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기업엔 기회다] ⑦ 100세 시대 새로운 삶의 공간을 디자인하라

한민철 기자
입력일 2014-08-14 13:44 수정일 2014-09-12 11:39 발행일 2014-08-14 99면
인쇄아이콘
-영국정부, 새롭게 주목한 산업으로 은퇴마을을 꼽아
-뉴욕 유명 투자회사, 1300만 달러를 은퇴마을에 투자
155479836
은퇴마을 산업에 대한 투자가 앞으로 기업의 주요 전략이 될 전망이다.

베이비부머 은퇴시기가 다가옴에 따라 미국과 영국 등의 기업들이 ‘은퇴마을(Retirement Village)’과 관련한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은 최근 세계적 기업 583곳을 대상으로 고령화 추세에 따른 기업의 고용전망과 수익창출 계획에 대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은 고령층 소비자들을 겨냥해 편리하고 경제적인 제품을 생산하고 홈 케어 서비스, 휴양 산업 등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베이비부머들이 과거 부모세대와는 다르게 경제력을 갖추고 자녀들과 독립된 생활을 지향한다는 특성을 고려해 미래의 투자처로 ‘은퇴마을’과 관련한 산업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 실버타운으로 알려진 은퇴마을은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영국의 언론 매체 엑스프레스는 지난 8일 영국 내 베이비부머들이 선호하고 있는 다양한 은퇴마을에 대해 보도했다. 신문은 “영국 정부는 국내 인구의 평균 수명이 남성 78.7세, 여성이 82.6세로 장수 시대를 맞이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며 “정부는 은퇴마을을 시대변화에 맞춘 새로운 산업으로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윌트셔 지방에 있는 은퇴마을은 베이비부머들을 중심으로 40대까지 모여 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마을 내 주택과 정원은 물론이고 다양한 휴양과 편의시설과 갖춰져 있다. 주민들은 정부의 지원으로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고 건강과 범죄 걱정없이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퇴마을 개발과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인 레인지포드홀딩스의 피터 포드 회장은 “은퇴마을의 주민들은 테라스에서 햇빛을 맞으며 아침을 시작하고 친구들과 마을 내 쇼핑센터에서 쇼핑을 하거나 빵 가게에서 크루아상과 커피로 여유로운 아침식사를 즐긴다”며 장점을 언급했다.

포드 회장은 이미 전체 인구의 30%를 넘었고 국가 세금의 75%를 책임지고 있는 베이비부머들을 위한 생활공간이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며 은퇴마을 산업에 대한 투자가 기업의 주요 전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은퇴마을과 베이비부머의 생활공간과 관련된 시장은 2조 5000억 파운드에 이르는 국내 부동산 산업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며 “기업이 은퇴마을에 투자한다면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영국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들도 은퇴마을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뉴욕의 유명 투자회사인 개리슨인베스먼트그룹의 계열사가 멤피스 지방의 은퇴마을을 약 1300만 달러에 사들여 주변 업계를 주목하게 했다. 회사가 사들인 은퇴마을은 미국에서 15번째로 크며 많은 소비와 경제적 효과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앞으로 베이비부머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대도시나 직장에 맞춘 공간이 아닌 눈부신 경치가 있고 삶의 질을 중시하는 마을이 기업의 투자와 부동산 시장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민철 기자 bridgehan@viva100.com

100세 시대, 기업엔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