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뇌세포 복제 성공… 치료제 개발 가속도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4-10-13 17:04 수정일 2014-10-13 20:40 발행일 2014-10-1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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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美하버드의대 탄지 박사 연구 게재

미국 연구팀이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뇌세포 복제 실험에 성공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2일(현지시간) 미국 하버드의대 매사추세츠병원 루돌프 탄지 박사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뇌 세포를 완벽하게 모방하는 세포 복제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또 신문은 차후 임상실험을 거쳐 치료약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 성과는 이날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 게재됐다.

보도에 따르면 탄지 박사의 동료이자 재미한국인인 김두연 하버드의대 교수는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서 뇌신경줄기세포를 찾아내 젤 속에 뇌세포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배양 과정에서 기존에 가설로만 알려져 왔던 알츠하이머 진행 과정을 면밀히 조사했다.

탄지 박사의 연구팀은 몇 주내로 세포 속에서 치매의 핵심 원인이 되는 플라크(plaque)와 탱글(tangles)로 알려진 노폐물을 발견했다. 플라크와 탱글은 뇌가 노화작용을 거치면 뇌의 사이사이에 껴서 뇌신경 세포들 간에 신호전달을 방해하며 신경전달 물질의 활동을 방해하는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신문은 탄지 박사의 세포 복제 연구가 성공하면서 치료약 개발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탄지 박사는 1200여개의 임상약과 5000여명의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금까지 다양한 제약회사들은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특히 다국적제약사 로슈는 지난 7월 치매치료제를 개발, 임상시험을 진행했으나 통계학 상 뚜렷한 결과가 나오지 않아 실패했다.

탄지 박사가 개발 중인 신약은 세균 배양에 쓰이는 페트리 접시에서 플라크와 탱글을 방지하는 효과를 보였다. 또 그는 탱글을 만들어 내는 효소가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탄지 박사는 “물론 페트리 접시 실험이 성공했다고 해서 임상시험이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면서도 “탱글과 효소와의 관계가 신약 개발에 또 다른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도 이날 탄지 박사 연구팀이 미국 내에서 그동안 불치병이라고 알려졌던 알츠하이머 치료의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연구 결과가 신약 개발의 시간과 비용을 단축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금까지 쥐를 대상으로 해야만 했던 알츠하이머 실험이 시간 낭비였다”고 밝혔다.

연구는 알츠하이머를 연구하는 의학계 동료들에게도 자극이 되고 있다. 듀크 대학교 무랄리 도래스와미 박사는 “알츠하이머 치료 연구에서 거대한 과학적 진보”라며 “새로운 치료제 개발 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컬럼비아대 카렌더프 교수는 “이번 연구가 희대의 걸작”이라며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탱글이 신약에 의해서 사전에 차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