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네가지 숙제 끝내야 은퇴 후 장밋빛 인생

이대섭 드림컨설팅연구소 대표 기자
입력일 2014-11-03 13:14 수정일 2014-11-03 19:25 발행일 2014-11-0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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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섭 드림컨설팅연구소 대표
"핵심역량을 갖추지 못하면 사업은 꿈도 꾸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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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섭 드림컨설팅연구소 대표

몇 달 전 모기업의 임원으로 근무하시다 퇴직한 분의 진로설계를 도와드린 적이 있다. 그 분은 한 조직에서만 30년이라는 한 우물을 파시다가 영예롭게 은퇴하신 분이었다. 은퇴 시기가 다가오면서 본인의 청춘을 바치며 나름 돈도 벌었다고 생각했기에 내심 편안한 노후를 생각하셨다. 그러나 퇴직 후 집안의 재정상태를 살펴 보니 본인의 생각에 비해 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니, 놀랍게도 통장에 돈이 거의 없었다.

사모님이 돈을 좀 불려보겠다고 지인들과 함께 묻지마 투자를 한 것에 그 원인이 있었다. 몇 번의 사기를 당해 많은 돈을 날렸던 것. 부동산 투자도 있었지만 손실이 너무 커 팔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엄청난 충격과 함께 본인이 꿈꾸던 장미 빛 제 2인생이 날아가는 순간, 사모님과의 이혼도 심각하게 고려하게 된다. 그러나 본인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것을 인식한 후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대안을 찾기 시작하셨다.

영예로운 은퇴든, 할 수 없이 하는 명예퇴직이든 가장이 조직에서 나올 때 반드시 검토해야 할 것이 있다. 한 가지 대전제와 네 가지 조건의 완성도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한 가지 대전제는 ‘내가 가장 잘 하는 것을 찾았는가? 그것을 돈을 받고 팔 수 있는가?’이다. 은퇴 후에도 가정에 위기 상황은 언제든 닥칠 수 있다. 위기 상황에서 경제적 부분을 책임지는 것은 가장의 몫이다. 그래서 유사시 본인의 핵심역량으로 돈을 벌 수 있어야 한다.

◇ 은퇴의 대전제 ‘핵심역량’ 길러야

네 가지 조건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집 한 채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두 번째, 자식들 교육이 끝나 있어야 한다. 세 번째, 빚이 없어야 한다. 네 번째, 명퇴금 혹은 퇴직금은 반드시 보존되어 있어야 한다. 이 네 가지 중에서 시급성과 중요성을 고려해 완성도가 75%가 되지 않으면 바로 재취업 하실 것을 권고한다. 기존의 대우는 완전히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 기존 수익의 50% 감소는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는 것, 은퇴 후 1년 후엔 이 가능성 조차 현저히 낮아지기에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력하게 말씀 드린다.

위 임원의 경우엔 다행히 본인 업종에 대한 나름의 노하우가 있었다. 컨설팅으로 수익 창출이 가능했다. 네 가지 조건 중에서도 세가지 조건은 충족되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아직 자식들 교육이 끝나지 않아 있었다. 자식들이 모두 유학 중에 있었던 것. 앞으로 교육비로 얼마가 더 들어갈지 예측되지 않았음에도 아이들 교육만큼은 본인이 책임지고 싶어했다. 결국, 필자와의 상담을 통해 벌 수 있을 때 벌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후배들과 다시 교우 하는 것이 ‘쪽(?) 팔린다’라는 내면의 저항이 있었지만 본인의 장점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반면, 명예 퇴직은 40대 중반부터 시작된다. 한창 돈이 많이 들어갈 시기라 위의 네 가지 조건 중 50% 이하가 상당수다. 무엇보다 ‘내가 가장 잘 하는 것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이럴 땐 가족에게 상황을 알리고 긴축재정과 장기플랜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바로 재취업에 들어가야 한다. 재 취업 후엔 밤을 세우든 뭐를 하든 간에 ‘돈을 받고 팔 수 있는 본인의 핵심역량’을 만들어야 한다. 그때까지는 사업에 대한 생각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장미 빛 제 2 인생을 위해, 한 가지 대전제와 네 가지 조건의 완성도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것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대섭 드림컨설팅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