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볼라에 뚫렸다… 전염 공포 확산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4-10-05 19:41 수정일 2014-10-05 20:40 발행일 2014-10-06 25면
인쇄아이콘
첫 확진 환자, 2주간 114명 접촉
9명은 고위험군…의심 환자도 늘어
14
미국 내 첫 에볼라 환자인 토머스 에릭 던컨의 자택이 있는 텍사스주 댈러스의 아파트에서 한 청년이 3일(현지시간)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보고 있다. 텍사스주 보건부는 이 아파트에서 덩컨과 함께 지냈던 동거인 4명에 대해서는 에볼라 감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고 '가택연금'했으며 외부인의 이 아파트 출입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AFP=연합)

미국 전역에 에볼라 바이러스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에볼라 감염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이후 의심환자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뉴욕타임스는 4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미국 내 첫 에볼라 감염 확진 환자인 토머스 에릭 덩컨(42)이 지난 2주간 미국인 114명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또 나이지리아나 라이베리아 등을 여행하고 돌아온 사람들도 구토 등 에볼라 의심 증상을 보여 미국 내 에볼라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첫 번째 에볼라 환자는 라이베리아 국적의 토머스 덩컨이다. 덩컨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있는 친척을 방문하기 위해 지난달 20일 항공편으로 미국에 입국했다가 고열과 구토 증상들을 보여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의료진은 덩컨에게 항생제만 처방하고 집으로 돌려보내는 등 초동 대처를 미흡하게 했고 덩컨은 가족과 친척을 포함한 114명과 접촉을 하게 됐다.

CDC는 지난달 30일 덩컨이 에볼라 확진 환자이며 그가 앞서 15일 에볼라 위험 지역에 속해있는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에서 에볼라 환자 병원 이송을 돕다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미 국립보건원은 현재 에볼라 노출 위험 지역을 댈러스 인근으로 한정 짓고 있다. 덩컨과 직·간접적으로 접촉이 있었던 114명 중 최종적으로 49명을 에볼라 위험 환자로 분류했다. 그중 덩컨의 여자 친구와 친척들 그리고 진찰했던 의사 등 9명은 고위험군인 것으로 드러났다.

초기 검역 체계도 문제였지만 발병 후 처리 과정과 후속 조치 또한 문제였다.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는 라이베리아 공항에서만 덩컨의 체온 측정을 3번이나 했다. 당시 덩컨은 에볼라 바이러스가 잠복기 상태였기에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덩컨이 사용한 수건과 침대시트 등도 그대로 방치됐다. 미국 행정부는 연방 정부에 의한 ‘응급 특별 허가법’을 만들었다. 해당 법은 의료폐기물 처리업체 스테리사이클(Stericycle)이 에볼라에 감염된 덩컨의 의류나 침구류를 수거하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텍사스주에서 수거 관련 허가가 늦어지면서 후속 조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미국에선 서아프리카를 잇는 항공 운항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CNN은 4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공항에 착륙한 항공기에서 한 남성이 구토 등 에볼라 의심 증상을 보여 미국 보건당국이 긴급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에 제 존슨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국립보건원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댈러스 지역뿐만 아니라 항공편을 통해 들어오는 의심 환자들을 경계해야 한다”며 “미국 내 공항 승객들을 보다 철저하게 검열하는 조치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 하원은 오는 16일 톰 프리든 CDC 소장과 미 국립보건원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에볼라 청문회를 열고 정부 대응의 허점과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프레드 업튼 공화당 의원은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미국 내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이번 청문회에서 정부의 에볼라 대처과정 및 대책을 하나하나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

issue & iss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