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권오준호 7개월 '참담한 성적표'

황현주 기자
입력일 2014-11-11 14:21 수정일 2014-11-11 18:26 발행일 2014-11-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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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회장 리더십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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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 5월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포스코 투자설명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연합)

 공룡기업 포스코의 경영정상화 작업의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최근 포스코는 포스코특수강 등 계열사 매각에 따른 노동조합과의 갈등, 무리한 구조조정에서 오는 부채 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포스코의 부채비율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포스코의 올 3분기 차입금 규모는 27조726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3분기 25조5850억원보다 2조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82.7%보다 5%포인트 이상 증가한 86.8%를 기록했다.

업계는 포스코 부채비율 증가의 원인이 지난 7개월간 진행한 무리한 구조조정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3월 정준양 전 회장 후임으로 취임한 권 회장은 철강과 무관한 계열사를 정리함으로써 포스코의 경쟁력을 더 키워나겠다고 장담했다. 이를 두고 업계는 권 회장이 정 전 회장의 흔적을 지우고 순수하게 철강만 강조했던 박태준 명예회장의 정신을 되살려 줄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그러나 취임 7개월간 권 회장이 실행한 것은 대규모 구조조정 뿐이다. 포스코는 지난 9월 계열사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던 대우백화점과 포스코건설이 보유하고 있던 베트남 호찌민 다이아몬드 플라자를 롯데쇼핑에 매각했으며 SK텔레콤 지분 6.83%를 전량 매각했다.

구조조정에 집중한 권 회장은 지난해 기준 투자비 8조8000억원을 올해는 6조2000억원 규모로 축소했다. 계열사 포스코특수강, 광양LNG터미널, 포스화인, 포스코우루과이, 포레카 등을 잇달아 매각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오는 2016년까지는 지속적으로 투자비를 줄여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포스코는 지난 8월 포스코특수강을 세아베스틸에 매각하기로 하면서 노조와 마찰을 빚고 있다. 포스코특수강 노조는 세아베스틸과의 매각 조건으로 고용승계와 더불어 5년간 고용유지, 위로금(매각대금의 10%) 지급 등을 포스코에 요구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계열사 매각은 단기간에 결정될 사안이 아닌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는 문제”라며 “세아베스틸과의 매각 협상은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권 회장은 오는 12월 대대적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평시에는 매년 3월에 시행하던 임원 인사를 다음 달 12월 조기 시행할 것을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권 회장이 이번 인사를 통해 엔화 약세, 저가 중국산 철강 유입 등에 따른 대응책을 모색하고 실적 둔화에 따른 임원 축소를 단행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 관계자는 “임원 인사 조기 단행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밝혔다.

황현주 기자 foem821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