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車할부 수수료율 인하 '신호탄'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4-11-18 14:43 수정일 2014-11-18 18:58 발행일 2014-11-1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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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KB카드 수수료율 1.5% 결정
기존 1.85%서 0.35%포인트 내려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온 현대자동차와 KB국민카드가 기존 수수료율을 낮춰 가맹점 계약을 체결했다. 자동차업계와 카드업계가 한발씩 양보했다는 평이지만 현대차는 이번 협상을 선례로 다른 신용카드사들에게 연쇄적인 수수료 인하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KB국민카드가 복합할부 수수료를 1.5% 수준으로 결정함에 따라 완성차업체들의 카드 수수료 인하 요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와 KB국민카드는 지난 17일 늦은 밤까지 막판협상에 나서 복합할부 수수료를 기존 1.85%에서 1.5% 수준으로 하향 책정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그동안 평행선을 달리던 양측이 합의점을 찾은 것은 매출하락과 고객이탈 우려 등으로 서로 한발씩 양보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카드업계는 이번 수수료 인하는 현대차와 KB국민카드 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내년 2월 현대차와 계약이 종료되는 신한카드, 3월에 재계약해야 하는 삼성카드·롯데카드 역시 인하된 수수료율을 적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계약은 각 사의 개별 협상 사안”이라며 애써 선을 긋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번 협상 결과에 금융당국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카드사들도 비껴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번 KB국민카드의 수수료율 인하 협상은 현대차와 복합할부 계약 비중이 높은 삼성카드와 신한카드의 수수료율 인하를 위한 전초전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18일 현대차도 “이번 결과를 다른 카드사들과 협상에서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는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카드사들에 대한 수수료인하 여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대차와 비슷한 입장인 완성차업체들도 수수료인하 카드를 들이밀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에게 수수료 인하를 요구한다는 내부 결정은 없지만 추후 논의를 통해 상황을 판단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 1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현행 자동차 복합할부 수수료가 너무 높다”고 주장한 것에 비추어볼 때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이가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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