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젠 TV에 베팅!… '소프트웨어 삼성'의 야심

서희은 기자
입력일 2015-01-11 16:13 수정일 2015-01-11 18:52 발행일 2015-01-1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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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독자 OS 기반 'SUHD TV' 선보여
SUHD TV 선보이는 삼성전자<YONHAP NO-0904>
<p>삼성전자 모델들이 삼성전자 전시장 입구에서 타이젠 OS가 탑재된 2015년형 스마트 TV인 ‘SUHD TV’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애플의 ios, 구글의 안드로이드, 삼성전자의 ‘...’? 답은 ‘타이젠’이다. 

ios와 안드로이드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익히 들어왔던 터라 익숙한 반면 타이젠은 여전히 낯설다. 타이젠(Tizen)은 애플 ios, 구글의 안드로이드처럼 오픈소스 모바일 운영체제를 말한다. 

스마트폰, 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 등과 연동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쓸 수 있게 돕는다. 삼성은 하드웨어 전문업체라는 구조적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타이젠 소프트웨어 개발 및 보급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1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CES 2015’에서 타이젠 기반 스마트 TV ‘SUHD TV’를 처음 선보였다. 이어 올해 2월부터 출시되는 모든 TV에 타이젠을 탑재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SUHD TV를 공개하며 “독자 타이젠 OS를 전면에 내세워 콘텐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선언한 것에 주목한다. 스마트폰보다 앱 의존도가 낮은 TV를 먼저 공략해 타이젠을 시장에 안착시키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삼성 CES에서 SUHD TV 최초 공개<YONHAP NO-0621>
타이젠 기반 SUHD TV모습.(연합)

 이 해석은 설득력이 있다. 당초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타이젠을 탑재해 상용화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모바일 OS 시장에서 안드로이드와 ios가 차지하는 비중이 95%에 달해 둘 사이에서 경쟁력을 갖기는 쉽지 않았다.

또 안드로이드와 ios에서 제공하는 앱이 150만개인데 반해 타이젠은 1만개도 안 되는 수준이다. 

이용자 수가 적은 상황에서 앱 개발사들이 굳이 시간과 돈을 투자해 타이젠용 앱을 개발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삼성은 지난해 6월 타이젠을 처음 공개한 후 타이젠 기반 스마트폰 출시를 네 차례나 연기한 바 있다. 

하지만 TV시장에서라면 얘기가 다르다. 우선 삼성이 세계 TV시장에서 점유율 25%로 독보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미 상당한 소비자층을 확보해 둔 상태여서 타이젠을 탑재한 스마트 TV를 시장에 내놓을 경우 자체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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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TV 부문에서 아직 주요 플랫폼이나 통합 플랫폼이 없다는 사실도 삼성 입장에서는 호재다. 타이젠 기반 스마트TV는 삼성의 미래 먹거리인 스마트홈 및 사물인터넷 제어의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삼성은 2009년 차세대 모바일 OS ‘바다’를 시장에 내놨다가 안드로이드와 ios에 밀려 시장 점유율을 확대시키지 못하고 2012년 개발을 종료했다. 이미 한 차례 모바일 OS 시장에 도전했다 실패를 맛본 삼성이 새롭게 공개한 타이젠 OS가 시장에 안착 후 ‘제3의 OS’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타이젠 TV를 빠르면 1월 중 출시할 수도 있다”면서 “앞으로 TV를 비롯해 스마트홈과 내부 사물인터넷 관련 제품에는 모두 타이젠이 탑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타이젠 탑재 스마트폰 출시와 관련해서는 “현재로서는 판단이 어렵다”고 말했다.

서희은 기자 hese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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