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하지 못한 '알뜰주유소'

박기성 기자
입력일 2014-12-01 15:04 수정일 2014-12-01 15:45 발행일 2014-12-0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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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기 힘들고 최근 유가하락에 일반 주유소와 별반 차이 없어
내년 예산도 줄어 정책 갈수록 퇴보
알뜰주유소_다시다시

정부가 저렴한 가격의 휘발유를 공급한다는 목적으로 알뜰주유소 정책을 펼쳤으나 최근 유가 하락으로 일반 주유소 가격과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무늬만 ‘알뜰주유소’인 것이다. 

따라서 알뜰주유소와의 가격 차별화 효과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돼 정부의 알뜰주유소 차별화 정책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1일 정부는 지난 2012년 알뜰주유소 보급을 통해 국내 정유 4사 중심의 석유유통 독과점 구조에 경쟁체제를 도입, 가격경쟁을 활성화함으로써 가격인상 억제 효과를 얻고자 했다. 2014년 11월말 기준, 전국의 알뜰주유소는 1120개소로 국내 전체 주유소의 8.9%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의 알뜰주유소 정책이 3년이나 흘러갔지만 알뜰주유소가 도심 주변에 부족해 일반 소비자들이 이용하기에 불편할 뿐 아니라 가격 또한 별다른 차이점을 느끼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최근 들어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해 일반 주유소와의 차별화조차 희미해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도 석유유통구조 예산안을 63억2700만원 규모로 잡고 있으나 이는 올해의 예산 66억6000만원에 비해 5.0% 삭감된 규모다. 일반주유소들이 알뜰주유소로 바꿀 경우 정부는 이 예산에서 시설개선비용으로 1개소 당 최대 3000만원까지 지원해주고 있다.

그러나 내년도 예산마저 줄어들어 정부의 알뜰주유소 정책은 갈수록 취약성을 노출시키는 모양새다.

알뜰주유소는 유형별로 석유공사와 농협의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공급가격에 차이가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12년 휘발유의 경우, 석유공사가 정유사로부터 구매해 자영알뜰주유소에 공급한 가격은 1리터당 1829원이나, 농협의 경우 1876원으로 47원 차이가 났었다. 또 지난해 역시 1리터당 31원에 이어 올해 들어 1리터당 8원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알뜰주유소의 수 확대 뿐 아니라 실질적인 가격 경쟁력이 확보될 수 있도록 알뜰주유소에 공급되는 석유제품의 가격에 대한 관리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알뜰주유소가 일반 주유소보다 휘발유는 48원, 경유는 51원 더 싼 것으로 안다”며 “주변의 주유소들이 알뜰주유소와 엇비슷하게 가격대를 맞춰가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효과를 보는 것”이라 해명했다.

그러나 알뜰주유소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는 현상은 영업 손실을 보완하려고 가짜 석유를 취급하다 적발되는 사례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알뜰주유소의 가짜석유 적발건수는 지난 2012년 1건에서 2013년 6건에 이어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8건의 적발사례가 드러나 품질 관리에 대한 보다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는 실정이다.

박기성 기자 happyday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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