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효율·가격 만족 '합리적 사치'··· 독일 디젤차 독주

안정주 기자
입력일 2014-10-12 15:56 수정일 2014-10-12 21:17 발행일 2014-10-1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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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디젤차 열풍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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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수입디젤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한 BMW 520d (BMW코리아 제공)

국내 시장서 수입 디젤 승용차 판매가 늘고 있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국내에서 팔린 수입 디젤차는 8만8000여대로 지난해보다 40% 넘게 늘면서 전체 수입차 판매량 가운데 68%를 차지했다.

◇수입 디젤차...대세는 독일 브랜드

같은 수입차라고 해도 다 인기가 있는 건 아니다. 수입 브랜드 중에서도 막강한 디젤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독일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디젤 라인업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일본·미국 브랜드는 고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디젤엔진을 탑재한 수입차 톱5 차종은 BMW 520d(3863대),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3675대), 메르세데스 벤츠 E220 CDI(3052대), 폭스바겐 골프 2.0 TDI(2579대), 아우디 A6 3.0 TDI(2509대)로 모두 독일 브랜드다.

수입 디젤차가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연비다. 비교적 값 비싼 수입차를 타 돼 유지비만큼은 줄이려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

실제로 수입 디젤 판매 1위인 BMW 520d은 복합기준 효율이 리터당 16.9㎞이다. 국산 디젤 세단인 현대차 그랜저(2.2ℓ 디젤)의 13.8㎞와 비교해도 3.1㎞가 높다.

그러나 연비가 높다는 것만으로 독일 디젤 세단의 독주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기본적인 브랜드 선호 현상에 고효율이 더해지면서 시너지를 내게 된 것이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수입차 가격인하가 수입차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케 했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판매된 9만4263대의 수입차 가운데 개인 구매는 59.5%를 차지한 반면 법인구매가 40.5%로 나타났다. 과거와 달리 최근 들어 개인 구매자가 확대됐음을 보여준다.

◇세수 감소와 환경오염 해결해야 할 과제

업계에서는 디젤차 열풍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가지 걸림돌은 디젤차가 비중이 크게 늘어나면서 세수 감소와 질소산화물(NOx) 배출 증가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용 디젤은 가솔린보다 세금이 25% 적다. 지난해 자동차용으로 쓰인 가솔린은 113억1240만ℓ인데 이 중 10%만 경유로 옮겨가도 세수는 2700억원 가량 줄어든다. 또 디젤은 오존을 만들고 스모그의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의 배출이 더 많아 환경규제가 강화될 경우 판매량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정부는 2015년 9월부터 국내에 판매되는 디젤차에 유럽의 최신 환경규제인 ‘유로6’ 인증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수입 디젤차들의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폭스바겐 코리아의 고재용 팀장은 “이미 폭스바겐은 내년 유로6 인증을 받은 디젤차를 출시하고 있다”며 “독일차가 가진 브랜드 이미지와 경제성이 결합된 폭스바겐 디젤차를 찾는 고객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안정주 기자

gwyneth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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