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유로존 더 큰 위기…세계 경제회복 발목 잡는다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4-11-26 17:57 수정일 2014-11-26 19:48 발행일 2014-11-2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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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BR>영국 제외한 유럽, 높은 실업률 등 위기 될 수도
세계 경제가 향후 2년 동안 대체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은 더 큰 ‘위기의 덫’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유로존은 경제 불황 속에서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접어들면서 세계 경제 전체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은 OECD가 25일(현지시간) 공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인용해 유로지역은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활동이 침체되는 디플레이션 현상으로 세계 성장에 주요한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경제는 올해 3.3%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에는 3.7%, 2016년에는 4% 가까운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2.2%, 2015년에는 3.1%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영국도 민간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면서 앞으로 2년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지난해 말 다시 침체기에 접어든 유로존은 올해 성장률이 0.8%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2002~2011년 연평균 성장률이 1.1%임을 감안할 때 크게 저조한 수준이다. OECD는 유로 인플레가 내년에 0.6%, 2016년에도 1.0%에 각각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유럽중앙은행(ECB) 목표치 2%에 크게 미달된다. 인플레 지표는 유로 경기가 여전히 취약하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된다. 세계 경제의 ‘블랙 스팟(black spot)’으로 지목된 유로존은 높은 실업률,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치 하락 등으로 좀처럼 경기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일본은 예상보다 더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OECD는 일본이 올해 0.4%, 내년에는 0.8%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예상했던 1.2%와 1.25%에 모두 못 미친다. 동시에 일본이 침체 이전 단계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인도,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국가 경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 러시아는 2015년부터 경기침체에 들어설 것으로 분석됐다. 또 비회원국인 중국은 올해 7.3%, 내년에는 7.1%로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OECD는 전망했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EIU는 유로존 경제가 세계 경제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은 예상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EIU 유로존 책임자 엥거스 콜린스는 “유로존 경제가 지닌 구조적 결함은 침체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게 하는 방해물로 작용하고 있다”며 “유럽중앙은행(ECB)이 정책을 통한 대응도 제대로 하지 못하며 오히려 물가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유로존이 경제 침체에서 벗어나려면 ECB가 양적완화 정책 확대를 통해 국채 매입 등 자산 매입을 늘려야 한다고 보도했다. 동시에 경제 위기에 빠진 국가들은 긴축재정보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럽금융회의에서 지난 21일(현지시간) 본격적으로 국채를 사들이는 전면적 양적완화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극히 낮다고 우려하며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러나 기존 정책에 대한 평가가 우선이라는 상반된 의견으로 추가 부양정책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졌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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