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연봉제' 전환…경쟁체계 돌입

황현주 기자
입력일 2014-11-10 15:15 수정일 2014-11-10 17:29 발행일 2014-11-1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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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급 이상 5000여명 대상
현대중공업이 과장급 이상 임직원 임금제도를 현행 호봉제에서 연봉제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전국 사업장의 과장급 이상 직원 5000여명에 대한 임금체계를 전환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세부 사항을 검토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현대중공업의 임금제도는 현재 근무 연차에 따라 급여가 자동으로 오르는 호봉제다. 때문에 능력이 있거나 없거나 동일한 대우를 함으로써 조직 문화가 타성에 젖어있다고 판단했다.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10일부터 전체 직원 설명회를 개최해 올해 임원 및 과장급 이상 직원을 우선 실시하고, 내년에는 전 직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직원에 대한 차등폭은 최대 60%, 임원과는 10% 차등을 두기로 했다. 또한 이번 연봉제는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도 함께 도입될 예정이며, 향후 전 계열사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연봉제 전환은 권오갑 사장의 취임사를 통해 이미 예고된 일이기도 하다. 지난 9월 현대중공업으로 부임한 권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세계 1위라는 명성과 영광은 잠시 내려놓고 현대중공업의 미래를 위해 힘을 모으자. 원칙과 기본의 초심으로 돌아가 일로 승부하고 일 잘하는 사람이 평가받는 회사로 변화시키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계약직 포함한 전 직원 2만7246명에게 평균 급여 7232만2000원을 지급해 연간 급여총액이 1조9704억8270만원에 달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10대 그룹 가운데 호봉제 회사는 우리가 유일하다”며 “지금까지 사업본부별 업종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전사(全社) 실적을 기준으로 성과를 계산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정 사업본부가 적자가 나도 그해 다른 사업본부에서 흑자를 내면 똑같이 성과급여를 받을 수 있었지만, 이번 임금체계는 철저하게 본부별 성과에 근거해 성과급여가 지급되기 때문에 본부별 경쟁체계가 도입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 2분기 1조1037억원, 3분기 1조934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누적적자 3조원을 육박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 사장으로 재직 중이던 권오갑 대표를 지난 9월 영입했으며, 임원급 인사 30%를 줄이는 등 고강도 개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황현주 기자 foem821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