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 시대] ④ 미래 차세대 기술 되나...수요, 사생활 문제 해결해야

조은애 기자
입력일 2014-08-10 08:00 수정일 2014-08-11 13:48 발행일 2014-08-0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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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주간지 '베런스', "현 사물인터넷 시장 진부해"
가디언, "2025년 사생활은 이미 포기상태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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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챔버스 시스코 CEO가 사물인터넷에 대해 논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제공)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시장에 대해 업계는 물론 영화계에서도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Her(그녀)’는 사물인터넷이 상용화된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인공지능 운영체제는 집안의 모든 기기를 작동시키고 이메일을 정리하거나 일정을 체크해준다. 사람과 같은 이성과 감성을 가지고 있어 주인의 소중한 친구가 되기도 한다.

영화 ‘그녀’와 같은 단계에 도달하진 않았지만 사물인터넷을 착용하는 사람의 건강상태를 살펴볼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는 왔다. 삼성 기어2는 심장박동 측정 기능을 제공하고 있고 애플도 iOS 8에서 다양한 헬스케어 관련 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 기대하는 만큼 소비자들이 따라와 줄지는 미지수다. 또 개인정보나 사생활 침해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경제 주간지 배런스(Barron’s)의 티어난 레이 기자는 현재 사물인터넷 시장에 대해 “끔찍할 정도로 진부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퀄컴, 페블 등은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스마트워치와 피트니스 밴드 등의 제품을 선보였지만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 가전제품을 편리하게 사용하는 스마트홈이나 자동차에서 인터넷에 접속하거나 ‘자동주행’과 같은 스마트카 기술은 개발 자체도 걸음마 단계다.

사생활 문제도 함께 대두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은 사물인터넷 시장은 ‘치명적(pernicious)’이라고 적었다. 피터 제이콥 교수는 “사물인터넷의 영향력은 파급이 있으면서도 치명적이다. 2025년이면 사람들은 개인의 사생활은 이미 포기하고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국내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지난 7일부로 시행됐지만 구글글래스 등의 웨어러블 기기에서 이뤄질 수 있는 사생활 침해에 대해선 법적 대책이 없는 상태다.

하지만 사물인터넷 시장이 미래 차세대 기술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함없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사물인터넷 육성 계획을 세워 전자태그(RFID), 사물지능통신(M2M) 등 사물인터넷 영역을 하나로 묶어 내년부터 본격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이외에 정부는 중소벤처 지원을 통한 상생협력 생태계 조성과 기업의 자생력 강화를 위한 기술개발 및 시험 환경을 지원하는 사물인터넷 지원센터를 2011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국내 시장 규모가 2013년 2조3000억원 규모에서 2020년에는 17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한 만큼 정부는 단계별로 사물인터넷 기반 마련을 하는 모습이다.

사물인터넷이 차세대 기술이 되고 국내 기업이 사물인터넷 시장에서 호조를 외치기 위해서는 사물인터넷 표준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

삼성은 사물인터넷 컨소시엄에 이어 지난 7월 구글 주도의 사물인터넷 표준기술을 만드는 ‘스레드그룹’에 참여했다.

영국 시스코의 CTO 이안 포더링(Ian Foddering)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사물인터넷의 가치는 ‘사물’보다는 ‘정보’에 있다”며 “정보를 어떻게 가공할 것인가가 사물인터넷 시장 판도를 바꿔놓을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조은애 기자 sincerely.ch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