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자동차보험 전업사 멸종… 보험료 인상 예고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4-12-28 18:40 수정일 2014-12-28 18:58 발행일 2014-12-2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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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카다이렉트 모회사 흡수…손실 만회 위해 서비스 줄일 듯
현대해상이 자회사인 현대하이카다이렉트를 흡수통합하면서 온라인 자동차보험 전업사가 사실상 멸종됐다. 손해보험사간 과도한 경쟁과 더불어 손해율 급증으로 온라인 자보사들이 적자구조를 타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대하이카다이렉트는 올해도 100억원 가까운 당기순손실이 예상되는 등 10년간 누적 손실이 1000억원에 육박해 심각한 경영악화를 겪어왔다.

2010년까지만 해도 온라인 자동차보험 전업사는 현대하이카다이렉트와 악사, 에르고다음, 더케이손해보험 등 총 4군데였다. 온라인 자보 전업사들은 저렴한 보험료를 앞세워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온라인 자보사인 독일계 에르고다음은 높은 손해율을 견디지 못하고 2011년 국내시장에서 철수했다. 악사와 더케이손보는 치아보험과 상해보험 등 일반보험상품도 함께 판매하면서 살길을 찾아 나섰고, 하이카다이렉트도 올 들어 운전자보험을 자구책으로 내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해율은 급증을 거듭했다. 올 상반기 기준 현대하이카다이렉트 손해율은 93.59%, 더케이손보 87.08%, 악사다이렉트 87.36%에 달했다.업계에서 통용되는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이 77.0%인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이처럼 온라인 자보사가 사라지면서 온라인 자동차보험의 보험료도 인상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결국 온라인 자보시장에 종합손보사들만 살아남게 됐기 때문이다.

온라인 전업사들은 이전 종합손보사들과의 경쟁 속에서도 가격경쟁력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결국 온라인 자보사들이 시장을 포기함에 따라 기존 종합손보사의 온라인 자보 브랜드가 시장을 장악하게 됐다. 이에 따라 이들은 오프라인 자보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보험료라는 출혈적 전략을 내세워 시장을 뺏은 만큼 그 이상의 수익을 위한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즉 대형사들은 그동안 온라인 자보시장을 갖기 위해 포기했던 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자보료를 올리거나 저렴한 만큼 온라인 자보의 서비스를 줄여 사실상 자보료 인상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한 중소형 손보사가 틈새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자, 대형사가 비슷한 상품으로 시장을 빼앗은 후 보험료를 비싸게 올려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바 있다. 온라인 자보 역시 이를 되풀이할 것이란 예상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자보시장이 대형사들이 판치는 시장이 된 만큼 오프라인 보험료와의 갭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장남식 손보협회장이 손해율 등을 이유로 보험료 인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도 온라인 자보료를 현실화하겠다는 말로 들렸다”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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