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검색 알고리즘 변경… '모바일겟돈' 오나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5-04-20 16:27 수정일 2015-04-20 17:15 발행일 2015-04-2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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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웹사이트 검색결과가 노출되는 기준을 ‘모바일 친화형(mobile friendly)’으로 완전히 바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등 주요 외신은 구글이 21일(현지시간)부터 모바일 친화형으로 웹사이트 검색 알고리즘을 바꾸기로 해 이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기업들이 일명 ‘모바일겟돈’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19일 보도했다. 

인류 최후의 대전쟁을 의미하는 ‘아마겟돈’이라는 단어가 사용될 만큼 구글의 이번 결정이 모바일 업계에 가져올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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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검색 개편의 핵심은 사용자 환경이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된 웹사이트를 검색결과 상위에 노출시키는 것이다. 현재 세계 검색엔진 서비스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구글이 어떤 정보를 앞세우느냐에 따라 전 세계 사용자의 소비 패턴, 기업의 매출 등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구글의 이번 결정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구글이 정한 새로운 기준에 맞지 않다고 판단되는 웹사이트들은 아무리 높은 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더라도 검색 순위 상위에서 밀려나게된다. 기준은 줌(확대) 없이도 글자가 잘 보이는지, 화면 크기에 맞는 콘텐츠가 제공되는지, 웹 내 링크들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 손가락으로 무리 없이 터치할 수 있는지 등이다. 이번 검색엔진 개편은 태블릿PC나 데스크톱 검색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특히 구글의 반독점 문제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유럽연합(EU),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받을 타격이 클 것으로 신문은 내다봤다. 구글이 공개한 온라인 테스트 결과 EU의 공식 웹사이트 ‘유로파(Europa.eu)’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웹사이트가 아니라는 평가를 받은 상태다. 사이트 내 글자 크기도 작고 콘텐츠 넓이가 스마트폰 화면보다 크다는 지적이다. 모바일마케팅 대행사 소모는 구글의 새 모바일 검색 알고리즘 도입으로 MS의 윈도폰, 명품업체 베르사체가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서비스 회사 리갈앤제너럴 같은 글로벌 기업의 웹사이트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구글 검색에서 상위 순위에 들기 위해 좌우 보다는 위아래로 스크롤해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개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글자 크기는 되도록 크게 하는 것이 좋으며 웹사이트 내 카테고리들이 너무 가까이 모여 있어 사용자가 누르기 어려운 방식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호주 헤드셋 제조회사 심플리헤드셋은 지난해 중반부터 기업 웹사이트를 점검하고 나섰다.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을 통한 회사 사이트 검색이 최근 12개월 동안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이 회사 관계자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웹사이트가 굳이 모바일에 최적화돼야 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앞서가지 못한다면 따라라도 가야겠다 싶어 검색 결과에서 뒤처지지 않으려고 회사 웹사이트를 개편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회사는 ‘모바일 호응(mobile responsive)’에 초점을 두고 변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구글은 지난 2011년 2월부터 콘텐츠의 질을 높이겠다는 목표로 검색 알고리즘 업데이트를 실시해 왔다. 지난 2월에는 본격적으로 검색 결과 정렬 방식에 관한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지난해 ‘팬다4.0 업데이트’를 통해 검색 알고리즘이 수정되면서 세계적인 온라인 경매업체 이베이를 포함 많은 기업들이 타격을 받았다. 모바일 검색 이용자는 매년 5%씩 증가하고 있다. 반면 PC를 통한 검색 비율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미 디지털제품 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는 지난해 4분기 미국 내 전체 인터넷 검색 건수 중 29%가 모바일 기기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