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세계경제 저성장 덫에 걸렸다" 장기침체 가능성 경고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5-04-08 13:49 수정일 2015-04-08 17:35 발행일 2015-04-0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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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가 저성장의 덫에 빠져 ‘구조적 장기침체’의 공포를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재점화됐다. 

선진국이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막대한 빚을 떠안았지만 저성장 탓에 채무를 줄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US-FINANCE-IMF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총재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은 7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이 1년에 2회 발간하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현재 세계가 이전의 어떤 경제 위기보다 심각한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는 금융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세계 경제 성장 속도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영구적으로 더뎌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잠재성장률의 둔화는 고령화, 신흥시장의 생산성 증가 속도 둔화와도 맞물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MF는 “경제선진국들이 장기적인 성장정체에 대비해야 한다”며 “신흥국의 생활수준은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전보다 더디게 개선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흥국은 재정수지를 흑자로 되돌리기 쉽지 않아 정부지출 확대, 세금축소 등을 통해 성장세를 높이기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신흥시장 대표주자인 중국의 경우 생산둔화 현상이 급격할 것으로 관측됐다.

중국이 투자를 지양하고 소비 중심의 구조개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잠재성장률에 급격한 조정이 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IMF는 2015~2020년 선진국의 잠재성장률이 연간 1.6%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7년간의 평균치보다는 높으나 금융위기 이전 잠재성장률인 2.25%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다.

신흥시장의 잠재성장률은 2008~2014년 연간 6.5%였으나 향후 5년간 5.2%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도 경제 회복을 위한 ‘탄약’을 거의 소모한 상태여서 국가와 기업이 부채 수준을 완화하는 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시됐다.

IMF는 앞으로 위기가 재발해도 중앙은행은 더 이상 통화완화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할 여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이미 앞 다퉈 양적완화 등 공격적인 통화완화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IMF는 “각국 정부가 서둘러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경제생산성 향상, 소외된 경제 주체들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 고령화 지연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흥국의 경우 기업 경영환경의 구조적 개선과 인프라 투자 확대 관련 병목현상이 해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IMF는 이번 보고서를 토대로 다음주 세계은행(WB)과 함께 미 워싱턴에서 개최하는 정기회의에서 각국의 성장률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