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오른쪽' 심리적으로 더 안정 느낀다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5-03-16 14:23 수정일 2015-03-17 09:37 발행일 2015-03-1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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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모자에 멜빵바지, 커다란 주먹코에 콧수염 난 배관공 ‘마리오’ 캐릭터의 존재감은 어마어마하다.  쿠파에게 잡혀간 공주를 구하기 위한 마리오의 여정을 담은 슈퍼마리오 게임 시리즈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게임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될 만큼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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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만약 게임 속 마리오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이지 않고 오른쪽에서 왼쪽을 향해 움직였다면 어땠을까. 미국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2.0은 슈퍼마리오와 같은 대부분의 고전 비디오 게임을 할 때 사람들은 움직이는 캐릭터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일종의 편견(left-to-right bias)을 갖고 있어 이와 같은 ‘횡스크롤(side-scrolling)’ 방식의 게임을 이해하고 실행하기 더 쉽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영국 랭커스터대 피터 워커 심리학 박사는 최근 구글 이미지 수천개를 이용한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진 속 주체가 오른쪽에서 왼쪽이 아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짐작하는 성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움직이는 대상의 움직임을 인지할 때 대상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를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워커 박사는 “사진, 그림 등 대상을 바라볼 때 사람들은 대상이 특정한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물체를 볼 때 사람들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대상이 이동하는 것보다 심리적으로 더 큰 안정감을 느끼고 있었다”고 밝혔다. 

움직임에 즉각 반응하는 눈과 이를 인지하는 뇌도 오른쪽으로 향하는 방식을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편견은 이탤릭체에서도 적용된다. 주로 강조할 어구나 외국어 등을 표기할 때 쓰는 글꼴인 이탤릭체는 왼쪽이 아닌 오른쪽으로 비스듬하게 기울어져있는 모양이다. 또한 사람들은 움직이는 주체가 이동하고 있는 방향으로 주체가 몸을 구부릴 것이라고 짐작하는 경향도 있었다. 몸을 더 크게 구부릴수록 더 빠르게 나아갈 것이라고 사람들은 예상했다. 그러나 정지 동작을 취하고 있는 대상을 볼 때만큼은 예외인 것으로 나타났다. 

워커 박사는 “히브리어, 페르시아어를 제외한 대부분의 문자들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쓰이고 있다”면서도 “멈춰선 자세를 취한 사물이나 사람을 바라볼 때 사람들은 이들이 오른쪽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어떠한 편견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