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밥솥·리모컨… 그 어디에나 '너 안에 나 있다'

서희은 기자
입력일 2014-12-10 17:20 수정일 2014-12-10 19:38 발행일 2014-12-1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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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산업 쏙쏙] ① 반도체

매스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핫한’ 이슈들이 있다. 많이 듣고 많이 언급하지만 막상 질문을 받으면 잘 대답하기 어려운 경우가 빈번하다. 실제로 우리 일상생활 속에 밀접하게 관여하고 있음에도 잘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생활 속 산업 쏙쏙’ 시리즈를 읽은 독자들이 다시 같은 질문을 받으면 “아~그거!”라면서 대답할 수 있는 ‘일상 속의 산업 용어’를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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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반도체 모습.(사진제공=SK하이닉스)

“반도체가 뭔 줄 알아?” “글쎄... 기계에 들어가는 건가? 잘 모르겠네.”

올 3분기 실적 발표가 있은 후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건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실적이 IT 모바일(IM) 부문 실적을 넘어선 것이었다. 스마트폰 시대가 가고 반도체 시대가 다시 올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를 통해 반도체가 삼성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막상 ‘나와는 큰 관련이 없겠지’라고 생각하기 일쑤다.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반도체, 정말 우리와는 아무 상관이 없을까? 정답은 ‘아니오’다. 반도체는 이미 우리 생활 속에 깊숙하게 침투해 있다. 스마트폰의 경우 항상 손에 쥐고 통화, 전화, 카카오톡 등을 사용하면서 어린아이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하지만 반도체에 대해서는 잘 모를뿐더러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일상생활 속 우리 곁에 밀접하게 자리잡고 있는 반도체를 알아보자.

반도체란2

반도체는 영어로는 semiconductor, 한자로는 半導體라고 쓴다. 전기가 통하는 도체(導體)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不導體) 중간에 반도체가 존재한다. 예를 들면 백금, 구리 등 금속물질은 대부분이 도체고 나무, 옷감 등은 부도체다. 반도체는 말 그대로 도체와 부도체의 중간특성을 가진 물질로, 반도체에 열을 가하거나 인위적인 조작을 가한 정도에 따라 전기의 흐름을 제어할 수 있다. 이런 점을 이용해 반도체는 우리 일상 생활 속 다양한 제품들에 쓰인다.

먼저 우리와 친숙한 ‘스마트폰’은 사실 알고 보면 반도체의 결정체다. 스마트폰의 두뇌인 Mobile AP, SIM card, 메모리카드,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등 모두가 반도체 기술을 집약시켜 놓은 작품이다. SIM card는 가입자를 식별할 수 있는 고유의 번호가 있어 신분증 역할을 하고, 메모리 카드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을,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는 선명한 화질을 구현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전기밥솥, TV 리모컨 등 가전제품들에도 반도체는 큰 활약을 하고 있다. 요즘 전기밥솥은 예약한 시간에 맞춰 밥을 하고 취사가 끝난 후 보온까지 알아서 척척 해결한다. 여러 가지 복잡한 과정이 필요한데 여러 개의 반도체 회로를 하나의 개별 반도체로 통합시키는 SOC(System on Chip) 기술이 이를 가능케 했다. 또 SOC 기술이 있기에 리모컨이 TV에 신호를 보내 원하는 채널로 이동하고 기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게 가능한 것이다.

디지털카메라에도 NAND Flash(낸드플래시), AD 컨버터(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전환), 버퍼 메모리, CIS(CMOS Image Sensor) 등 다양한 반도체 제품이 사용된다. NAND Flash에서 NAND는 ‘Not And’라는 의미로,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계속 저장되고 자유롭게 저장·삭제할 수 있다. 낸드플래시는 이런 특성 덕분에 디지털카메라 외에도 USB, 컴퓨터 등에 두루 쓰인다. CIS는 전자필름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운데 빛이 만들어낸 영상과 이미지를 디지털 신호로 바꿔 저장시키는 기능을 한다. 디지털카메라를 포함해 블랙박스, CCTV, 스마트폰, 자동차 후방 감시 카메라 등에 CIS가 쓰인다.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삐’하고 찍히는 교통카드에도 반도체가 들어있다. 교통카드 속에 들어있는 SMART CARD IC 칩이 그것이다. 컴퓨터 CPU, GPU, DRAM, ROM 등도 모두 반도체 기술로 만든 부품들이다. 내비게이션의 GPS 수신장치와 전자여권에 들어있는 보안칩, 자동차 엔진·변속기 등 전자제어장치 부품에 쓰이는 ECU(Electronics Control Unit) 역시 반도체 기술이 쓰인 예다. 이처럼 스마트폰~교통까드까지 반도체는 알고 보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늘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

서희은 기자 hese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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