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돈이라서? 현대차그룹, 너무 표나는 '삼표' 지원

황현주 기자
입력일 2014-12-07 17:54 수정일 2014-12-07 18:50 발행일 2014-12-0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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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철강 계열사인 현대제철과 현대비앤지스틸이 수상한 거래를 지속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사돈관계인 삼표그룹에 슬래그를 80% 가까이 몰아주는 방법으로 삼표그룹을 도왔으며 현대기아차그룹과 계열사에 자사 제품의 45%를 납품한 현대비앤지스틸은 올해 고도성장을 구가했다.

7일 국세청과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내 철강 계열사인 현대제철은 슬래그 몰아주기를 통해 삼표그룹 오너 일가의 지분확대 및 배당수익에 기여하고 있다.

현대제철에 나오는 슬래그의 78%가 삼표그룹 계열사인 삼표기초소재와 네비엔에 납품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슬래그는 제철과정에 나오는 일종의 부산물이다. 삼표기초소재는 지난 5월 현대제철로부터 이 슬래그를 공급받는 3개 업체들과 함께 ‘수제슬래그협의회’를 구성했다. 

수도권 슬래그 업체 9곳 중 4곳이 협의회를 구성해 지난 7월 현대제철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협의회에 못 들어간 업체들의 경우 이들보다 약 3배의 가격을 치르고 중국산 슬러그를 사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삼표그룹 계열사인 폐기물 중간처리업체 네비엔 역시 현대제철이 공급하는 슬래그를 재가공해 ‘철’을 추출한 뒤 현대제철에 되팔고 있었다. 심지어는 폐자동차를 가공 정제할 때 나오는 고철, 폐타이어조차 현대제철에 공급하고 있었다.

삼표기초소재와 네비엔이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이 두 회사의 지분 60% 이상이 삼표그룹 오너 일가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결국 현대제철이 삼표그룹 오너 일가의 지분 확대 및 배당급 지급에 일조하고 있는 셈이다.

삼표기초소재의 최대주주는 ㈜신대원이다. 골재 전문기업 신대원은 삼표기초소재 지분 69.3%를 보유중이며 신대원은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장남 정대현 삼표기초소재 대표가 최대주주(77.96%)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부인이자 정도원 회장의 장녀 지선씨와 차녀 지윤씨도 각각 11.02%씩을 보유하고 있다.

네비엔은 정대현 대표가 지분 70%를 보유중이다. 네비엔은 지난해의 경우 무려 40억원을 오너 일가에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삼표그룹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슬래그를 (삼표에게만) 몰아주고 있다는 것은 와전”이라며 “오래전부터 상호거래가 있었고 협의회 구성은 삼표가 주도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현대비앤지스틸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고도성장 중이다. 회사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그린파워 등에 자사 생산 스테인리스 냉연강판의 45% 가량을 공급하고 있다. 이들 회사들이 올 3분기까지 현대비앤지스틸에 준 일감은 모두 1762억원어치에 달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특수관계법인이 일감을 몰아줘 회사 주식가치를 상승시켜준 정황이 있다면 증여세 부과 대상이지만 이는 관련 사안 조사 후 결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현주 기자 foem821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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