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J트러스트 경계 없는 영토 확장

조민영 기자
입력일 2014-12-29 17:53 수정일 2014-12-29 18:37 발행일 2014-12-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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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계 금융… 성장 한계 직면

일본계 금융회사 J트러스트가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J트러스트는 아주캐피탈 인수를 내년 초 마무리할 계획이다. J트러스트는 지난 11월 업계 2위 아주캐피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당초 연말 금융당국 승인을 받고 아주캐피탈 인수 본계약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었지만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의 인수 협상을 함께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우며 인수시기가 미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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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계 종합금융그룹인 J 트러스트 계열사인 친애저축은행 본사 (친애저축은행 제공)

아주캐피탈의 자산규모 6조4000억원이며, J트러스트는 총자산은 3조300억원. J트러스트가 아주캐피탈 인수를 마무리하면 자산규모가 두 배가 넘는 국내 캐피탈사를 집어 삼키는 것이다.

J트러스트는 지난 1977년 설립된 회사로 일본에서 대부업과 신용보증업 등을 하고 있다. 한국에는 지난 2011년 네오라인크레디트대부를 인수해 ‘원더풀론’이라는 대부업으로 진출했다.

J트러스트의 이번 인수는 대부업에서 저축은행을 거쳐 캐피탈까지 발을 뻗쳤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J트러스트는 2012년에 자회사 KC카드를 통해 친애저축은행을 인수한데 이어 올해 초에는 하이캐피탈대부와 KJI대부를 사들였고 6월엔 SC금융지주 자회사였던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을 인수하는 등 잇달아 국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J트러스트의 이 같은 행보는 수익성 때문이다. 일본에서 성장의 한계에 직면하자 우리나라 서민금융시장이 돈을 굴려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매력적인 수익처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계 자금은 제로금리나 다름 없는 일본에서 싼값에 돈을 가져와 국내 금융사 인수와 채권매입 등을 적극 추진해왔다.

업계는 M&A과정에서 보여준 J트러스트의 사업수완에 감탄하는 눈치다. J트러스트는 아주그룹이 보유한 아주캐피탈 지분 74.6%의 인수가로 약 5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자산 6조4000억원의 금융사를 5000억원으로 사들인 것이다. 거래가 최종 성사되면 J트러스트는 계열사인 아주저축은행(100%)까지 덤으로 인수하게 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M&A시장에서 일본계 대부업체들이 국내 금융사를 차례차례 인수하며 그들만의 리그가 되고 있다”면서도 “시중은행 인수 참여설까지 돈 일본계 자금의 영토 확장이 어디까지 진행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ine898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