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 北 인터넷 한때 완전 다운…오바마의 보복?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4-12-23 18:21 수정일 2014-12-23 18:41 발행일 2014-12-2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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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개입설도
소니 픽처스 해킹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됐던 북한이 인터넷 불통 사태의 피해자가 된 가운데 공화국과 합중국의 사이버 전쟁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강화된 사이버 전력, 폐쇄된 지역의 이점 등으로 이미 북한의 승리가 예상되는 뻔한 전쟁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은 최근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 해킹으로 북한에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이 북한 내 인터넷 불통 사태를 벌여 보복에 나서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온라인 인프라 관리업체 딘 리서치에 따르면 북한의 인터넷 연결 상태는 19일 저녁부터 불안해졌으며 22일 인터넷이 완전히 끊겼다가 23일 일부 다시 복구됐다.

북한 인터넷을 마비시킨 사이버 공격의 원흉이 미국인지 정확한 증거는 제시되지 않고 있다. 다만 19일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소니 픽처스 해킹 공격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발표한 것에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비례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했으며 북한 인터넷망의 허리인 중국에 미국이 사이버 안보 관련 협력을 요청한 뒤 이번 사태가 빚어졌다는 점에서 미국이 배후에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문제는 북한과 미국이 본격적인 사이버전을 시작할 경우 미국이 피해를 입을 것이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북한은 소수 계층만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으며 폐쇄된 사회라는 점에서 인터넷을 통한 통제와 차단이 일부 가능하다. 그러나 미국은 이미 광범위한 영역에서 인터넷이 사용되므로 북한이 공격할 경우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미국은 금융기관, 발전소, 공항 등의 국가기반시설에 타격을 받을 경우 국가 전체가 혼란에 빠질 수 있게 된다. 최악의 경우 국가기반시설에 대한 사이버 테러리스트 공격인 ‘파이어 세일(fire sale)’을 북한이 실제로 감행한다면 미국이 더 이상 북한에게 섣부른 공격을 시도해선 안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편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북한 내 인터넷 불통 사건에 중국이 개입했을지 모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 정부에 북한 해킹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등의 협조를 요청한 뒤 이번 사태가 빚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사이버 해킹 및 산업 스파이의 배후로 중국이 북한과 함께 압박받는 상황에서 미국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미국의 협조에 응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더해지고 있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