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IFA] 삼성 구원투수 갤럭시노트4, 애플에 ‘스트라이크’ 던졌다

최상진 기자
입력일 2014-09-04 10:48 수정일 2014-09-04 17:55 발행일 2014-09-0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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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 노트4 공개
삼성전자가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2014’ 개막에 앞서 전 세계 미디어가 참석한 가운데 ‘삼성 언팩’ 행사를 갖고 ‘갤럭시 노트4’, ‘갤럭시 노트 엣지’를 공개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이돈주 사장이 공식 행사에서 갤럭시 노트4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하반기 매출의 구원투수 ‘갤럭시노트4’가 베일을 벗었다. 등장과 동시에 호평이 쏟아진 갤럭시노트4는 애플에 대한 무언의 압박까지 이끌어냈다. 1점차 야구경기 9회말 2아웃에 등장한 구원투수가 3루 주자를 묶고 원 스트라이크까지 던진 셈이다.

3일 독일과 뉴욕, 베이징에서 동시에 공개된 갤럭시노트4와 갤럭시 노트 엣지, 기어VR 등에 대한 외신들의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갤럭시 시리즈의 꼭짓점이자 휴대폰시장의 최고사양을 자랑하는 갤럭시노트4의 새로운 기능에 대한 반응이 긍정적이다. 아이폰6에 앞서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을 선점하려는 삼성전자의 야심은 일단 합격점을 이끌어냈다고 볼 수 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삼성은 이번 신형 S펜에 텍스트나 이미지 하이라이트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을 개선해 휴대폰과 랩톱의 경계를 뛰어넘었다. 이는 진정한 혁신”이라고 평했고, 정보기술(IT)매체인 ‘더 버지’는 “갤럭시 노트4는 삼성이 가진 최고의 하드웨어, 디스플레이, 디자인 능력이 하나의 패키지에 모두 담긴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4를 비롯해 각종 웨이러블 기기들까지 호평을 이끌어내자 다음주 아이폰6를 선보이는 애플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 3일 애플 주가는 올해 1월말 이후 최대폭인 4%가 급락했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중 28조원이 허공으로 증발한 셈이다.

증권업계는 이를 두고 할리우드 스타들의 아이클라우드 사진 유출, 아이폰6에 대한 기대로 인한 급등락, 함께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제품 공개를 주요 요인으로 발표했다. 특히 갤럭시노트4 공개와 동시에 애플 주가가 하락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신제품 발표가 가장 시의성에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애플의 주가는 스티브 잡스 사후 신제품 발표 직전까지 급등하다 발표 이후 ‘혁신 부족’이라고 혹평 받으며 하락했던 경우가 많았다. 이후에는 판매실적 향상으로 주가가 다시 오르는 패턴이 반복됐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당장은 숨을 돌릴 수 있지만, 이런 점 때문에 긴장을 놓을 수는 없다.

삼성 갤럭시 신제품 살펴보는 미디어 관계자들
 ‘삼성 언팩’ 행사에 참석한 글로벌 미디어 관계자들이 신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 7조2000억원을 기록한 어닝쇼크(실적악화)에 따른 대안으로 프리미엄 휴대폰과 중·저가 시장을 동시에 공략해 판매량을 높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프리미엄 제품은 애플의 아이폰, 중·저가 제품은 샤오미 등 후발업체에 끼인 ‘넛크래커(호두까는 기계)’라는 분석이 쏟아지는 가운데 3일 주가는 2012년 9월 이후 처음으로 120만원선 이하로 떨어졌다. 심지어 증권가에서는 3분기 영업이익을 5조원대로 낮춰 예측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시점에서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중 하나인 IFA 개막(5일) 직전 갤럭시노트4를 공개한 건 절묘한 선택이었다는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전 세계에서 모인 기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것은 물론 9일 아이폰6 공개를 앞둔 애플을 사전 견제하는 데에도 성공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하락했던 주가도 반등에 성공해 다시 120만원대를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에서 갤럭시노트4와 함께 공개된 갤럭시노트 엣지, 3일 출시한 갤럭시 알파 등을 앞세워 아이폰6와 맞선다. 디자인과 성능은 물론 각종 웨이러블 기기와의 결합까지 다양한 변수들이 산적한 가운데 구원투수로 등장한 새로운 갤럭시 시리즈가 얼마나 활약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상진 기자 sangjin845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