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 여전사vs뚱보 스파이...색다른 캐릭터 내세운 영화 입소문 무섭네!

이희승 기자
입력일 2015-05-25 10:37 수정일 2015-05-25 11:13 발행일 2015-05-2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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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서 삭발 여전사로 등장하는 샤를리즈 테론.(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전형적인 여성 캐릭터는 가라!’ 

기존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캐릭터를 내세운 영화 두 편이 사랑받고 있다. 

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주말에만 67만2701명을 동원했다. 누적관객수는 183만9685명으로 개봉 2주만에 2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섹시 여배우 샤를리즈 테론은 기존 영화에서 그려졌던 여전사와는 색다른 매력으로 남녀를 초월한 지지를 받고 있다.

자신의 매력 포인트인 긴 금발을 잘라내 삭발한 샤를리즈 테론은 영화에서 인류 생존의 열쇠를 쥔 임모탄의 여인들을 이끌고 사막을 폭주하는 사령관 퓨리오사로 분한다.

2004년 개봉작 ‘몬스터’ 이후 전형적인 금발 미녀인 자신의 외모를 기반으로 하기 보다는 용기있는 여형사 ‘엘라의 계곡’, ‘이온 플럭스’ 등으로 연기영역을 확장해 왔다. ‘엘라의 계곡’에서 샤를리즈 테론은 상사의 희롱에 당차게 대처하고 약자의 편에 서는 용기 있는 여형사로, ‘이온 플럭스’에서는 강인하고 섹시한 여전사로 활약했다.

이번 영화에서도 샤를리즈 테론은 발레리나 출신답게 유연한 와이어 액션을 선보였다. 그녀의 우아하면서도 역동적인 몸놀림은 ‘페미니즘 액션’이라는 신조어의 주인공이 될 만큼 화려하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물과 기름을 가진 자들이 지배하는 희망 없는 22세기에 살아남기 위해 폭력 액션을 선보이는 재난 블록버스터다. 샤를리즈 테론 외에 톰 하디, 니콜라스 홀트가 가세했고 전설의 걸작 ‘매드맥스’ 시리즈를 연출한 조지 밀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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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에 대한 편견에 발차기를 날리는 여성의 활약을 담은 코믹 액션 ‘스파이’의 멜리사 맥카시.(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비만클럽에서 만나 사랑에 빠지는 형사와 교사의 좌충우돌 시트콤 CBS ‘마이크 앤 몰리’로 꽤 알아주는 북미 드라마 스타 멜리사 맥카시는 영화 ‘스파이’에 출연하며 한국 팬들에게도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번 영화는 개봉 전 진행된 시사회를 통해 관객들 사이에서 일찍부터 입소문이 퍼지며 주목받은 작품으로 개봉 첫 주에 64만9334명을 불러모았다.

개봉 첫날인 지난 21일 ‘간신’,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에 밀려 3위로 출발한 ‘스파이’는 이후 입소문에 힘입어 일일 박스오피스 2위, 주말 박스오피스 2위까지 치고 올랐다.

통통한 체구때문에 현장 스파이를 돕는 임무만 맡아 오다 현장 요원으로 투입된 수잔 쿠퍼는 비상한 두뇌와 남다른 센스를 발휘하며 외모로 실력을 판단하는 이들의 뒤통수를 날린다.

영화 속 쿠퍼는 CIA 내근직 여성이 현장에 나가 고군분투한다는 설정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기회를 잡자 마음껏 실력을 입증해내는 주인공의 모습은 스파이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의 조력자로만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들이 얼마나 일차원적이었는지를 증명할 정도로 매력적이다.

생애 첫 액션 연기에 도전한 그는 “지금까지 맡은 역할 중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었다. 여기저기 찢어지고 멍도 들었지만 즐거웠다”며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멜리사 맥카시는 지난 19일(현지 시각) 할리우드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며 배우로서 최고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스파이’는 CIA의 일급 비밀 스파이들이 마피아 조직의 핵폭탄 밀거래와 CIA 요원들의 정보 유출을 막는 미션을 수행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오는 6월 5일 북미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