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1년간 2만4000명 회사 떠났다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5-01-07 11:05 수정일 2015-01-07 18:13 발행일 2015-01-0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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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금융위기 후 최대 감소

금융권 일자리가 1년 만에 2만4000개나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취업자는 늘었지만 고임금 일자리에 속하는 금융업 종사자들의 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1∼11월 금융·보험업에서 일하는 사람은 평균 84만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8% 줄었다.

2013년 1∼11월 금융권 종사자가 평균 86만4000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1년 만에 일자리가 2만4000개 감소한 것이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5만5000명이 줄어든 이래 감소 폭이 가장 크다.

금융·보험업 종사자는 줄어든 반면 작년 1∼11월 전체 종사자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54만3000명 늘어 12년 만에 최대의 증가폭의 기록했다.

금융권 종사자가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작년 11월 금융권 취업자 비중은 3.13%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 7월(3.12%) 이후 최저치다.

금융업은 지난 10년간 전체 취업자대비 고용 비중은 3.4∼3.5%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여왔다.

이 같은 고용 축소는 금융업의 부가가치 창출 능력이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금융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6.5%였지만 2011년 6.4%, 2012년 5.5%로 떨어졌다. 작년 1∼3분기 비중은 5.4%다. 금융업이 지난해 우리나라 일자리의 3%, GDP의 5%를 차지하는 데 그친 셈이다.

작년엔 저금리·저성장으로 수익 기반이 악화된 증권사를 중심으로 희망퇴직, 점포 축소가 단행됐고 신규 채용 규모도 줄었다. 또 씨티은행, SC은행 등 외국계 은행과 저금리 시대에 역마진으로 고전하던 생명보험사들도 연달아 구조조정에 나섰다.

카드사의 개인정보 유출사고 이후 고객정보 보호가 강화된 영향으로 대출·보험모집인 등이 줄어든 점도 고용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고용 전망도 어둡다. 한국금융연구원은 규제 완화,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올해 금융권의 실적이 일부 개선되겠지만 위험관리와 경쟁력 확보에 힘쓰는 경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정책연구본부장은 “금융기관에서 수익이 나려면 ‘산업의 피’인 자본이 ‘순환기관’인 기업들을 분주히 오가야 하는데, 소위 금융권 보신주의로 피가 돌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