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 웃음 사라진 창립기념일

안정주 기자
입력일 2014-11-02 16:04 수정일 2014-11-02 20:01 발행일 2014-11-0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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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간 고소·고발 이어 부자지간 진실공방
3분기 실적마저 부진 본사서 조촐한 행사
효성
조석례 효성 회장(연합)

3일 창립기념일을 맞는 효성그룹에 웃음이 사라졌다. 형제 간 고소·고발에 이어 조석래 회장과 차남 조현문 변호사의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간판기업 효성의 실적마저 좋지 않아 사내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28일 조 변호사는 보도자료를 내고 “아버지(조석래 회장)와 조현준 효성 사장, 조현상 효성 부사장 등이 자신들의 불법행위들을 은폐하기 위해 자신에게 누명을 씌우려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2011년 9월 효성그룹의 불법비리에 대한 진실을 밝히다가 아버지 명령으로 그룹에서 쫓겨났다”며 ”그룹 홍보실까지 동원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음해했다”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또한 “지난 7월23일 아버지가 비서 2명을 대동하고 집에 들어왔다”며 “쫓겨난 지 3년 만의 만남이었는데 회장님은 알려진 것과 달리 매우 건강했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당시 조 회장에게 “검찰 수사에서 아버지 계좌를 내 계좌로 둔갑시키고 조현준 사장의 2000만달러 횡령을 나의 일로 뒤집어씌우려다 실패하지 않았느냐”며 “형(조현준 사장)의 온갖 망나니짓을 은폐하고 감싸기 위해 날 내쫓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조 변호사는 지난달 2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형인 조현준 사장과 류필구 전 노틸러스효성 대표이사 등 ㈜효성 계열사 전·현직 임직원 등 8명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바 있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고발장에서 “조현준 사장 등 피고발인들은 회사 수익과는 무관한 거래에 투자하거나 터무니없는 고가에 주식을 매입했다”고 주장했다.

효성은 작년 5월부터 검찰 수사를 받았다. 그 결과 조석래 회장은 수천억원대의 분식회계와 국내외 비자금 조성 등 조세포탈과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지난 6월부터 재판이 진행 중이다.

설상가상으로 그룹내 간판회사인 효성의 실적까지 부진했다. 3분기 매출액이 2조9597억원, 영업이익은 12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7.5%, 18.6% 감소한 것이다.

한편 올해로 48주년을 맞은 효성은 당초 3일로 예정했던 창립기념일 행사를 앞당겨서 지난 31일 금요일에 조촐하게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 관계자는 “3일은 창립기념일이라 공식적인 휴일이지만 창립기념식은 조금 앞당겨 지난 금요일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효성 본사에서 조용하게 개최했다”며 “회사의 전반적 분위기는 재계에서 우려하는 정도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안정주 기자 gwyneth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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