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내년엔 더 깜깜"

천원기 기자,권성중 기자
입력일 2014-11-25 18:24 수정일 2014-11-25 19:18 발행일 2014-11-2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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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 우려 속 글로벌 경기회복도 비관적<BR>KDI는 성장률 전망치 발표 연기
1면용올빼미

내년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경제의 완만한 회복 전망을 등에 업고 경기회복을 점쳤던 경제 주체들은 점차 비관적 전망을 수긍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성장률 전망 하향과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감의 상승이 궤를 같이한다는 점이다. 가계부채 상승과 실질소득 감소 등 경제 펀더멘탈의 부실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계속되는 글로벌 수요 부진을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 걱정되는 대목이다.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경제전문가 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내년 우리 경제가 구조적 장기침체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5일로 예정했던 2015년 경제전망치 발표를 다음달 초로 연기했다. KDI가 경제전망치 발표를 연기한 것은 국제 금융위기가 있었던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한국경제성장률전망-01

내년 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은 국내외 연구기관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다수의 연구기관들이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획재정부(4.0%), 한국은행(3.9%) 등 정부 예상치보다 낮은 3%대 중반치로 제시했다.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을 제외하고는 삼성경제연구소, SK경영경제연구소, 대신경제연구소 등이 ‘2015 경제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해외투자은행 HSBC는 이날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3.7%에서 3.1%로 크게 낮췄으며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4.2%에서 3.8%로 하향 조정했다. 저성장 흐름의 지속 가능성을 글로벌 경기 회복의 가능성보다 높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악화되는 경제 환경은 내년 증시 전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초만해도 KOSPI 3000포인트 돌파까지도 점쳤던 증권사들은 점차 내년 전망에 신중해지면서 최근에는 2129포인트 정도의 수준으로 예상치를 낮췄다. 특히 상반기에는 2073포인트에 머물 것으로 봤다.

최경환 경제팀이 촉발시킨 부동산 활성화 기대감 역시 점차 강도가 약해진는 느낌이다. 김섭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 역시 “전세난에 대한 정부의 뚜렷한 대책이 없어 전세물량은 줄어들고 전세가가 오르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긍정적 전망 역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글로벌 거시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향후 2년간 주요 20개국(G20) 경기가 크게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원기 권성중 기자 000wonki@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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