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현상 곧 종말, 전형적 거품 꺼질 것"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5-04-13 16:32 수정일 2015-04-13 18:54 발행일 2015-04-1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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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 현상의 결말이 최초의 거품 경제 현상인 ‘튤립 파동’의 끝과 같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달러 가치 상승세가 전형적인 자산 가격 버블의 형태를 띤다는 분석이다.

미 마켓워치는 영국 최대 투자은행인 HSBC가 최근 달러 강세가 과거 튤립 과열 투기현상과 동일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달러화 상승이 곧 끝날 것으로 전망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16세기 초 네덜란드에서는 튤립 사재기 현상으로 튤립 한 뿌리 가격이 약 1억6000만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가격 거품은 이내 터졌다. 튤립 파동은 네덜란드가 영국에게 경제대국의 자리를 넘겨주게 되는 요인이 됐다.

HSBC는 내년과 2017년 유로화 가치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주요 투자은행으로는 처음으로 달러화 상승의 종말을 점쳤다.

데이비드 블룸 HSBC 외환담당 전략분석가는 10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ICE 대륙간선물거래소 달러인덱스가 지난해 5월 이후 지금까지 25% 이상 상승했다”고 밝혔다. 달러인덱스는 세계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그는 “전형적인 자산 가격 버블은 4단계로 진행된다”며 “미 달러는 현재 3단계에 진입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거품 경제 현상의 시작은 ‘새로운 발견’ 이다. 전 세계 각국이 자국의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통화부양책을 쓰는 과정에서 ‘환율 전쟁’이라는 새로운 상황이 초래된다. 동시에 달러 가치가 오른다.

두번째로 ‘초기 상승’ 국면에 접어든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전면적 양적완화 시행을 계속해서 암시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양적완화를 끝낸 뒤 적당한 시기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예고를 지속한다. 달러 강세가 더욱 돋보이는 시기다.

세번째로 ‘추가 상승’ 양상을 보인다. ECB가 양적완화를 시행하고 연준이 금리 인상 시기를 구체적으로 고려하는 과정에서 나타난다.

블룸은 특히 “이 단계가 되면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경제의 기본기를 평가하는 대신 달러 가치가 더 치솟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달러를 사들인다”고 경고했다.

결론은 ‘연속적 하락’ 단계로의 진입이다. HSBC는 “파티(강달러 현상)는 끝났다”며 “이제 챙길 수 있는 것은 모두 챙겨서 할 수 있는 한 빨리 발을 빼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