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애물단지 전락한 현대로템

황현주 기자
입력일 2014-12-01 19:25 수정일 2014-12-01 19:25 발행일 2014-12-0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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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981억 과징금 ②중국산 전동차 도입 ③미국 등 불량열차 납품 ④자회사 낙하산 인사
국내 전동차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현대로템이 최근 1000억원대 과징금 부과, 중국산 전동차 도입, 미국과 우크라이나에 불량 열차 납품 사건, 자회사 낙하산 발령 논란 등 온갖 말썽을 일으키며 글로벌기업으로의 도약을 노리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1일 현대로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 26일 부산지방국세청으로부터 981억3400만원을 지급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현대로템은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코레일에 한국형 고속열차 KTX산천을 납품하기로 했으나, 납기일을 세 차례 위반해 납기 불이행으로 코레일로부터 제때 계약금을 받지 못했다. 관련업계는 만약 현대로템이 추징세를 물게 되면 적자로 전환되지 모른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서울시와의 관계도 좋지 못한 상황이다. 서울시가 노후화된 전동차 200대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수주 영순위인 자신들을 두고 중국업체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단독업체에만 물량을 몰아줘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고 이에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난달 3~8일 약 6일간 중국 거대 전동차기업 CNR과 CSR을 시찰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현대로템을 겨냥해 중국보다 가격이 비싸고 주문자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점 등을 거론하며 현대로템이 ‘갑질’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대로템은 코레일 등에 15년 동안 전동차를 독점 납품하는 등의 문제로 곳곳에서 견제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정부가 현대로템 1사 체제로 만들어버려 현재 현대로템 외에 전동차를 생산하는 곳이 없다보니 이런 말들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현대로템이 글로벌기업으로의 도약이 지상 과제인 현대자동차그룹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미국 보스턴과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납품사고다. 지난 9월 미국 보스턴에서 현대로템이 제작해 납품한 전동차에서 문짝, 브레이크 등 중대 결함이 발견됐다. 이 전동차는 통근열차로, 당시 이 일과 관련해 미국 보스턴 언론 등이 현대로템의 기술적 문제 등을 격렬히 비난했다. 또한 지난 2월에는 우크라이나에 수출한 고속철 10편의 운행이 중단되는 수모를 맛봤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로템이 납품한 고속철이 20여차례나 문제를 일으켰다며 고속철 운행을 전면 중단한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현대로템은 완성차 검사를 맡은 사단법인 ‘한국철도차량엔지니어링’과 ㈜KRENC에 자사 출신 인사 각각 5명, 2명씩을 검사원으로 취업시킨 사실이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이노근 의원(새누리당)에 의해 폭로되기도 했다. 아에 대해 현대로템 관계자는 “정부가 1사 체제로 통합시킨 후 모든 책임을 우리(현대로템)에게 전가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황현주 기자 foem821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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