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재료는 이웃사랑…건강을 퍼 드려요"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4-10-22 13:49 수정일 2014-10-22 13:51 발행일 2014-10-2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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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초록캠프 '초록건강한밥집'<BR>중증장애청소년 어머니들의 공동체 식당
마을기업 초록캠프
김 대표는 20일 마을기업을 운영함에 있어서 이웃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평생 중증장애인 자녀를 둔 어머니들은 아이들에게서 잠시도 떨어지지 못하고 24시간 그들을 돌봐야 하잖아요. 봉사활동을 하다보니 어머니들이 개인의 삶을 너무 잊어버리고 사는 것은 아닌지 하는 안타까움이 들었어요.”

21일 초록캠프의 김동현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중증장애청소년 어머니들이 잠시 아이들에게서 벗어나 휴식도 갖고 자기 이름으로 활동하며 돈을 벌 수 있는 길을 모색하다가 밥집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물론 3년차인 지금에 이르기까지 어려운 점도 많았다. 어머니들이 대부분 가정과 아이들 뒷바라지에 헌신하고 있어 시간을 내는 것도 어려웠고 무엇보다 사회생활을 경험한 이들이 적어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고 한다.

“사실 장애인 3~4명을 시간제로 쓰느니 비장애인 1명을 종일제로 쓰는 게 효율적이고 경제적일 수 있어요. 그러나 그런 효율성과 경제성만을 따질 순 없잖아요. 작은 일자리라도 서로 나누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김 대표가 밥집 운영에 있어 지금까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가장 좋은 재료로 건강한 집밥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다.

“우리 아이들이 장애가 있다보니 항상 생각하는 것이 건강에 대한 문제에요. 그래서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좋은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강했어요. 물론 좋은 재료만 고집하다보니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어머니들이 밥집에서 본인들이 만들어 파는 음식을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크기 때문에 앞으로도 좋은 재료로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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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업 초록캠프
초록캠프와 밥집이 안정적인 정착기에 들어서면서 종종 마을기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김 대표를 찾아오기도 한다. 이때 그는 사회와 마을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마을기업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잡아나가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한다.

“우리 주변에는 노인, 여성, 장애인 등 다양한 이웃들이 마을을 형성해서 살고 있어요. 사회적기업이나 마을기업은 공동체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곳이기 때문에 이러한 이웃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꼭 필요합니다. 우리 사회와 이웃, 마을에 대한 사랑이나 애착이 없다면 마을기업은 성공할 수 없어요. 이것이 바로 일반 기업과의 차이점이고 마을기업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이유이기도 하죠.”

건강한 밥집에서 나오는 수익은 모두 초록캠프협동조합에 지원한다. 김 대표는 밥집의 수익금으로 주간보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도 밥집을 운영하며 좀더 많은 아이들이 센터의 좋은 환경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