월 25일 개봉예정인 영화 ‘소수의견’에서 유해진은 이혼전문 변호사 장대석을 연기한다. 극렬한 운동권 출신이지만 정의감은 구석으로 처박아 버린 채 이혼전문 변호사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복잡하고 귀찮은 일은 피하고 현실에 안주하며 변질된 운동권의 어두운 단면을 한껏 보여주던 대석은 후배 윤진원(윤계상)이 명의를 빌리러 오면서 떨치고 일어선다.

‘소수의견’은 강제철거 현장에서 죽은 두 젊은이를 둘러싼 국가배상청구소송과 검찰의 진실공방을 담은 법정드라마다.

코믹하고 순박한 역할을 주로 맡았던 배우 유해진은 ‘소수의견’의 대석을 통해 유쾌하지만 스마트하고 지적인 법정인으로 변신한다.

‘뇌섹남’(뇌가 섹시한 남자의 줄임말)이 대세로 떠오른 시대, 유해진은 양심과 정의 사이에서 고뇌하는 대석으로 분하며 코믹함과 지적 매력을 동시에 발휘할 채비를 마쳤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