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행진에 원유업체 "신규채굴 중단"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4-12-10 16:37 수정일 2014-12-10 17:30 발행일 2014-12-1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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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5년6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배럴당 60달러대
미국 3위 업체 코노코필립스, 내년 설비투자 20% 삭감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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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저유가 행진이 계속되면서 미국과 영국 등의 주요 원유 생산업체들이 경비를 절감하거나 신규투자를 중단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미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미국의 주요 원유 생산업체들이 국제 유가가 5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경비 절감을 통해 수익성 악화를 막고 굴착 등을 위한 신규 투자를 줄이거나 중단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날 국제유가는 미 텍사스중질유(WTI)와 브렌트유가 각각 4% 이상 급락해 각각 배럴당 63달러, 66달러 대로 떨어지며 2009년 7월 이후 5년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신문은 국제 유가의 약세가 장기화될 경우 미국의 주요 생산업체들은 생산량 감축도 심각하게 검토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3위 정유업체인 코노코필립스는 내년 설비투자비용을 20% 삭감하기로 했다. 완성단계에 접어든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신규 유전 개발 예산을 줄일 예정이다. 이 같은 결정은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코노코필립스의 주가도 3% 이상이 하락했고 연쇄적으로 기업의 자금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정유업체들이 원유 경비 감축을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생산업의 특성상 고정비용이 많이 들며 채굴 장비 업체와 높은 비용에 계약을 맺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라이언 랜스 코노코필립스 최고경영자(CEO)는 “완성 단계에 있는 대형 프로젝트라 할지라도 현재로서는 투자를 삭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상황에서 신규 투자를 중단하는 것은 신중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코노코필립스 뿐만 아니라 미시시피 주와 루이지애나 주에서 셰일 원유를 채굴하는 굿리치 페트롤리움도 앞으로 경비절감에 돌입할 계획이며 노스다코타주에서 셰일가스를 채굴하는 콘티넨털 리소시스는 신규 투자를 보류할 전망이다.

영국 BBC도 이날 저유가의 영향이 미국 정유업체 뿐만 아니라 외국 업체들에게도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네덜란드와 영국의 합작 정유회사인 로열더치셸, 영국의 석유회사 BP 등도 신규 채굴 프로젝트를 중단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로열더치셸 대변인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면 현재 배럴당 65.84에서 70달러까지는 올라가야 한다”고 밝혔다. BP의 대변인도 “저유가로 인해 정유 업체들이 내부적으로 효율적인 비용 절감 방안이나 투자 중단을 생각하고 있다”며 “장기 원유 가격이 80달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을 때 새로운 투자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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