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온페이, 글로벌 브랜드 카드 판도 바꿀까?

조민영 기자
입력일 2014-12-26 17:06 수정일 2014-12-26 17:06 발행일 2014-12-2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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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온페이

중국인 90%가 사용한다는 유니온페이(은련카드)가 국제 신용카드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신용카드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던 비자카드와 마스타카드가 유니온페이의 높은 증가세에 밀리며 해외 브랜드 카드업계에 판도가 달라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26일 여신금융협회 조사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비거주자의 브랜드사별 국내카드이용실적 비중에서 유니온페이가 59.9%로 지난 2011년(17.7%)과 비교했을 때 3배 이상 급증했다. 카드별로 유니온페이(59.9%) 다음으로 비자(24.7%), 마스터(9.6%) 기타(5.8%) 순이었다.

유니온페이의 카드사용 급증은 비단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카드시장은 국민들의 소비 증대와 도시화에 힘입어 2012년 말 중국의 신용카드 발급수는 2억9800만장으로 지난 2006년(5000만장)보다 약 6배 증가했다.

이 중에서 중국 국민 카드나 다름없는 유니온페이는 중국 인민은행과 88개 주요 은행의 공동출자로 설립된 중국 최대 카드연합사로 카드 발급수에서 이미 지난 2011년 비자와 마스타카드를 제쳤다. 전세계 유니온페이 발급수는 2011년 27억장으로 전세계 카드사중 발급률 1위에 올랐다. 발급률 1, 2위를 차지하던 비자카드(24억장)와 마스터카드(10억장)를 넘어선 수치다. 올해 10월 기준 국내 총 누적 카드수는 1000만장을 돌파했으며 전세계적으로 45억장의 카드가 발급됐다. 현재 30여개 국가 및 지역에서 발행되고 148개 국가 및 지역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용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아직까지 해외 네트워크가 많은 비자와 마스타카드의 영향력이 상당하다. 비자카드 비중은 지난 3월 말 기준 56.6%로 2011년(51.0%) 대비 5%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마스타카드도 같은 기간 3%포인트 증가해 29.0%를 기록했다. 하지만 비자나 마스타카드 등도 유니온페이에 밀려 중국시장에서는 좀처럼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유니온페이의 특징은 중국인의 90%가 이용하는 카드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요우커(중국인 관광객)의 소비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유니온페이의 성장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해외관광에서 쓴 돈은 1289억 달러(약 143조원·세계 1위)에 이르는 상황이다.

현재 중국 신용카드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은 유니온페이와의 제휴가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중국 카드시장은 은행만 카드를 발급할 수 있고 결제망 역시 유니온페이를 이용하도록 하는 독점 체제이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카드사 중 신한, KB국민, 롯데, BC카드 등은 중국 유니온페이와 제휴해 현지에서도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유니온페이가 추구하는 것은 전 세계시장을 장악해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중국시장이 워낙 크기에 비자와 마스타카드의 점유율을 위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외국 카드사에 배타적인 중국시장도 점차 문을 열고 있어 중국 전자결제시장에서 독점 지위를 누려온 유니온페이의 입지가 줄어들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민영 기자 mine898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