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스토리텔링'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4-12-14 18:45 수정일 2014-12-14 19:10 발행일 2014-12-1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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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뉴욕타임스 등 주요외신, 페이스북 뛰어넘는 경쟁력 '스토리'에 있다고 꼽아
에볼라 바이러스, IS 등 주요 사건들 스토리로 묶여
스토리 들으면 '사랑 호르몬' 옥시토신 분비돼 신뢰감↑
어떤 논리적인 설득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강력한 ‘스토리텔링(Storytelling)’. 스토리텔링이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 받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매우 고전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스토리텔링은 단순한 정보전달을 넘어서는 힘을 갖는다.

미국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구글이나 페이스북을 잇는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이제 압도적으로 재미있고 뛰어난 ‘무엇’이 필요한 시점이 찾아왔다고 최근 보도했다. 신문이 그 무엇으로 꼽은 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신문은 올해를 ‘스토리텔링의 해(Year Of Storytelling)이라고 명명했다.

신문은 올해 주목할 만한 사건, 인물, 기업 대부분이 일련의 ‘스토리텔링’ 안에서 묶인다고 강조했다. 중동에서 일어난 21세기의 ‘괴물’ 이슬람국가(ISIS), 전 세계적으로 6600명에 육박하는 사망자를 낸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 역대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인 파키스탄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 이 세가지 모두 스토리텔링으로 사람들을 주목시켰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스토리’를 담은 사건이나 기업 등이 주목받게 될 전망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에 이어 지난 9월 노르웨이에도 현지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스타트업의 요람으로 자리 잡고 있는 ‘킥스타터’의 성공비결은 ‘재미’로 꼽힌다. 미국 10~20대라면 누구나 킥스타터에 대해 한번쯤 들어봤다고 전할 만큼 젊은 세대에게 잘 알려져 있다.

이 기업은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충분히 흡수하고 있다. 킥스타터는 먼저 기획 단계의 아이디어만을 모아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제품의 아이디어에 ‘매료된’ 사람들을 통한 투자가 창업의 바탕이 돼서 제품에 공감한 이들이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기업에서 최근 공개한 ‘물풍선 프로젝트’는 맨 처음 어떤 용도로 사용될지 짐작하기 어려웠으나 10세 미만의 자녀를 둔 부모들과 아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등 그만의 스토리를 담아 64만달러(약 7억원)에 이르는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프로젝트 발표 22일 만에 1만6000여명의 투자자를 확보하기도 했다.

‘가장 차갑고 쿨한 쿨러(The Coolest cooler)’라는 시판 예정인 아이스박스도 마찬가지다. 이 아이스박스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함께 장착된 믹서기로 칵테일도 만들고 무선으로 아이폰 음악도 연결해 들을 수 있다. 제품 자체의 독창성도 있지만 제품 속에 이야기를 녹여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신선함은 기업 최대 강점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키스 쿠젠베리 교수는 “스토리텔링이 인간관계에서 중요하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으나 기업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은 등한시되고 있다”며 “정서적 몰입을 이끌어내는 특성이 있다는 점에서 스토리텔링이 갖는 힘은 상상 그 이상”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스토리텔링이 사람들의 가슴 속에 각인되는 이유 중 하나로 스토리를 들으면 옥시토신이 분비된다는 점을 들었다. 스위스 취리히대 에른스트 페르 교수가 과학권위지 ‘네이처’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사랑의 호르몬’이라 불리는 옥시토신이 상대의 신뢰감을 높여주기도 한다고 덧붙여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