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신중한 자신감'… 내년 9월 첫 금리인상 가능성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4-12-18 16:36 수정일 2015-08-18 13:42 발행일 2014-12-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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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초저금리 유지하며 지켜보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제로(0) 수준인 현행 연 0∼0.25%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 금리인상을 내년으로 미뤘다. 미국 경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는 17일(현지시간) 연준이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16일부터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회의에서 초저금리를 ‘상당 기간’(considerable time) 유지한다는 ‘선제안내(포워드가이던스)’를 삭제하고 기준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가질 것(be patient)’이라는 선제안내로 대체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선제안내는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나서도 ‘상당 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던 종전 성명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적절한 시점에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하면서도 조급하게 올리지 않고 당분간 초저금리 정책을 지속하되 경기·고용 상황을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금리·통화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그에 따른 리세션(경기후퇴)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 2008년 12월부터 금리를 제로에 가깝게 운용하는 초저금리 정책을 6년째 유지하고 있다.

재닛 옐런 의장은 이날 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용어를 동원한 것이 연준의 정책 의도가 바뀌었다는 신호는 아니며 이전 선제안내인 ‘상당기준’과 전적으로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상화 절차(기준금리 인상)가 앞으로 두 차례(내년 1, 3월) 정도 회의에서는 시작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통화 정책은 금리 인상 이후에도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1분기까지는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고 내년 4월 회의 이후 논의가 본격화하는 동시에 인상 속도도 가파르지 않을 것이란 점을 시사한 것이다. 금융 시장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첫 금리 인상은 내년 9∼10월께 이뤄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연준의 결정엔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준은 이날 별도로 발표한 경제성장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3∼2.4%로, 지난 9월 제시했던 2.0∼2.2%보다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예상 실업률은 9월 발표 때 5.9∼6.0%에서 이날 5.8%로 낮춰잡았다.

또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의 최근 경제활동은 ‘완만한(moderate)’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지난 회의 때와 동일하게 경제 상황을 평가했다. 고용 상황에 대해선 “노동시장도 더 개선됐고 노동 자원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며 이전보다 낙관적으로 분석했다. 각종 물가상승률도 연준의 장기 목표치(2%)를 밑돌면서 안정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연준은 성명에서 국제유가 폭락이나 러시아 경제 위기, 미국을 제외한 세계 경제의 경기후퇴 또는 성장둔화 등 외부적인 요인은 거론하지 않았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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