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냐, 급소냐… 2000만원대 저가수입차 공세

천원기 기자
입력일 2014-10-28 17:05 수정일 2014-10-28 19:49 발행일 2014-10-2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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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차 점령한 수입차 시장
일본·프랑스 '저가 드라이브'로 대반격 나서
캠리
도요타 2015 올뉴 캠리

국내 수입차 시장이 독일 업체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양강 체제로 재편된 가운데 최근 일본과 프랑스 업체들이 2000만~3000만원대 저가 차종을 내놓은 전략으로 반격에 나섰다.

28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푸조는 사전계약 5일만에 600여대가 예약된 CUV(크로스오버 유틸리티 차량) 푸조 2008 모델을 오는 29일 국내에 본격 출시한다. 닛산이 작년말 출시한 ‘쥬크’와 비슷한 크기인 푸조 2008은 배기량 1.6리터 디젤 엔진이 올라가고 연비는 리터당 20km 안팎이 될 전망이다.

미니
오리지널 미니

정확한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푸조 2008은 국내 중형차와 비슷한 가격대로 책정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000만원대 엔트리급 모델부터 3000만원대 초반의 고급형까지 모두 3가지 트림으로 마련됐다.

푸조의 한국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한불모터스 관계자는 “아직까지 출시 가격을 놓고 푸조 본사와 협의 중”이라며 “현지에서 들여오는 물류비와 딜러 판매비용 등을 합해 가격이 책정되는데 현재 상황에서는 3000만원대를 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푸조는 이밖에도 3도어와 5도어 해치백 모델인 푸조 208 모델을 2390만~2790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시트로엥도 지난해부터 소형 해치백인 DS3 가격을 2990만원에서 2540만원으로 낮춰 판매하고 있다.

푸조2008-1
푸조2008 모델

한때 자사 고급형 브랜드인 렉서스를 국내 시장에서 월간 6000여대 이상 팔아치우며 독주하던 도요타는 내달 18일 2015 올 뉴 캠리를 출시한다. 도요타는 한국 시장보다 앞서 출시한 미국 시장에서 신형 캠리의 기본형 모델을 2만2970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한화로 환산하면 약 2400만원으로 현대차의 중형차 LF쏘나타와 비슷하다.

현재 미국에서 생산되는 점을 고려해 물류비용을 감안하더라도 국내 출시 가격은 4000만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벤츠와 BMW가 잡고 있는 수입 중형차 시장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2000만원대 박스카 큐브로 한국 시장 진입에 성공한 닛산은 작년말부터 2000만원 대의 소형 SUV ‘쥬크’를 판매하고 있다. 월평균 판매량도 약 600대 정도로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쥬크는 190마력을 발휘하는 배기량 1.6리터 가솔린 엔진이 탑재되고 연비는 리터당 12.1km다.

영국 태생의 프리미엄 브랜드 미니(MINI)도 일부 사항을 조정해 가격을 낮춘 ‘오리지널 미니’를 최근 출시했다. 판매 가격은 2590만원으로 미니가 한국에서 3000만원대 이하의 차종을 판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닛산] 쥬크(JUKE) (1)
닛산 쥬크

지난해부터 저가형 수입차 공세가 강하기는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판매 실적을 올리지는 못하고 있다. 프리미엄 이미지와 연비 좋은 디젤 엔진을 무기로한 벤츠와 BMW의 인기가 워낙 높은데다 수입차 시장에서 중위권을 형성한 아우디와 폭스바겐, 포드 등도 탄탄한 판매량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 타깃으로 했던 20~30세대도 저가형 수입차보다는 국내 중형차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실제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수입차 시장의 3분의1을 차지하는 벤츠와 BMW의 판매량은 지난 1월 6181대에서 4월 754대가 늘어난 6935대로 집계됐다. 지난달에도 6841대로 거의 변화가 없다. 반면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일본과 프랑스 업체들은 거의 변화가 없다. 토요타만 393대에서 666대로 273대가 늘었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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