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해킹 배후는 北"…영화 '인터뷰' 개봉취소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4-12-18 16:44 수정일 2014-12-18 17:14 발행일 2014-12-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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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수사당국 발표…테러 위협에 김정은 암살 영화 상영 않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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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아틀란타에 위치한 카마이크 시네마스(미국 41개 주에 238개 극장 운영) 극장 앞에서 김정은의 암살을 다룬 영화 '디 인터뷰(The Inverview)' 포스터를 17일(현지시간) 점원이 떼어내고 있다.(AP=연합)

미국 영화 제작·배급사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해킹 공격의 범인이 북한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미국 연방 수사당국이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이 ‘스턱스넷(Stuxnet)’과 같은 신종 사이버 바이러스로 대규모 공격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최근 이뤄진 소니 해킹 공격에 북한이 중심적으로 연계돼 있다”며 “해킹 단체의 테러 위협과 극장들의 연이은 상영 취소로 오는 25일 예정된 김정은 암살 소재 영화 ‘인터뷰(The interview)’ 극장 개봉을 전격 취소하기로 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신문은 영화 ‘인터뷰’를 제작한 소니를 상대로 해킹 공격을 감행했는지에 대해 “현재로서는 명확한 증거가 없으나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북한측은 ‘지지자의 의로운 소행’이라며 이를 부인하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임스 루이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북한이 스턱스넷 공격 능력을 개발하는 궤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이를 통해 철도, 공항, 발전소 등의 시설을 파괴하는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17일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주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그는 또 “엄청난 물리적 파괴가 가능한 스턱스넷은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사이버 무기”라며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 등 전 세계적으로 오직 3~4개국만이 이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턱스넷은 지난 2010년 6월 발견된 컴퓨터 바이러스로 사회간접자본을 파괴하기 위해 특수제작됐다. 2011년에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핵시설의 핵심인 원심분리기 작동을 멈추게 하는 데 사용됐다.

루이스 연구원은 “북한이 10년 전부터 사이버 공격 능력을 계속 키워온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 중국, 이란 등을 잇는 공격 능력으로 북한 내 현재 수천명이 해킹 공격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란과 북한의 사이버 무기 개발과정에 유사점이 있다”며 “이란이 2년 전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 시스템을 공격했던 것처럼 한국과 주변국들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북한과 이란이 핵개발 뿐만 아니라 신종 사이버 공격 무기 및 해킹 기술도 공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