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승 기자

생활경제부 기자

press512@viva100.com

[기자수첩] 위스키·하이볼 이어 이번엔 '화이트 와인?'

이희승 기자식을 줄 모르는 인기 탓인지 아예 ‘전용 코너’가 있었다. “407번으로 가시면 박스째 나와있어요”라는 와인담당 직원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지난 토요일, 시내 한 대형마트에 비치된 ‘하정우 와인’의 첫 줄은 아예 비워져 있었다. 지난해 배우 하정우가 한 유튜브에서 “보이면 100병씩 쟁인다”라는 말 한마디에 커클랜드 시그니춰 말버로티포인트 소비뇽블랑은 품귀 현상을 빚었다. 발 빠른 정보와 루머의 성지이기도 한 맘카페에서는 “일산점 평일에 가면 구할 수 있다”,“드디어 1인당 제한이 풀렸다” 라는 후기가 줄을 잇는걸 보면 단순한 인기를 넘어 대세가 된 현실을 반영한다.국내 와인시장은 이제 성숙기에 들어섰다. 이를 반영해 지난해 와인 수입량은 전년 대비 20% 줄었다. 하지만 화이트와인인 소비뇽 블랑 품종 와인만큼은 되려 수입이 증가했다. 코로나 19기간 동안 ‘혼술’, ‘와린이’ 등 트렌드에 힘입은 바가 크다. 위스키와 하이볼의 득세를 이제는 화이트 와인이 이어받고 있다.2019년 첫 출시된 칠레산 도스코파스는 와인의 대중화를 이끈 장본인이다. 누적 판매량은 590만병을 넘어선 이 제품은 4900원이란 저렴한 가격으로 해산물, 닭고기, 샐러드등 다양한 식재료에 어울리는 맛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이마트는 14일 도스코파스 소비뇽블랑의 판매를 알리면서 일반 브랜드 와인 40배 수준인 12만 병을 확보해 기존 가격으로 판매한다고 밝혔다.신세계의 와인사업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는 주력 사업 중 하나다. ‘도스코파스’ 계약 당시 그가 와이너리에 “한번에 100만병을 사겠다”고 제안하며 와인 단가를 확 떨어 뜨린걸로 알려진다. 그가 작금의 화이트 와인 인기를 예상하고 그린 빅피처는 아니었겠지만 시원하게 칠링된 화이트 와인 한 잔은 무더운 여름밤을 견디는 강력한 무기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7-14 13:50 이희승 기자

[人더컬처] 주지훈의 현재, 그리고 미래… "퍼니 말고, 인터레스팅하게!"

1300평의 세트장에서 펼쳐지는 붕괴, 총격 장면의 박진감, 화려한 시각특수효과(VFX)가 재난 영화로서 볼거리가 충만한 영화에 대해 그는 “화장실 가기가 가장 어려웠다. 그 정도로 넓고 사실적인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CJ ENM)배우 주지훈이 모델이던 시절이 있었다. “혜성같이 나타났다”는 표현은 솔직히 진부하다. 큰 키에 식물같은 외형의 남성 모델들 사이에서 조각미남은 아니었지만 유독 카메라 앞에서 표현력이 뛰어났다. 그저 사진발이 좋다는 말로는 정의되지 않은 신비로운 매력이 그에겐 있었다. 드라마 PD를 비롯해 영화관계자들이 주지훈이란 ‘옥석’을 가만둘리 없었다.주지훈 스스로 “드라마 ‘궁’에서의 연기를 보게된건 3년 전 쯤이다”고 말한건 연기자로서 그의 성장통이 얼마나 컸는지 가늠된다. 당시 소녀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아시아를 넘은 팬덤을 구축한 작품이지만 “20년 전 내 아들을 보는 느낌이다. 그런 파릇한 청춘의 기운을 좋아해 주신게 아닐까”라는 말로 여전히 박한(?)점수를 주는 모양새다.그런 의미에서 12일 개봉을 앞둔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주지훈 스스로가 ‘믿고, 즐긴’ 작품이다. 쌍천만 영화 ‘신과 함께’시리즈의 CG를 담당했던 덱스터의 진행과정을 알기에 흔쾌히 참여했다. 짙은 안개 속에서 다리 위에 고립된 이들의 사투를 그린 재난 스릴러인 이 영화는 군의 실험으로 전투견들과 추락한 헬기, 끊어진 도로등이 일상의 비극을 강조한다.극중 렉카 기사인 조박을 맡은 주지훈은 “누가봐도 정확한 팝곤무비여서 좋더라”며 “위트있는 인물이라 연기하는 재미가 남달랐다“고 말문을 열었다. 탈색한 긴 머리를 하고 시종일관 껄렁한 말투에 불량해 보이는 눈빛은 모두 주지훈이 먼저 제시한 설정이었다고.제작비 185억원의 이 작품은 지난해 5월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됐다.(사진제공=CJ ENM)“좀 위험한 표현이지만 배우로서 만큼은 선입견을 잘 이용하자 주의예요. 제가 어릴때는 동네에 가스배달하는 형들이 많았거든요? 그들이 가진 이기적인 느낌이 바로 연상되더라고요. 딱봐도 고된 노동의 흔적이 드러났으면 했고, 재난영화가 가진 일반적인 느낌을 살짝 비틀고자 했습니다.”극중 렉카를 모는 조박은 딸의 유학길을 배웅하기 위해 공항을 가다 주유소에 들린 국가안보실 행정관 차정원(이선균)과 시비가 붙는다. 카드기계가 고장났다며 현금을 요구하는 꼼수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역적 특성상 안개가 잦은 대교가 연쇄충돌로 아수라장이 된 그 때, 두 사람은 국가가 비밀리에 실험한 살아있는 무기들 사이에서 생존을 위해 힘을 합치게 된다.살생무기를 만든 박사, 해외여행에서 막 돌아온 노년의 부부, 시합을 코 앞에 두고 여권문제로 출국이 막힌 골퍼와 매니저등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등장인물은 교집합이 없는데 그 지점이 영화의 재미를 이끈다.“주요인물만 무려 8명이예요. 현장의 배경이 거의 CG로 가야했기에 배우들끼리 더 많은 대화를 했고 그게 영화에 잘 드러난 것 같아요. 다만 차이가 있다면 그간의 액션이 고생이었다면 이 작품은 통증이었다는거 정도?(웃음)”극중 자신의 이름을 딴 강아지 조디와의 호흡을 묻자 “내가 개띠라 그런지 강아지와 소통하는 게 어렵지 않다. 현장에서 인간 배우들보다 복지가 좋았고 현장에서 칼퇴를 하는 총총거리는 뒷모습이 지금도 기억난다”고 미소지었다. 사진제공=CJ ENM)무너지는 다리 중간, 유독가스로 불붙은 상황에서 조박은 트렁크에 갇힌 채 생존에 직면한 인간의 본능을 탁월하게 오간다. 절규와 한탄 사이의 감정을 제대로 살리며 되려 웃음을 유발하는것. 그가 인간답게 앞자리로 가기 위한 방법은 차의 설계상 뒷자석의 팔걸이 정도의 공간 뿐인데, 190cm에 육박하는 체구로 몸을 구겨 넣은 채 쥐가 나고 어깨가 탈골되는 고통을 견뎌야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살생무기로 훈련된 전투견들을 공격하는 장면에서는 붙 붙은 위스키를 직접 뿌리며 차력사 수준의 연기를 소화했다.“당시 모든 제작진이 말렸어요. 하지만 저는 영화에서 퍼니(funny:재미)가 아니라 인터레스팅(interesting:흥미)을 더 중요시합니다. 미묘하지만 분명 다르니까요. 다만 촬영 후 침샘에 위스키가 역류하는 바람에 한동안 병원신세를 지긴했어요. 작품에 꼭 필요한 배우이고 싶고, 그냥 재미있는게 좋거든요. 그게 저인걸 어쩌겠어요.”지난 10년간 매해 한 두 작품은 해왔던 주지훈이지만 “여전히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제안이 들어오길 기다린다”고 말했다. 故이선균의 유작이란 스포트라이트에 대해서도 “당연히 힘들지만 이 영화를 관객들에게 최대한 소개하는게 내 몫”이라는 말로 자신만의 추모를 더했다.그는 “정통 멜로를 하고 싶다는 마음의 끈은 늘 놓지 않고 있다”는 말로 자신의 바램을 드러냈다. 차기작은 12월 방영 예정인 tvN 드라마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로 로맨스 장르다. (사진제공=CJ ENM)“필요한 말을 제때 하는 선배였습니다. 제육 볶음을 시켰는데 고등어가 나오면 안되는거니까. 현장의 그런 지점을 잘 아는 형이었죠. 물론 가끔 피곤하긴 했지만(웃음)나중에 보면 다 맞는 말 만 하셨더라고요.”이제 막 40대에 들어선 주지훈은 자신의 영화적 취향을 강조하며 앞으로의 필모그라피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실제 있을 법한 어두운 소재의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에서 유일하게 진부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웃음을 준 그는 “사실 봄바람처럼 살랑거리고 수채화 같은 영화를 좋아한다. 그런데 들어오질 않는다”는 말로 작금의 영화 제작 현실을 슬쩍 내비쳤다. 사실 누가봐도 가볍고, 유쾌하게, 그럼에도 치명적인 섹시함으로 중무장한 주지훈 이라면 곧 이뤄질 현실이겠지만.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7-11 12:08 이희승 기자

BTS 미니언즈가 있다고? 전세계 '아미'들 DDP모일까?

영화 속 다양한 캐릭터와 공간을 구현한 4가지 테마의 체험존으로 구성, 전 세계에서 한국에서만 단독으로 만나볼 수 있는 방탄소년단 미니언즈 3D 포토존을 선보이는 ‘슈퍼배드’4. (사진제공=유니버설 픽쳐스)전 세계 58개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영화 ‘슈퍼배드 4’가 스페셜 팝업을 오픈한다. 오는 7월 17일부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DDP 여름축제: 디자인 바이브’의 첫 번째 협업 콘텐츠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악당 전담 처리반 AVL의 K-비밀본부라는 컨셉을 바탕으로 한다. 이번 작품에서 새롭게 만나볼 수 있는 다채로운 캐릭터들과 영화 속 공간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자리다. 높이 8m의 초대형 인플레이터블로 설치된 ‘왕왕크 에이전트 미니언 상륙존’에는 악당 전담 처리반 AVL의 요원으로 깜짝 변신한 ‘에이전트 미니언’가 관객을 맞이하고 극중 방탄소년단의 팬으로 나오는 악당지망생 파피의 아미(ARMY)스런 일상이 전세계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슈퍼배드한 파피의 덕룸’으로 불리는 이곳은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콜라보레이션으로 탄생한 ‘방탄소년단 미니언즈 캐릭터’를 활용해 제작된 전 세계 단 하나뿐인 방탄소년단 미니언즈 캐릭터 3D 포토존을 만나볼 수 있다.이에 홍보 관계자는 “영화관객들을 포함해 DDP잔디 언덕에서 열리는 BTS 미니언즈 온 더 스테이지’는 일반 시민들의 방문 욕구를 증폭시킬 예정”이라면서 “7월 27일 28, 8월 1일부터 3일까지 총 5일간 ‘미니언즈2’, ‘슈퍼배드3’를 상영한다”고 밝혔다.이번 팝업은 서울디자인재단과 협력하여 진행되는 ‘DDP 여름축제: 디자인 바이브’의 첫 번째 협업 콘텐츠로 축제 시작 전 첫 선을 보이게 되었다. ‘도시를 피크닉처럼 즐기는 방법’이라는 주제로 시민들에게 일상 속 휴식처를 제공하고 도심에서 즐기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계획이다. 한편, ‘슈퍼배드 4’는 오는 7월 24일 국내 관객을 만난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7-11 10:04 이희승 기자

[비바100] 베트남 감독이 만든 프랑스 영화, 독일 감독이 만든 일본 영화 '한국 극장가' 점령!

영화 ‘프렌치 수프’.(사진제공=그린나래미디어)최근 국내 영화계는 ‘국적 불문’의 영화가 조용한 입소문 중이다. 지난달 16일 개봉한 ‘프렌치 수프’는 베트남 출신의 트란 안 홍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10대 시절 정치적 이유로  온 가족이 프랑스로 망명길에 오른 그는 삶이 주는 고단함을 딛고 예술적 혼을 불사른다. 영화 ‘그린 파파야 향기’로 제46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했던 그는 ‘시클로’를 만들어 연달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장본인이다. 그의 최신작 ‘프렌치 수프’는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1885년 ‘벨 에포크’(좋았던 시절)를 배경으로 한다. 과학과 미식이 교차되며 예술의 다양성이 솟구치던 시절이다. 국내 배급사에서 친절히 안내한 “꼬르륵 소리를 유발할 수 있는 요리와 음식장면이 포함돼 공복인 상태인 관객분들의 양해를 구한다”는 말은 거짓이 아니다. 인생의 가을에 도달한 도댕은 외제니 만을 위한 요리를 만든다.(사진제공=그린나래미디어)익숙한듯 새벽의 채소밭을 거니는 주인공 외제니(줄리엣 비노쉬)는 그날 수확한 재료로 맛있는 요리를 만든다. 그 시대에 ‘요리계의 나폴레옹’으로 불리는 도댕 (브누아 마지멜)이 눈 뜨자마자 찾는 존재다. 하녀에게 목욕물을 재촉하기도 전에 찾는 외제니는 인생의 반려자 이상이다. 늘 버터를 녹인 계란 요리로 아침을 여는 그는 친구들을 초대해 만찬을 즐기며 함께 부엌에서 하루를 보낸다.세계적인 왕자의 만찬에 초대될 만큼 그의 영향력은 위대하지만 뒤에는 주방을 지키는 외제니가 있었다. ‘프렌치 수프’는 40분 이상의 롱테이크로 기본 3시간 이상의 프랑스 정식과 가정식의 향연을 펼친다. 그들의 요리 안에는 서로에 대한 존경과 배려 그리고 사랑이있다. (사진제공=그린나래 미디어)보는 것 만으로도 눈과 귀가 행복해지는 요리로 ‘프랑스 국민’ 배우라 칭송받는 두 주인공들의 연기가 묻힐 정도다. 먹음직스런 메인 요리인 송아지 구이를 위해선 야채를 삶고 얼음물에 담근 뒤 다시 화덕에 굽는다. 육수를 내는가 싶더니 들어가는 소스에만 몇 시간의 졸임 과정을 거친다. 도댕의 친구들은 외제니의 만찬을 기꺼이 즐긴다. 음식이 나오는 그릇도 예술이지만 음식을 즐기는 프랑스인들의 진심은 ‘프렌치 수프’를 가득 채운다. 정신적 동반자인 두 사람은 부부 이상으로 굳건한 관계지만 결코 결혼하지 않음으로서 더욱 단단해 진다. 사실 도댕은 20년간 청혼을 하지만 외제니는 “부부와 다를 바 없다”는 말로 일축한다.하지만 요리사의 마음은 요리로 얻는 법. 제철에 담근 서양배 모양을 빼다 박은 줄리엣 비노쉬의 둔부가 강조되며 두 사람이 결국 맺어짐을 가늠한다. 긴 세월 함께 했지만 외제니가 도댕에게 방문을 연건 단 두 번 뿐이다. ‘프렌치 수프’는 남성에게 귀속된 여성의 모습보다 ‘요리’로 연대했던 인간애를 관통한다. 무엇보다 수십 가지 다양한 프랑스 요리를 비롯해 와인에 대한 자세한 재료는 ‘요알못’이어도 코스 요리를 먹고 싶을 정도로 강렬하다.  실제로 1999년 연상연하 커플로 부부의 인연을 맺었던 줄리엣 비노쉬와 브누아 마지멜은 20년만에 ‘프렌치 수프’에서 재회해 남다른 호흡을 자랑하니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애틋함이 있다.영화 ‘퍼펙트 데이즈’.(사진제공= (주)티캐스트)그에 비해 지난 3일 개봉한 ‘퍼펙트 데이즈’는 지극히 현대적이다. 개봉 6일 만에 전국 2만 관객을 돌파한 이 영화는 지난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해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야쿠쇼 코지의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평일에도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서울 주요 극장가에서는 ‘티켓 전쟁’이 벌이지는 주인공이기도 하다. ‘퍼펙트 데이즈’는 ‘베를린 천사의 시’ ‘파리, 텍사스’ 등을 연출한 독일 거장 빔 벤더스 감독의 최근작이다.  일본 ‘도쿄 화장실 프로젝트’ 측으로부터 제안 받고 유명 건축가들이 개축한 도쿄 시부야 지역 공중화장실 17곳을 배경으로 단 2주만에 영화를 완성해 화제를 모았다. 히라야마의 출근길에 나란히 놓인 물품들. 필름 카메라와 지갑, 열쇠와 동전이 정겹다. (사진제공= (주)티캐스트)극 중 히라야마(야쿠쇼 코지)는 도심 번화가의 공중 화장실을 청소하는 게 직업이다. ‘청소중’이라는 안내판을 내걸어도 수시로 들어오는 시민들에게 그저 웃어 보이고 배려할 뿐이다. 대사는 거의 없고 가족은 없다. 퇴근 후 공중 목욕탕을 가고 월급날이면 단골 바에 가서 술을 먹는 게 유일한 낙이다. ‘퍼펙트 데이즈’는 서양에서 본 동양의 신비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상하리만치 극 중 주인공은 숲과 자연에 대한 단행본에 집착하며 전날 겪은 일상을 꿈으로 반복하는데 빔 밴더스 감독은 심리학자 융의 이론을 스크린에 옮긴 듯 분석적이다. 현대인의 비밀스럽고 배설적인 공간을 일본인 특유의 근성으로 근면하게 처리하지만 현지인들의 시선은 배타적이란 게 함정이랄까. 중년의 청소부인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불결하고 불쌍함의 극치지만 히라야마는 그런 단조로운 삶 속에서 자신만의 확고한 행복을 추구한다. 모두가 잠든 새벽 근처 사찰에서 들려오는 청소 소리에 잠을 깬다. 일주일에 한번 다다미 방을 청소하고 자주 가는 공원의 나무를 찍은 필름 카메라를 현상하는 등 특별함 없이 반복되는 청소부의 삶이지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만하다.공중 화장실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건축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되는 영화의 한 장면. (사진제공= (주)티캐스트)‘퍼펙트 데이즈’의 잔인함은 순전히 인간의 시선이다. 영화 초반 어리고 미숙한 엄마의 잘못으로 공용 화장실에 버려진 아이의 손을 잡고 위로해 주던 그는 자신이 잡은 손을 물티슈로 닦고 경멸하는 시선을 익숙하게 받아들인다. 사실 대사에는 “전날 먹은 구토물, 온갖 쓰레기가 버려져 있는 곳”이라는 대사가 나오지만 영화에는 그런 묘사는 결코 나오지 않는다. 너무도 깔끔하고 반듯한 최신식 일본 화장실은 되려 괴리감 마저 느껴진다. 하지만 이  영화로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일본의 국민 배우 야쿠쇼 코지의 엔딩신은 소름 그 자체다. 늘 가던 출근길 일출을 보며 맺히는 그의 눈물이 기쁨일지 슬픔일지는 오롯이 관객의 몫이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7-10 18:30 이희승 기자

[비바100] '볼 맛'나게 만드는 배우… 설경구가 말하는 '돌풍'

설경구는 “피부과도 다니지 않는다. 촬영 감독님들이 ‘단 한번도 부어서 현장에 오지 않는다’라는 말이 나에게 최고의 찬사”라며 운동으로 다져진 자신의 일상을 무심하게 내뱉었다. (사진제공=넷플릭스)연기 32년 차. 늘 “연기에 O.K가 어딨냐?”는 이창동 감독의 말을 좌우명으로 삼는 배우. 현장에 가기 전 줄넘기 1만번 이상을 하며 땀을 빼는 남자. 직업 상 밖으로 돌기에 쉬는 날이면 빨래를 개고 ‘집돌이’로 불리는 걸 즐기는 가장. 설경구가 말하는 ‘자신’은 간단하면서도 심오하다. 스크린에서 주로 활약해 온 그는 “약 30년 전 아침드라마를 하긴 했었다. 잘 모르시더라. ‘괴물 신인’이란 말은 부끄럽다”며 넷플릭스 ‘돌풍’에 출연한 부담을 덜어내는 모습이었다. 총 12부작으로 공개된 ‘돌풍’은 부패한 거대권력을 뿌리째 뽑아버리고 싶은 국무총리와 그에 맞서는 경제부총리가 대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극과 극에서 주연으로 맞붙은 설경구와 김희애의 시너지로 공개와 더불어 넷플릭스 1위에 올랐다.‘추적자 더 체이서’ ‘황금의 제국’ ‘펀치’ 등 권력 3부작에 이어 정치판을 무대로 한 드라마를 내놓은 박경수 작가의 최신작인 ‘돌풍’의 설경구. (사진제공=넷플릭스)“사실 제가 맡은 박동호는 현실적이지 않은 인물이죠. 초심을 잃은 대통령에게 하야를 요구하는 국무총리로 부패한 세력을 쓸어버리기 위해 극단적인 결심을 합니다. 기본 대사가 한 페이지 반이 넘었어요.(웃음) 평소에 그런 말투를 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익숙하지 않았고 그렇기에 더더욱 ‘말’에 매달린 작품입니다.”시대를 자각하게 만드는 서사와 문학 작품에 비견될 대사로 유명한 박경수 작가가 참여한 이 작품은 1부의 엔딩부터 정치적 대척점에 선 부총리 정수진(김희애)를 단번에 자르는(?) 박동호의 결단으로 휘몰아친다.자신이 속한 정당을 위해서라면 대통령 공약이었던 정경유착의 부도덕함을 묵인하고 정치적 동반자였던 남편의 약점을 덮는 동료를 단번에 손절하는 박동호의 모습은 익숙한 듯 거리감이 느껴진다. 박 작가는 앞서 진행된 제작보고회를 통해 “두 사람은 각자의 신념으로 맞선다. 정수진은 타락한 신념을 의미하며 박동호는 위험한 신념을 뜻한다”며 배우들의 연기를 극찬하는 모습이었다. ‘돌풍’은 공개 직후 넷플릭스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설경구는 “누가 뭐라해도 무모함이 매력적이었다”면서 “사실 김희애의 매니저를 통해 시나리오를 먼저 접했다. 캐릭터도 매력있었지만 이야기 자체가 너무 재미있어서 소속사를 통해 정식으로 제안하라고 했던 작품”이라고 숨겨진 뒷이야기를 들려줬다.“처음에 읽은 건 5부작 까지의 내용이었어요. 연기하면서도 캐릭터의 운명은 모른 채 덤빈거죠. ‘현실적으로 이 정도까지 할 정치인이 있을까’ 싶은 거예요. 연기적 쾌감이 컸던 작품입니다. 기존 정치인들의 제스처? 되려 손짓조차 참고하지 않았습니다.”극 중 박동호는 자신의 선배이자 정치적 아버지인 대통령을 시해하려다 실패한다. 초심을 잃은 그의 전철만큼은 밟으려 하지 않지만 ‘돌풍’은 그런 인간의 고뇌 위에 역사적으로 반복된 상황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극 초반 눈을 감는 장일준(김홍파)은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이 응축돼 눈길을 끈다.(사진제공=넷플릭스)비서실장에게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한 달간 정치개혁의 시간을 벌었던 박동호는 선거를 통해 정권을 잡은 뒤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황을 마주한다. 각오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산 너머 산이다. 믿었던 친구는 적으로 등지고 함정의 늪은 점차 깊어진다. 모든 것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한 박동호는 뚝심 있는 검사였다가 정계에 입문해 대통령까지 되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의 마지막 선택이 정치는 생물(生物)이라는 말에 부합되면서 ‘돌풍’을 본 국내 시청자들은 실존 정치인들을 언급하며 화제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설경구는 “정치는 외피일 뿐이다. 어느 조직이든 일어나는 이야기가 아닐까”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지독한 캐릭터’에 끌리는 마음은 숨기지 않았다.“선호하지는 않지만 눈이 가긴합니다. 연기하는 데 여유가 없긴하죠. 어차피 재료는 ‘나’이다 보니 ‘똑같은 배우’라는 말을 듣기 무섭기도 하고요. 늘 ‘이건 어떻게 하지?’하면서도 하게 됩니다. 안해본 캐릭터를 우선으로 하지만 이제 그 선택지도 좁아졌어요.(웃음)”설경구는 2016년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을 통해 지천명(知天命) 아이돌의 호칭에 얻었다. 환갑일 때는 어떤 말을 듣고 싶냐는 말에 그는 평소 보이지 않았던 농담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아직 한참 남았으니 그때 말씀드리겠습니다. 다만 잘 나이먹고 편안하기를. 겨우 32년 차니까요.”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7-10 18:00 이희승 기자

[人더컬처] 처연함과 광기를 넘어… 이규형이라서 가능한 일!

이규형은 27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브릿지경제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16부작 ‘삼식이 삼촌’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배우 송강호의 ‘드라마 데뷔작’이라는 화제성은 디즈니+ ‘삼식이 삼촌’에 출연한 배우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극중 야망의 아이콘으로 활약하는 강성민 국회의원 역의 이규형은 변요한, 주진모, 서현우, 진기주 등 출연 배우들중 가장 많이 그와 맞붙는다. 전쟁을 겪은 후 야만의 시대 속에서도 자기 식구들의 세 끼 밥은 챙겨먹었다고 해서 본명 보다 ‘삼식이’로 불렸던 그를 유일한 가족이자 궂은 일도 믿고 맡길 만큼 의지하는 강성민의 존재감은 ‘삼식이 삼촌’의 비극을 가장 두드러지게 만드는 존재다.자신의 욕망을 위해 삼촌을 이용하지만 강아지 같은 눈망울로 때론 동정을, 정치적 후계자가 되기 위해 기꺼이 살인을 지시할 만큼 냉철한 눈빛은 ‘삼식이 삼촌’의 중심을 잡는 든든한 닻이다. 단순히 미워할 수 없는 복합적인 악랄함이 이규형의 3단 변신 눈빛을 통해 투과되기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혼돈의 시대를 배경으로 각자의 욕망을 촘촘히 교차시키는 내용을 보노라면 ‘영화계 시인’ 신연식 감독 특유의 섬세함 속에 녹아든 배우들의 연기에 눈을 뗄 수 없다.“유일하게 삼촌에게만 본심을 드러내는 인물이예요. 작품 속에 자세히 나오지 않았지만 강성민이 어린시절 병에 걸려 죽을 뻔했을때 업고 병원으로 달려가 살린 인연이 있죠. 그런 의존적인 면이 서로 닮아있다고 봤습니다. 없으면 불안하고 엇나간 마음을 눈빛만 봐도 알게 되는 사이. 어떤 무리한 부탁을 해도 다 해결해주는 삼식이 삼촌을 보면 설명되잖아요?”16부작의 긴 여정을 마친 이규형은 “한마디로 성장 할 수 있는 경험이었다. 현장 가는게 늘 즐거웠기도 했지만 20대면 결코 할 수 없었던 역할”이라고 자평했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400억 대작이 든 작품의 고증을 살리기 위해 이규형은 4kg정도 체중을 줄이고 시대에 맞는 의상을 완벽소화했다. 그는 “늘 포마드를 바른 헤어스타일을 고집하고 어두운 톤의 쓰리 피스 정장을 통해 범접할 수 없는 모습을 강조하고자 했다”면서 “카리스마 넘치고 센 느낌이 되려 내면의 유약함을 강조할거라고 봤다”며 자신만의 접근법을 내놨다. 드라마를 처음하는 송상호가 “거침없이 연기하더라. 주저하지 않고 쭉쭉 연기가 나오는걸 보고 많이 배웠다”고 했을 정도다.사전에 모든 신을 암기하고 현장에 가지만 ‘대선배’와의 호흡이 너무 긴장됐다는 이규형은 송강호를 디지털 세계에 입문시킨 장본인 이기도 하다. 뮤지컬 무대에 오를 때 동선을 맞추기 위해 악보와 대본을 양손에 들고 다니던 그는 수년 전 후배들이 아이 패드에 파일로 담아 연습하는걸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던 경험이 있던것.이규형은 “감사하게도 팬클럽에서 선물로 주셔서 늘 핸드폰과 연동해서 들고 다닌다. 선배님과의 촬영이 너무 떨려 외웠던 장면도 다시볼겸 핸드폰 속 대본을 보고 있더니 현장에서 ‘넌 뭐를 그렇게 열심히 보니?’하시더라. 현장에서 시나리오가 아닌 핸드폰만 보고 있으니 궁금했다고”라면서 “늘 인쇄된 책(시나리오)을 들고 다니시던 분이라 신세계라고 하셨다”고 웃어보였다.다리에 깁스를 한 채 등장한 그는 ”원래 아킬레스건이 약한 편이다. 열심히 재활훈련을 하고 있고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는 회복 할 것“이라고 굳은 의지를 보였다.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이규형은 2001년 영화 ‘신라의 달밤’으로 데뷔한 뒤 2017년 tvN ‘비밀의 숲’을 통해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후 ‘슬기로운 감빵생활’,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는 물론 뮤지컬 ‘팬레터’,‘헤드윅’,‘스위니 토드’등 굵직한 작품의 주연으로 무대를 장악해 왔다.“여러모로 운이 좋은 배우인건 확실해요. OTT를 통해 ‘삼식이 삼촌’이 공개됐고, 지난 달 개봉한 핸섬가이즈’도 관객을 만났으니까요. 다리부상이 좀 아쉽지만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에서 네 번째 다이스퀴스 역할을 맡은것도 행복합니다. 1인 9역인데 무대에서 날아다닐거라 기대 많이 해주세요.”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7-07 14:21 이희승 기자

[B그라운드] 배우, 감독 합치면 무려 10번 째 내한, ‘데드풀과 울버린’ 1000만 가자!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데드풀을 연기한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가 선물 받은 한복을 입고 있다. (연합)“올해 최고의 로맨스 영화? 칭찬 감사합니다.” (휴 잭맨)무려 6번 째 내한하는 휴 잭맨과 3번째 한국 땅을 밟은 라이언 레이놀즈의 ‘입담’은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 내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숀 레비 감독이 연출을 맡은 ‘데드풀과 울버린’은 히어로 생활에서 은퇴한 후, 평범한 중고차 딜러로 살아가던 데드풀이 예상치 못한 거대한 위기를 맞아 모든 면에서 상극인 울버린을 찾아가게 되며 펼쳐지는 도파민 폭발 액션 블록버스터.무려 25년간 울버린으로 살아온 휴 잭맨은 “하나의 캐릭터로 찍은 10번째 영화”라면서 “프로듀서이자 작가,주연으로 나온 라이언 레이놀즈를 보며 ‘나보다 더 이 캐릭터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구나’를 느꼈다”며 충만했던 촬영장 분위기를 전했다. 세 사람은 평소에도 가까운 곳에 살며 실제 가족보다 더 자주 만나며 가깝게 지내는 ‘할리우드 베프’로 알려져 있다. 숀 레비 감독의 전작 ‘리얼 스틸’, ‘프리 가이’등에 각각 출연하며 친분을 이어왔고, 배우 각자의 대표 캐릭터를 한 영화로 만드는데 힘을 보탠것.다정한 ‘데드풀과 울버린’.(연합)3일 전용기를 타고 김포공항에 도착한 이들은 영화 홍보 일정으로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린 고척돔을 찾아 본격적인 행보를 알린 바. 이에 라이언 레이놀즈는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하기에 앞서 셋이 한 약속이 있다. 최대한 방문한 도시의 문화와 취향을 즐길 수 있고 셋 중 한 명이 가고 싶은 곳에는 절대 ‘No’를 하지 않는거였다”면서 “함성이 너무 높아서 시계에서 계속 경고음이 들렸다.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 이후 처음이었지만 끄지 않았다”는 말로 좌중을 사로잡았다. 그는 평생 단 두 번의 야구 경기를 했으며, 뉴욕 양키즈 이후 처음으로 본 야구 경기였음을 연신 강조했다.특히 ‘데드풀과 울버린’은 울버린의 서사와 액션을 유지하면서도 R등급 특유의 말맛과 설정으로 일찌감치 전세계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가족중심의 작품관을 강조하는 월트디즈니컴퍼니의 배급망을 타고 전세계에 공개되지만 숀 레비 감독은 “디즈니는 데드풀의 DNA를 유지하는걸 원했다. 기존의 디즈니와 다를거란걸 알고 시작한 일”이라며 색다른 매력을 기대하게 만들었다.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숀 레비 감독(오른쪽부터), 데드풀을 연기한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 울버린을 연기한 휴 잭맨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더불어 숀 레비 감독은 “이 영화는 ‘우정’에 관한 영화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성장해 간다. 감독으로서 이렇게 상징적인 히어로 두 명을 액션과 유머를 점철시켜 여름에 개봉하는건 큰 기쁨”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 말미에는 걸그룹 블랙핑크의 ‘코첼라’ 의상을 제작한 디자이너의 한복을 선물 받아 직접 입어보며 훈훈하게 마무리 됐다.직접 옷고름을 매며 함박웃음을 지은 라이언 레이놀즈는 “감독님은 왜 주는거냐?”며 눙친 뒤 “이 옷을 입으니 데드풀 수트를 입을때 처럼 힘이 난다. 심지어 주머니에 손을 넣을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디자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기자회견에는 아시아 취재진을 비롯한 해외 취재기자 50명이 서울을 찾으면서 흥행대세이자 글로벌 콘텐츠의 주역인 한국의 위상을 굳건히 했다. ‘데드풀과 울버린’ 은 오는 24일 국내 관객과 만난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7-04 11:35 이희승 기자

[B그라운드] 디즈니+에 레이니즘 '통할까', 정지훈, 경호원 역할로 OTT 눈도장!

배우 정지훈이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서울호텔에서 열린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화인가 스캔들’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출연료 받았으니, 되도록 스턴트 안 쓰고 연기 하고 싶습니다.”재벌가 며느리와 그를 지키는 경호원. 김하늘과 정지훈(비)가 디즈니+ 새 오리지널 시리즈 ‘화인가 스캔들’로 3일 전세계 시청자들을 만난다. ‘화인가 스캔들’은 대한민국 상위 1% 화인가를 둘러싼 상속 전쟁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는 나우재단 이사장 김하늘(완수)과 그녀의 경호원 정지훈(도윤)이 화인가의 비밀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드라마 ‘뉴하트’ ‘선덕여왕’ ‘최고의 사랑’ 박홍균 감독과 ‘사랑만 할래’ ‘세자매’ 최정윤 작가가 만나 제작 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정지훈은 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를 통해 대부분의 액션 장면을 직접 소화했음을 밝히면서 “출연료를 받았으면 그 정도는 해야 한다고 본다. 직접 하는게 편하다. 선이 살아있는 액션을 선보이기 위해 무술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하늘은 “대역 없이 얼마나 잘 소화하는지 흥미로웠는데 정말 멋졌다.누군가 저를 위해서 싸워주니까, 촬영인데도 설레더라”며 남다른 호흡을 자랑했다.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화인가 스캔들’의 주역들. 왼쪽부터 서이숙, 비, 김하늘, 기은세, 정겨운. (연합)박홍균 감독은 정지훈의 액션 연기보다 감정연기를 칭찬하며 ”재벌가의 며느리가 된 오완수가 구호활동을 하던 중 의문의 테러를 당한다. 생명의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자신의 친구도 같은 테러범에게 당했다는 서도윤과 함께 테러의 비밀을 파헤치는 작품다“고 말문을 연 뒤 ”정지훈이 액션을 잘한다는건 익히 알았지만 감정 연기도 훌륭하더라. 이 부분을 집중해 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화인가의 후계자 김용국 역에는 정겨운, 화인가의 절대자 박미란 역의 서이숙, 그룹의 변호사 한상일 역의 윤제문, 화인가의 불청객 장태라 역의 기은세 등이 출연한다. 지난 해 메가히트작 ‘무빙’ 이후 뚜렷한 화제작을 내놓지 못하는 디즈니+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아서 일까. 정지훈은 “최선을 다했지만 이번 해에 디즈니+에서 가장 잘 된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는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화인가 스캔들’은 오늘(3일)부터 매주 수요일 2편씩 총 10개의 에피소드가 공개된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7-03 15:12 이희승 기자

[비바100] '핸섬가이즈' 이희준이 만들어내는 '진지한 웃음'

영화 ‘핸섬가이즈’에서 상구 역을 맡은 배우 이희준은 “사람들은 왜 싸울까, 평화로운 게 좋아를 외치는 순수한 인물”이라고 정의했다. (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다작이요? 일년에 한편만 하자는 주의라 평소대로 했을 뿐이죠.”올해만 넷플릭스‘황야’ ‘살인자ㅇ난감’, 디즈니+ ‘지배종’ ,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5 게스트까지 맹활약 중이다. 그저 “순서대로 해 왔던 일이 풀리기시작한 것 뿐”이라며 이희준은 웃어보였다. 코로나19와 OTT작업의 속도가 겹치면서 ‘졸지에’ 다작 배우가 됐지만 “일이 없을 때는 완벽하게 쉰다. 얼마 전에는 아내의 허락을 받고 8개월 이상 해외에 나가있었다. 많은 에너지를 비축했다”며 다시금 열일할 준비가 돼 있음을 강조했다.영화 ‘핸섬가이즈’에서 상구 역할을 맡은 배우 이희준.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꿈꾸던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가 하필이면 귀신 들린 집으로 이사 오며 벌어지는 고자극 오싹 코미디다. 제57회 시체스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으로 현재 극장 상영 중이다.(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지난달 26일 개봉한 ‘핸섬가이즈’에서 그가 맡은 상구는 성난 근육으로 무장한(?), 쉽사리 눈을 마주칠 수 없는 외모의 소유자다. 자신의 돌림자를 딴 반려견 봉구를 동생처럼 챙기고 늘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잘 생겼다”고 말해주는 형 재필(이성민)과 평생 모은 돈으로 한적한 마을에서 막 전원생활을 할 참이다. 목수일을 하는 그에게 나무와 톱, 칼과 망치 그리고 몰고 다니는 트럭이 필수지만 새로 이사온 곳의 주민들은 그들의 외모만 보고 연쇄살인마를 연상한다. 하필이면 그 집에 숨겨진 영혼이 나오면서 ‘핸섬가이즈’는 호러장르를 표방하는 코믹영화로 탈바꿈한다.“시나리오에는 자세히 나와있지 않지만 아마도 상구는 사람들의 그런 시선을 피해서 그 곳에 온 걸 거예요. 사실은 세상 심약하고 배려심 많고 툭하면 눈물을 흘리는 캐릭터인데 ‘나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기 싫다’는 그 마음이 읽는 내내 가슴에 와 닿았거든요. 무엇보다 이런 장르와 영화가 작금의 한국영화 시장에서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게 가슴이 벅차 출연했습니다.”평화로운 전원생활을 꿈꾸던 두 남자가 귀신 들린 집으로 이사 오며 벌어지는 고자극 오싹 코미디를 표방하는 작품에 무리없이 녹아든 이희준. (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첫 촬영은 뺑소니로 누군가 치고 간 검은 염소를 치우는 장면이었다. 피가 흐르는 동물 사체를 묻어주기에 앞서 다른 차들이 사고를 당하지 않게 빠르게 도로 밖으로 빼려는 그 찰나 하필이면 동네를 순찰하던 경찰의 눈에 띈다. 그들에게 피가 흐르는 봉투 속 물체는 누가 봐도 사람이다.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찡그린 상구의 미간 주름은 ‘넌 졸지에 목격자가 됐고 다음은 바로 너!’라는 살기가 튀어 나온다.“그 장면을 위해 일부러 팔근육을 단련했습니다. 운동을 열심히 했어요. 직업이 목수기도 하지만 그런 물체를 들 때 드러나는 근육이 되려 공포와 웃음을 도드라져 보이게 할 테니까요. 사실 꽁지머리를 기르고 현장에 나온 이성민 형을 보고 ‘지지 말아야지’했는데 할 수 있는 게 운동뿐이더군요.(웃음)”느와르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했으나 그 마저도 ‘빵’터지는 포스터.(사진제공=NEW)그와 호흡을 맞춘 이성민은 20대 초반부터 이희준의 성장을 지켜본 장본인이기도 하다. 집안의 반대를 무릎쓰고 상경해 당시 난다긴다 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여있다는 대학로 연극 무대에서 본 이성민은 흡사 신이었다. 동시에 그를 가르친 스승이었으며 자신을 지금까지 있게 한 가족이나 다름없었다. “고향이 같은 대구라 거기부터 시작했습니다다. 언젠가 동네에서 한번 봤을 착하고 어눌한 친구들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죠. 어릴 때부터 존경하던 선배와 연극도 하고 이제는 함께 영화 작업하는 게 뭉클해요. 고맙고 감사한 작업이었죠.”영화 ‘핸섬가이즈’에서 상구 역할을 맡은 배우 이희준.사실 그간 이희준에게 코미디는 ‘먼 곳에 있는 장르’였다. 공연에서는 익숙했지만 영화와는 도통 인연이 없었다. “제안 자체가 없었다. 그래서 ‘핸섬가이즈’를 찍고 나서 어떻게 봐주실지 긴장된다. 관객들이 제 부항자국을 보고 많이 웃어서 좋더라. 원래 설정에는 없던, 내 아이디어”라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전작에서 냉정하고 피도 눈물도 없는 살인마 노인과 숨겨진 욕망을 지닌 정치인, 엇나간 부정의 의사 등 강렬하면서도 ‘이희준이 아니면 대체할 배우가 없다’는 소감이 올라오는 작품을 한 데 대해서는 최근 찾아본 인상적인 댓글을 읽었던 순간을 들려주기도 했다.“사실 ‘은퇴를 준비 중인 거 아니냐’는 말에 웃음이 나왔어요. 실감나는 열연에 대한 칭찬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사실 이제 저의 놀이터이자 일상이라 당연한 건데 아직 나올 게 더 많으니 당분간 지금 하고 있는 연극에만 올인하려고 합니다.”배급사 NEW에 따르면 ‘핸섬가이즈’는 북미를 비롯해 호주,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대만,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베트남, 일본, 홍콩, 마카오, 인도, 몽골,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에 선판매되며 ‘K호러코미디’의 시작을 알렸다. (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그가 무대에서 펼치는 연극 ‘그때도 오늘’ ‘꽃, 별이 지나’ 등은 진선규, 김지현, 정연 등이 속한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20주년 기념 공연이다. 20대의 풋풋함을 지나 40대에도 여전히 그 자리에서 마주한 감동과 기쁨은 그의 연기인생에서 가장 큰 윤활유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핸섬가이즈’는 연극처럼 리허설을 많이한 작품이에요. 실제로 부산의 한 숲속에 산장을 짓고 촬영했는데 몰입이 잘되기도 했지만 현장에서 아이디어가 많이 나와서 배우들끼리 즐거운 작업이었습니다다. 관객들이 많이 웃어주는 건 다 그 덕분이죠.”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7-01 18:30 이희승 기자

[비바100] 애플 TV '팜 로얄: 신분 상승의 사다리', 부자가 되기 위해 감수해야할 희생?

무슨 자신감인지 자신이 이곳의 여왕이 될 거라 강조하는 맥신. 허풍임을 알아채고 클럽에서 내쫓기는 ‘팜 로얄: 신분 상승의 사다리’의 한 장면. (사진제공=애플TV)딱 봐도 근성있다. 미국인 치고는 작은 체구지만 늘씬하고 게다가 금발이라 미인대회에서 가뿐히 1등 트로피를 품에 안은 여자. 대회 출신들이 당연하게도 부자와 결혼하지만 평범한 직장인(?) 파일럿 남편을 사랑해 속도위반을 감수하며 반대를 무릅쓰고 가정을 이뤘다. 그런 맥신(크리스틴 위그)은 타고난 사랑스러움으로 늘 사람들의 호감을 사는 인물이다. 하지만 일에 치여 바쁜 남편을 기다리는 것도 지쳤다. 최대한 빨리 집안의 유산을 상속받아 미국 최상류층만 모인다는 팜비치 최고 사교클럽인 팜로얄의 회원이 되는 것만이 자신의 길이라 여긴다.로라 던이 연기한 린다는 사회운동가다. 개명을 하고 자신의 과거를 묻고 싶어하지만 시즌 말미 아버지의 죽음으로 다시금 상류층에 복귀한다. (사진제공=애플TV)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남편은 그곳에 가는 걸 꺼려하며 “집안과 인연을 끊은 지 오래됐고 유일하게 고모만이 살아있다”는 말로 거리를 둔다. 하지만 맥신은 더 나이들기 전에 그 곳에서 여생을 마무리하고 싶다. 결혼과 동시에 유산한 상처를 딛고 부유한 시댁을 등지고 사는 세월이 고루했던 모양이다. 올 3월 방영을 시작해 최근 10개의 에피소드로 성공적인 시즌1을 마무리한 ‘팜 로얄: 신분 상승의 사다리’는 줄리엣 맥대니얼의 소설 ‘미스터미세스 아메리칸 파이’(Mr. Mrs. American Pie)를 원작으로 한다. 부자가 되기 위해 당신은 어떤 희생을 감수 할 것인가? 이 작품의 시작이 된 질문이다.배우들의 화려한 패션만큼이나 시대적 고증에 충실해 보는 맛을 더한 ‘팜 로얄: 신분 상승의 사다리’의 공식 포스터. (사진제공=애플TV)인간이 달에 막 첫발을 딛음과 동시에 베트남 전쟁으로 골치를 앓고 있던 1969년 미국의 플로리다는 한없이 풍요롭다. 돈만 많아서도 안된다. 그렇다고 집안이 좋은 것만으로도 안된다. 졸부는 여기서 최하위층에 속하는 동네다. 돈자랑을 하면 그와 동시에 영원한 따돌림을 겪다 이사를 해야하는 팜비치의 서열은 노마(캐롤 버넷)가 정한다.그곳에서 맥신은 타고난 적응력을 발휘한다. 가진 돈을 털어 네일샵에 가고 부자들이 식물상태로 누워있는 요양원에 들어가 그들이 숨긴 패물을 전당포에 맡기며 생활비를 번다. 누가 봐도 도둑에 가깝지만 그가 가진 특유의 발랄함과 사랑스러움에 다들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게 함정. 그렇게 팜비치 클럽에 들어가지만 정식 회원이 되려면 기존 회원 3명의 허가와 어마어마한 회원가입비가 요구된다. 에피소드 3까지는 맥신이 미국에서 가장 배타적이면서 세련된 팜비치 상류 사회의 무시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모습에 집중한다.하지만 중반부를 넘어서면서는 의외의 반전으로 스릴러와 코믹을 오간다. 겉과 속이 다른 팜비치 역시 배신과 비밀이 난무하는 것. 팜로얄은 지상 낙원이지만 그곳의 여성들은 모두 여왕자리를 두고 온갖 계략과 험담 그리고 일종의 담합으로 전쟁 중이다.극 중 진정한 부자들은 보석과 패션으로 중무장한 맥신의 불안함과 결핍을 단번에 알아채고 곁을 주지 않는다. (사진제공=애플TV)매년 비치 볼 파티를 성대하게 열어 여왕의 자리를 유지하던 노마의 유일한 조카며느리인 맥신의 등장은 그들에게 기회이자 또다른 갈등의 시작이다. 평소 노마의 오른팔로 군림했던 친구들은 사실 모두 각자의 비밀로 평화를 유지해 왔다. ‘팜 로얄: 신분 상승의 사다리’는 바로 그 인물들에게 때론 친구처럼, 혹은 딸처럼 다가가던 맥신의 변화에 집중한다.전세계 시청자들은 주인공의 철부지 캔디같은 순수함을 응원하다가도 사실 누구보다 속물적인 그 이중성에 빠져든다. 코마 상태의 노마가 죽으면 전재산이 고양이 센터에 기부된다는 걸 알게 된 부부는 결국 대저택에 고모를 모셔 어떻게든 길게 생명을 유지하려 애쓴다. 그 상태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모든 고민을 나눴던 네일샵 직원 밋지(카이아 거버)가 모델 데뷔를 목전에 두고 유부남과 사랑에 빠져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 막장은 시작된다.늘 전화로 연락하던 애틋한 두 사람. 직업이 있는게 신기했던 남편이 결국 집안도 버린 개망나니 바람둥이 였다는 사실을 깨닫지만 그럼에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맥신의 모습이 아이러니하다. (사진제공=애플TV)예상했겠지만 늘 근면했던 파일럿 남편이 은퇴 후 고향에서 ‘개 버릇 남 못 준다’는 한국 속담에 걸맞게 왕년의 바람기를 숨기지 않았던 것이다. 정회원이 되도록 추천해준 사회운동가 린다(로라 던)가 사실은 남편의 전 약혼녀이자 엄청난 재벌의 딸이라는 반전이 묻혀질 정도. 시기상으로는 자신과 바람 피우는 중에 린다에게 파혼을 당한 거였다. ‘팜 로얄: 신분 상승의 사다리’는 그렇다고 머리를 쥐어 뜯고 우는 진부한 전개는 따르지 않는다.이들은 그런 비밀이 드러나기 까지 우정으로 충만했던 사이였기에 서로가 자신을 이용했다는 것을 쿨하게 인정하고 오해를 푼다. 극 중 남성들의 모습은 한없이 찌질하고 여자에 환장하지만 여성들은 그야말로 쿨하다. 그렇다고 마냥 우아하지만도 않아서 되려 재미를 선사한다.노마의 부재로 사실상 사교계를 접수한 에벌린 역할은 ‘미국 영화계의 대모’ 앨리슨 재니가 맡았다. (사진제공=애플TV)우아함의 극치였던 이들의 비밀은 하나같이 치졸하다. 연하에 유색인종인 테니스 코치와 바람을 피우다 “다 버리고 몸만 오라”는 진심어린 사랑고백에도 남편이 주는 부의 단맛을 끊어내지 못했던 맥신의 베프는 결국 또다른 돈많은 90대 할아버지와 재혼하면서까지 사랑과 돈을 모두 손에 쥐려고 한다. 알고 보니 그 테니스코치는 베프의 앙숙이자 나이가 훨씬 많은 린다의 양어머니인 에벌린과도 양다리 연애 중이었다. 되려 양어머니는 죽어가는 남편의 사망을 기다리며 육체는 즐겨도 결코 가정을 깨지 않겠다는 숭고한 약속을 지키고 있지만 결국 본처 딸에게 모든 재산이 상속되는 불운을 겪게된다.아마도 시즌 2에서 진정한 존재감을 발휘할 거라 예상하는 카이아 거버. 모델 엄마와 갑부인 랜디 거버의 딸로 할리우드의 신성으로 활동 중이다. (사진제공=애플TV)극 중 리키 마틴이 연기하는, 한국전쟁 참전 용사인 로버트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다. 그가 1990년대 라틴팝으로 세계를 휘어잡고 일찌감치 커밍아웃해 동성 연인과 가정을 꾸린 사실을 미리 알고 보지 않더라도 배우로서 보여주는 성장은 반갑다. 로버트 캐릭터 자체가 남성과 여성 그 중간의 위치에서 한없이 외롭지만 또 양쪽 모두에게 늘 필요한 설정이란 점이 할리우드의 변화를 만끽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밋지 역할의 배우는 세계적인 모델 클라우디아 쉬퍼의 유전자를 한몸에 받아 연기로 꽃피운다. 이래저래 모르고봐도 알고봐도 철철 재미가 넘치는 작품이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7-01 18:00 이희승 기자

"귀멸덕후 모여라"…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3부작 제작 결정

극장판 ‘귀멸의칼날: 무한성편’ 포스터.(사진제공=애니플러스)인기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중 팬들의 지지를 받아온 ‘무산성편’이 3부작으로 스크린에 걸린다. 7월 1일 TV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합동 강화 훈련편’ 최종화 방영 후 극장판 3부작으로 제작이 결정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의 티저 비주얼이 공개됐다.혈귀에게 가족을 몰살당한 소년 카마도 탄지로가 혈귀로 변해버린 동생 네즈코를 인간으로 되돌리기 위해 ‘귀살대’에 들어가면서 시작하는 이 작품은 2019년 4월부터 TV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카마도 탄지로 입지편’으로 방송을 시작, 2021년 1월에는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을 개봉했다. 특히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은 국내에서 218만911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국내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이후 2021년부터 2022년에 걸쳐 TV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귀멸의 칼날: 환락의 거리편’이 방송됐고, 2023년 3월부터는 월드 프리미어 상영 ‘귀멸의 칼날: 상현집결, 그리고 도공 마을로’를 개봉했다. 같은 해 4월 TV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도공 마을편’을 방송했고, 2024년 2월부터는 전작을 넘어서는 145개 이상의 국가와 지역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한 ‘귀멸의 칼날: 인연의 기적, 그리고 합동 강화 훈련으로’를 개봉했다.무엇보다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주인공 카마도 탄지로와 귀살대 최강의 검사 ‘주’, 그리고 타마요가 투지를 불태우는 티저 비주얼이 공개되며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에 많은 팬들이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국내 수입·배급은 애니플러스의 자회사인 애니맥스브로드캐스팅코리아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TV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카마도 탄지로 입지편’부터 ‘귀멸의 칼날’과 인연을 이어온 애니맥스는 이번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의 국내 수입·배급도 맡게 됐다.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은 슈에이샤 점프 코믹스에서 1권부터 23권까지 누계 발행 부수 1억5000만 부를 돌파한 고토게 코요하루의 만화가 원작으로, 애니메이션은 ufotable이 맡았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7-01 13:00 이희승 기자

[비바100] 팬心없이 봐도 재밌다… 팬이면? 더.할.나.위.없.고!

카라.(사진제공=RBW)엉덩이 춤으로 일본 열도를 사로잡았던 카라(KARA)의 팬덤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티빙, 왓챠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조폭인 내가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이하 조폭고)의 한 장면. 주인공의 친구가 정답이 ‘소녀시대’인 그룹을 설명할 때 10대인 친구들은 “그런 그룹이 있었어?”라며 되묻는 걸 간과하면 안된다. 한 유튜브에서 아저씨와 오빠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원빈이 나오자 이나영과 결혼한 꽃미남 배우를 떠올리면 당신은 아재다. 하지만 그룹 라이즈를 떠올린다면 후자랄까.걸그룹 카라는 최근 버닝썬 수사의 숨겨진 조력자로 다시금 회자되는 故구하라가 소속된 ‘왕년의 언니들’이다. 데뷔할 때 10대 중반과 20대 초반의 푸릇함을 장착했던 이들은 30대 중반이 돼서야 처음으로 함께 해외여행을 떠났다. 웨이브 ‘나만 없어, 카라’는 치솟는 인기와 더불어 멤버 각자의 활동으로 해외를 밥먹듯이 오갔지만 ‘완전체’로는 단 한번도 함께 하지 않았던 카라 멤버들의 첫 해외 여행기다.멤버들의 승부욕을 고스란히 드러냈던 수영장 신. (사진제공=웨이브)올해 3월 공개된 이들의 여행기는 데뷔 15주년을 기념하면서 코타키나발루로 떠난 다섯 멤버들의 이야기다. 리더 박규리를 빼고는 여행을 가는지 모르고 한 식당에 모인 이들은 익숙한듯 자신들이 원하는 메뉴를 시킨다. 니콜이 하이볼을 시킨다면 막내뻘인 강지영과 허영지는 안주가 될 만한 걸 고르는 식이다. ‘걱정인형’인 한승연은 데뷔 후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떠난다는 사실에 모기와 각종 액티비티의 위험함을 강조한다. 다이어트를 의식해 새모이 만큼의 음식, 거기다 이슬만 먹고 카메라 앞에서 세상 예쁜 것만 보여줄 것 같은 걸그룹의 이미지를 기대했다면 오산이다.각자의 휴가를 즐기는 방법도 다양했다. 진솔한 속내와 울음터지는 진부한 모습 대신 완전체 해외여행의 사랑스러움을 강조한 ‘나만 없어, 카라’. (사진제공=웨이브)첫 만남부터 거칠 것 없는 알콜 욕구를 발산하던 이들에게 느껴지는 건 연예계 ‘짬밥’이 아닌 인간 본연의 모습이다. 일본에서 식지 않은 인기를 구가 중인 막내 강지영이 하루 늦게 도착하는 것만 빼고는 모든 게 완벽하다. 각자가 배정받은 방에 자신의 이름을 환영인사로 올려놓은 대나무 장식을 멤버들 저마다의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도 가감없이 담긴다.소중하게 셀카로 남기는 멤버가 있는가 하면 자신이 쉬기 편하게 치우는 사람도 있다. ‘나만 없어, 카라’의 편집은 그 과정이 어떻든 카메라 앞에 익숙하고 또 가감없는 성격을 숨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쿠지에서 내일을 위해 몸을 담그는 사람, 자신의 메이크업 지우기 과정을 공개하는 사람, 기꺼이 내일 일정을 위해 꿀잠에 드는 사람까지 제각각의 모습을 고스란히 공개한다.단체카톡방에 올리는 미션은 그저 단체 일정을 위한 모임 시간 뿐이다. 그 사이에 멤버들은 어색했던 사람과 아침을 먹거나 평소 로망이었던 새벽 등산에 나선다. 사실 카라는 데뷔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데뷔 당시 같은 소속사였던 핑클의 후광을 이어나갈 거라 예상했지만 의외로 무명의 세월이 길었다. 과거 한 예능에서 한승연이 공식 스케줄로 인해 출석부 서류를 낼 때 받았던 설움은 지금도 회자될 정도다. 가수인지 몰랐던 학교에서 여러 번 확인하며 무시를 받았던 것. 메가히트곡 ‘미스터’ 이후 치솟은 팬덤은 교내 캠퍼스를 걸어 다닐 수 없을 정도 였다고 전해진다. 춤과 흥 모든 것이 빠지지 않았던 카라의 모습.민낯과 파자마 모습도 공개해 몰입도를 높였다. (사진제공=웨이브)‘나만 없어, 카라’에서 의외의 멤버는 니콜이다. 인형같은 외모의 박규리가 활동 내내 여러 이유로 혼자 활동했음을 이해하고 사전에 “이번 기회에 친해졌으면 좋겠다”고 손을 내민다. 시리즈 초반 조식을 나눠먹기 위해 만났으나 뭔가 어색한 기류는 연출이 아니다. 10년 넘게 활동했지만 곁을 내주지 않던 언니에 대한 서운함 그리고 쉽게 다가가지 못한 자신에 대한 반성이 교차하는 부분이다.다른 멤버들에게도 기꺼이 손을 내민다. 교포 출신에 영어가 능숙하고 깍쟁이 같던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다. 다들 스노쿨링에 빠질 때 바나나보트를 타고 싶은 멤버를 챙기고 다들 잠든 새벽에 일어나 기꺼이 산에 함께 올라주는 배려가 돋보인다.시리즈 말미에 게임으로 인해 빈익빈 부익부로 나뉜 선물찬스는 이 프로그램의 백미다. 각자가 받은 봉투에는 한화로 약 2000원부터 30000원 사이의 금액이 들어있다. 이 돈을 마니또로 뽑은 상대방에게 선물해야 하는 찰나 각자의 MBTI가 돋보이는 선택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각양각색 멤버들 중 숨겨진 매력 발산은 오롯이 니콜의 몫이다. (사진제공=웨이브)무엇보다 왕성한 이들의 활동은 ‘나만 없어, 카라’를 보게 만드는 치트키다. 2세대 K팝 걸그룹을 대표하는 그들은 내달 신곡을 발매할 예정이다. 다섯 멤버는 지난 2022년 11월 데뷔 15주년을 기념하는 스페셜 앨범 ‘무브 어게인’(MOVE AGAIN)으로 7년6개월 만에 다시 뭉쳐 활동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이로서 카라는 2000년대, 2010년대, 2020년대 음악방송에서 모두 1위에 오른 최초의 걸그룹이 됐다. 친근함과 귀여운 이미지로 큰 인기를 끌었던 카라는 2013년 1월에는 한국 여성 가수 중 처음으로 도쿄돔에서 콘서트를 열었고 오는 8월 도쿄와 오사카에서 콘서트 ‘카라시아’(KARASIA)로 무대에 선다. 그 끈끈함을 담은 ‘나만 없어, 카라’의 하이라이트는 각자가 가져온 보물상자다. 여기에는 활동초기 한 팬에게 받은 500원짜리 앨범도 있다. 배고플 때 뭐든 시켜먹으라는 뜻으로 소중히 담긴 동전의 빈 자리는 이들이 얼마나 알차게 팬들의 마음을 만끽했는지 느껴지는 대목이다. 지금은 하늘의 별이 된 구하라의 존재는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각인된다. 여전히 아름답고 장난 잘 치는 모습으로 구하라를 멤버들은 펑펑 흘리는 흐느낌 대신 즐거웠던 순간으로 추억한다. 한 두 방울의 눈물이 더욱 진하게 가슴에 박히는 건 그래서다. 털털한 멤버들의 성격을 고스란히 담은 연출력이 돋보이는 ‘나만없어, 카라’의 한 장면. (사진제공=웨이브)동시에 ‘나만 없어, 카라’는 그 어떤 걸그룹도 하지 못했고 가려졌던 K팝의 위대함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멤버들은 여전히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만의 길을 간다. 생활이 궁핍하고 관심이 아쉬워 완전체로 컴백한 모양새가 아니다. 작금의 트와이스, 뉴진스가 도쿄돔을 장악하기에 앞서 카라의 팬덤이 있었음을 보는 내내 감사하게 만든다. 그들은 빛나고 여전히 아름답다. 그 어떤 것도 대체 할 수 없는 오롯한 사랑스러움으로.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6-26 18:30 이희승 기자

[비바100] 아이랑 보러 갔다가 어른이 더 울고 온다는 화제의 영화!

극중 빌런의 몫을 제대로 톡톡히 하면서 동시에 전세계 관객들에게 가장 큰 공감을 얻은 불안이의 모습.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아버지의 이직으로 인해 이사를 해야 했던 라일리. 날씨도 친구도 집도 모두가 낯설다.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다섯 감정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에피소드는 2015년 국내 개봉당시 490만명의 마음을 훔쳤다. 엄청난 기억들이 저장된 머릿속 세계를 누비는 감정들이 9년 만에 ‘사춘기’ 버튼을 달고 돌아왔다. 지난 12일 개봉하는 영화 ‘인사이드 아웃2’는 낯선 감정인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가 본부에 등장하면서 시작한다.기본 자아인 “난 좋은 사람이야”를 구축한 라일리의 감정 본부는 기쁨이의 리드 아래 여전히 바쁘지만 평화롭다. 나쁜 기억들은 저 멀리 날려버리고 긍정과 도전, 영원한 우정을 만끽하는 것이 그들의 임무. 사실 갑자기 등장한 새로운 감정들이 마냥 반가운 건 아니지만 늘 그렇듯 행복한 일상이 이어질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지난 12일 개봉한 영화 ‘인사이드 아웃2’의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이 감정들의 균열은 늘 안 좋은 상황을 대비하는 불안에서 시작한다. 당연히 같은 학교에 진학할 거라 믿었던 두 친구가 사실은 자신만 빼고 다른 곳에 지원한 사실을 라일리가 알아버린 것. 당황이가 감정 컨트롤을 만지면서 라일리는 볼이 빨개지고 따분이에 의해 또래 관계가 점점 시시해 진다. 그렇게 3일간의 하키캠프에서 만난 선배 벨을 향한 마음은 부럽이 담당이다.기쁨이는 늘 자신을 따르던 다른 감정들과 달리 제멋대로인 새로운 감정의 등장에 당황한다. 평소대로 자신이 빠르게 상황을 정리하려 하지만 그 틈을 타 불안이는 기본 감정들을 영원한 기억 저장소로 보내 버린다. 그곳에는 라일리가 절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상황들이 가득 차 있다. 현실의 라일리는 그렇게 또래 친구들과 멀어져 평소와 다른 감정을 느끼며 혼란을 느낀다. 까칠이가 이 와중에 자신을 도와준다면 좋겠지만 ‘이해심’으로 개명을 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일이다.인간의 기본 자아를 형성하는 데 바쁜 여러 감정들 중 슬픔이와 기쁨이의 궁합은 여전히 최고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인사이드아웃2’는 주인공의 사춘기가 곧 감정본부의 리더인 기쁨이가 겪는 감정임을 대놓고 드러낸다. 늘 다른 감정들을 다독이고 배려해야 했던 그는 자신이 발명한 기계를 통해 좋지 않은 기억구슬들을 멀리 발사해 놓고 긍정적인 자아를 굳건히 했다. 하지만 그런 결정이 되려 라일리의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다. 때론 부정과 상처, 수치심과 걱정의 경험을 기억해야 탄력성 있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됨을 알게 되는 것이다. 감독이 갓 태어난 딸의 머리 속 감정들이 궁금해 만든 전편과는 달린 2편은 흐른 세월만큼 ‘성장’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1편을 본 어린 관객들이 극장으로 몰리는 한편 청소년을 둔 부모 관객들의 공감을 제대로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개봉 2주차에 극장 관객 400만명을 돌파하며 글로벌 흥행 수익은 5억8188만 달러(8093억원)를 넘기는데 한국 시장이 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스타를 내세운 더빙이나 눈을 사로잡는 캐릭터는 없지만 ‘인사이드 아웃2’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20년 후에나 나올 추억 할머니의 등장이 단 두 번 뿐이니 눈 크게 뜨고 봐야 한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6-26 18:00 이희승 기자

'골프여제' 박세리, '부모 빚투'에 눈물… "감당할 수 있는 선 넘어"

박세리가 기자회견 도중 눈물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하나 해결 하면 또 다른게 나왔다.”‘골프여제’ 박세리도 부모의 빚투에선 자유로울 수 없었다.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회의실에서 진행된 박세리희망재단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고소 관련 기자회견이 열렸다. 박세리 부친은 국제골프학교 설립 업체로부터 참여 제안을 받고 재단의 법인 도장을 몰래 제작해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새만금개발청이 진행했던 3000억원 이상 규모의 ‘새만금 해양레저관광복합단지’ 개발사업은 올해 10월 개장 예정이었지만 위조문서 제출로 현재는 ‘올스톱’ 상태다.박세리 전 올림픽 여자 골프 국가대표팀 감독은 “꽤 오랫동안 이런 상황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부녀간의 갈등이 깊었음을 밝히면서 “선수 은퇴 후 한국 생활을 하면서 수면위로 올라온 문제들이다. 가족이니까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조용히 해결하려고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다”고 운을 뗐다.이어 “지금 꿈을 꾸고 있는 유망주들의 꿈이 혹시라도 꺾일까 하는 우려에 다시 한번 강조를 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눈물을 보였다. 부친과 법적 분쟁을 진행 중인 그는 “이제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었다”고 밝히면서 “제가 승낙 해야지만 이름이 사용가능하다. 저희 부모님이기에, 저희 아빠이기 때문에 갖고 계셨던 모든 채무 관련 제가 다 변제를 해드렸지만 이제 더 이상은 제가 할 수 없는 부분까지 왔다”고 했다.박 이사장은 고소를 결정하게 된 이유에 대해 “재단 차원에서 고소장을 냈지만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재단 이사장으로서 할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세리희망재단은 지난 2016년 골프 인재 양성 및 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해 설립한 재단이다.함께 자리한 법률대리인 김경현 변호사는 “박세리희망재단은 부친과 무관하다. 어떠한 직책이나 업무를 수행한 적이 없다. 앞으로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은퇴 후 방송에서 ‘리치언니’로 불린 박 이사장은 과거 한 예능에 출연해 “상금만 따지면 200억이 안 된다. 사실 선수는 상금보다 스폰서 계약금이 더 큰데 그건 다 부모님 드렸다”고 재산에 대해 언급한 바.재단은 지난해 9월 박세리의 부친 박준철 씨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대전 유성경찰서에 고소했으며 경찰은 최근 기소 의견으로 해당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전해졌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6-18 17:21 이희승 기자

[B그라운드] '괴물신인' 라이즈의 청춘을 보다… 신곡 '붐붐 베이스'차트 점령

그룹 라이즈의 멤버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괴물신인’ 라이즈(RIIZE)가 첫 미니앨범 발매로 대세기운을 이어간다. 라이즈 첫 미니앨범이 발매된 지난 17일 오후 8시부터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RIIZE The 1st Mini Album ‘RIIZING’ Premiere’가 성황리에 열렸다.행사에는 라이즈 멤버 앤톤, 소희, 원빈, 은석, 쇼타로, 성찬이 참석했다.타이틀곡 ‘붐 붐 베이스’는 펑키한 디스코 비트와 그루비한 베이스 라인이 돋보이는 곡으로, 음의 높낮이로 점차 깊어지는 친밀감을 나타낸 곡 전개가 듣는 재미를 더한다. 서로에 대한 설렘을 자유롭게 표현한 청춘의 모습이 담긴 가사가 특징이다.발매 직전 취재진과 만난 성찬은 “처음 이곡의 데모를 듣고는 멤버들이 다 같이 ‘이거다’ ‘됐다’라고 했을 정도로 운명적인 곡”이라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은석은 “기존의 자유분방한 느낌을 덜고 라이즈만의 절제를 보여드리고자 했다”며 무대 위 퍼포먼스를 정의했다. 쇼타로는 “특히 베이스 기타 연주를 들어보시면 쿵쿵 울리는데 심장을 두드리는 느낌”이라고 남다른 애정을 밝혔다. 앤톤 역시 “에너제틱한 분위기를 담기 위해 멤버들이 녹음실에 같이 들어가서 녹음하기도 했다”는 에피소드를 전하기도.그룹 라이즈가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첫 번째 미니앨범 ‘라이징(RIIZING)’ 발매 쇼케이스에서 타이틀 곡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이번 앨범은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에서 브라질, 핀란드, 일본,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대만 등 전 세계 9개 지역 1위, 일본 라인뮤직 실시간 앨범 TOP100 차트 1위 및 로컬 플랫폼 AWA 실시간 급상승 차트 1위, 한터차트, 교보문고 등 국내 주요 음반 차트 일간 1위에 올랐다.한편, 라이즈는 첫 미니앨범 ‘RIIZING’(라이징) 발매를 기념해 오는 23일까지 스타필드 수원 1층 타워 아트리움과 그랜드 아트리움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한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6-18 16:49 이희승 기자

[비바100] 믿고 본다 '하이재킹' 하정우… "지치지 않고 '복합마데카솔' 같은 마음으로 연기할 것"

.배우 하정우에게 진중함은 곧 연기다. 그저 명사로 구분되는 연기는 ‘나의 일’ 그리고 혹자는 ‘직업’, 본인은 아마도 ‘운명’이라 부르는 단어다. 대화 중 특유의 위트를 잃지 않는 모습은 여전했고 신작을 소개할 때에는 되려 한 템포 늦추는 호흡이 감지됐다. 그의 최근 필모그래피에는 유독 실화에서 출발한 영화가 많았다. ‘최연소 1억 동원 배우’라는 호칭이 무색할 만큼 아쉬운 흥행에도 21일 개봉하는 영화 ‘하이재킹’에 대해서는 “몰입감과 속도전이 좋다”는 심플한 표현으로 남다른 만족감을 드러냈다.‘하이재킹’은 1970년대 비행기 납치가 극성을 부리던 시기, 실제 폭탄을 들고 강릉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탄 스물 두살 청년(여진구)과 탑승객들이 겪는 이념 갈등과 공포, 희생을 자처한 휴머니즘을 그린다. 극 중 그가 맡은 태인은 공군조종사 출신으로 군인의 사명보다 민간인의 목숨을 더 소중히 여기는 인물이다.손익분기점 230만명의 ‘하이재킹’은 20여년 동안 다수 작품 연출에 참여한 김성한 감독과 ‘1987’을 쓴 김경찬 작가가 각본가로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사진제공=키다리 스튜디오, 소니픽쳐스)“시나리오를 보고 나서야 이게 실화인 걸 알았습니다. 제 역할보다 ‘왜 이렇게 어린 청년이 비행기를 납치해야 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컸죠. 넷플릭스 ‘수리남’을 한창 찍을 때 초고를 받았는데 엔딩의 먹먹한 여운으로 남은 촬영이 힘들 정도 였습니다.”‘하이재킹’으로 장편영화에 데뷔하는 김성한 감독과는 영화 ‘1987’ ‘백두산’ 촬영 당시 조감독으로 만난 사이다. 동갑내기여서 빨리 친해지기도 했지만 서로 물린 주식 이야기를 하다 “복구할 수 있는 좋은 정보가 있으면 공유하자”면서 연락처를 교환한 게 친분의 시작이었다.그는 “조감독만 전문으로 하는 분인 줄 알았다” 눙치고는 “일을 워낙 잘하기로 유명해서 부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입봉작에는 무조건 출연하겠다고 약속했고 그렇게 세월이 흘러 ‘하이재킹’을 만난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선택한 운명같은 작품임을 강조했다.1971년 대한항공 F27기 납북 미수 사건을 소재로 한 ‘하이재킹’은 실제 110분 후 비상착륙에 성공하며 역사상 가장 극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사진제공=키다리 스튜디오, 소니픽쳐스)영화에는 과거 영화, 예능 등에서 그와 함께 호흡한 익숙한 배우들이 등장한다. ‘국가대표’의 성동일과 김동욱을 필두로 여진구는 예능 ‘두발로 티켓팅’에서 만난 사이다. 이에 하정우는 “사실 의식하지 못하고 캐스팅했다. 웃음기 뺀, 임팩트 있는 연기를 할 때 매력적인 배우를 우선적으로 골랐다”는 말로 선을 그은 뒤 “사실 (여)진구는 물망에 오른 유력 후보 두 명 중 하나였다”며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줬다.그는 “20대 초중반 나이에 비행기를 납치할 수 있는 똘기가 있어야 했다”며 극 중 용태의 캐스팅이 난항이었음을 밝혔다.(사진제공=키다리 스튜디오, 소니픽쳐스)“아역배우로서의 이미지만 생각하다 첫 만남에서 깜짝 놀랐어요. 바로 제작사 대표와 감독에게 ‘똘끼 있는 눈빛에 비행기 납치 정도는 할 수 있는 체격과 깡이 느껴진다’고 문자를 남겼죠. 그렇게 뉴질랜드로 떠난 보름 동안 옆에 붙어서 ‘하이재킹’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강요? 절대 없었죠. 하도 전담마크를 해서인지 귀국 후에 바로 연락을 주긴 했지만요.(웃음)”예산 140억원의 ‘하이재킹’은 그의 첫 연출작이자 저예산 영화 ‘롤러코스터’가 여러모로 생각나는 현장이었다. 비행기 전체가 360도로 돌아가는 최첨단 장비는 기본, 제한된 공간에 세계적인 CG기술이 더해서 고공상태의 상황까지 실감나게 구현된다.그는 “직업적으로 비행기를 많이 타니까 무조건 질문을 해댔다. 기종에 대한 관심이 크고 뭐든 파고드는 편이라 멘트구성부터 불이 들어오는 신호체계, 서랍의 위치와 쓰임새 등을 공부했다”면서 “나중엔 승무원을 하는 주변 친구들이 나에게 ‘이 기종은 어떻게 근무하는 게 편하냐?’고 되물어보더라”는 에피소드를 밝혔다.2013년 제작비 6억원이 채 들지 않았던 ‘롤러코스터’의 감독에서 안주하지 않은 하정우는 올 연말 세 번째 연출작 ‘로비’를 공개할 예정이다. (사진제공=키다리 스튜디오, 소니픽쳐스)지난해 하정우는 영화 ‘비공식작전’과 ‘1947 보스톤’에서 ‘하이재킹’처럼 실화에서 출발한 실존인물을 연기했으나 손익분기점을 돌파하지 못했다. 극장을 향한 관객들의 발걸음이 줄어든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었지만 그나마 투자자체도 OTT로 편중되면서 배우로서의 고민도 깊어졌다. 늘 “좋은 연기란 상황에 맞는거다. 이야기를 잘 지탱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말해 온 그는 “사람의 마음을 사는 것은 과학적 접근이 어렵다. 다만 어떤 태도와 마음을 갖고 살아야 할지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속마음을 밝혔다.“비행기 승객으로 나오는 수많은 배우들이 새벽 4시에 모여 리허설을 군말 없이 소화하시더군요. 얼굴이 잘 나오지 않는 위치에 있어도 너무 열심히 해서 감독님이 울먹거릴 정도였어요. 그때가 크리스마스 이브였거든요. ‘하이재킹’을 찍으며 기본기를 더 많이 다져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일을 늙어서까지 지치지 않고 하는 것, 카메라 앞에서나 뒤에서 혹은 그림과 책을 쓰는 것 등 다양하게 하고 싶어요. 그래서 저는 이 마음을 ‘복합마데카솔’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웃음)”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6-17 18:30 이희승 기자

[비바100] 잘못 배달된 도시락은 '사랑'을 타고…영화 '런치박스'

가정에 충실하지만 일라는 늘 밖으로만 도는 남편과 아이가 채워주지 못하는 외로움을 알게 된다. (사진제공=(주)팝엔터테인먼트)영화의 시작은 악명 높기로 유명한 인도의 기찻길이다. 역 앞에는 구두를 닦는 소년과 바쁘게 열차를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한가득이다. 곧 화면은 바뀌어 흰 모자와 의상을 세트로 맞추고 자전거를 타는 한 남자의 모습을 비춘다. 최근 유튜브와 다수의 방송을 통해 알게 된 이 사람은 ‘다바왈라’(Dabbawala)라 불리는 도시락 배달부다.영화 ‘런치박스’가 국내에 공개된 시점은 2013년 부산국제영화제다. 매일 점심 도시락을 남편과 자녀에게 전달해주는, 인도만의 특별한 서비스를 하는 5000여명의 도시락 배달원 이야기가 스크린을 만났다.중산층의 평범한 주부 일라는 딸을 배웅한 후 윗집 아줌마의 레시피대로 특별 양념을 넣어 카레를 만든다. 철로 만든 3단 도시락을 가득 채울 때쯤 이 동네를 담당하는 다바왈라가 도착한다.카메라는 곧 그의 빠른 속도를 따라간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들은 한치의 실수도 없이 기차역 앞에 모여 전용 칸에 도시락을 밀어넣고 또 다시 역에서 내려 담당자들에게 구역별 도시락을 할당한다. ‘런치박스’에서 일라의 녹색 도시락가방은 한 빌딩으로 들어서고 점심시간을 앞두고 한 직원에 의해 각자의 책상 위에 놓여진다.‘런치박스’의 남자 주인공은 인도의 국민배우 이르판 칸이 열연한다. 할리우드에 진출해서 ‘쥬라기 월드’ ‘인페르노’ ‘라이프 오브 파이’에 출연했던 그는 50대 중반의 나이에 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 (사진제공=(주)팝엔터테인먼트)곧 퇴직을 앞둔 사잔은 매일 오는 도시락에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아내를 잃고 혼자 사는 그는 가까운 식당에서 도시락을 배달해 먹는다. 삼삼오오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 식당에 혼자 앉은 그는 무심코 도시락을 열고 깜짝 놀란다. 첫칸부터 냄새가 남다르다. 무심코 집어 먹어보니 맛도 환상이다.두 번째 칸과 세 번째 칸에는 특제 카레와 함께 정성스럽게 구운 난까지 들어있다. 바로 그릇에 덜어 남김없이 먹어치우는 주인공. ‘런치박스’는 다시 녹색 도시락통이 다바왈라의 손에 이끌려 일라의 집에 도착하는 과정을 담는다.그 시간 일라는 도시락이 남편이 아닌 다른 사람의 입에 들어간 줄은 꿈에도 모른 채 깨끗하게 핥아먹은 그릇을 보게 된다. ‘런치박스’는 대놓고는 아니지만 소원해진 부부의 일상을 내비친다. 남편은 매일 늦고 집에서는 늘 전화기를 끼고 산다. 가끔 세탁기에 빨래를 넣기 전 냄새를 맡아보지만 이 마저도 확실하지 않다. 그렇게 일라는 음식으로라도 남편의 마음을 돌리고 싶었던 것.인도 가정식을 소박하게 그려낸 ‘런치박스’,(사진제공=(주)팝엔터테인먼트)사잔은 퇴근 후 도시락을 주문한 식당에 들린다. 그는 곧 은퇴할 예정이라며 이번 달 까지만 도시락을 넣어달라고 하고 “오늘 요리가 정말 맛있었다. 계속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사실 동네에서 깐깐하기로 유명한 그는 집 앞에서 노는 아이들을 쫓아내고 문 안에 떨어진 공도 주워주지 않는 냉정한 남자다. 그런 그도 정성과 사랑이 가득한 도시락을 먹으며 점차 변한다. ‘런치박스’는 절대 바뀌지도 않고 과학적으로 0.02%에 불과한 배달사고를 가졌다는 100년 전통의 도시락 배달 서비스를 통해 두 남녀의 외로움을 그린다.영화 중반부는 도시락이 바뀌는 걸 알면서도 보내는 여자 그리고 그 걸 먹으며 삶의 의미를 되찾는 남자의 사연에 집중한다. 일라는 도시락 밑에 편지를 써 비워진 도시락을 보고 몇 시간 동안 행복했음을 그리고 요리의 즐거움을 다시금 깨달았음을 전한다. 현실이라면 배달부에게 바뀐 사실을 전하고 다시는 배달사고가 안 나게 처리하겠지만 ‘런치박스’는 남자가 쓴 답장으로 재미를 더한다.도시락 배달사고를 통해 인도에 뿌리내려진 차별과 결혼 관행을 엿볼 수 있는 것도 이 영화의 재미다. (사진제공=(주)팝엔터테인먼트)고맙다는 말도 없이 “음식이 너무 짰다”는 한줄 뿐이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음식 타박을 받은 여자는 전투적으로 변한다. 일부러 매운 고추를 넣어 보냈건만 “그 덕에 바나나 두개를 먹으니 배변에 좋을 것 같다” 적힌 쪽지가 들어 있다.누구를 위한 도시락인가. 보는 것만으로도 입맛이 도는 요리가 적당히 들어있는 영화의 한 장면. 사진제공=(주)팝엔터테인먼트)영화는 다바왈라만이 아는 도시락 출발지와 배달지를 통해 엇갈리는 두 남녀의 끝을 가늠하게 만든다. 돌고돌아 만나기로 약속했지만 사잔은 거울 속에서 늙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조우한다. 시대에 순응하는 삶이 행복의 기준이었던 일라는 용기를 내 남자의 직장에 찾아가지만 아쉽게도 이미 은퇴를 한 뒤다. 사실 아내를 잃은 뒤 모든 삶이 똑같았던 사잔의 일상도 변했다. 동네 아이들에게 다정해졌고 곁을 주지 않았던 회사 동료에게도 마음을 연다. 그렇게 끝날 것만 같았던 도시락 로맨스는 기차에서 퇴근길 노동요를 부르고 있는 다바왈라의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그들 사이에 껴 있는 사잔이 일라와 만났을지는 관객의 상상력에 맡긴 채.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6-17 18:00 이희승 기자

[B그라운드] 육군army 떠나 진정한 ARMY의 품에…'맏형' 진의 진심!

민간인 1일차에 1시간의 무대를 장악한 방탄소년단의 진.(사진제공=빅히트 뮤직)방탄소년단 진이 육군(army)를 떠나 건간하게 ARMY(아미. 팬덤명)의 품으로 돌아왔다. 지난 13일 서울 잠실 일대에서 열린 ‘2024 FESTA’를 전역 후 첫 행보로 선택한 진은 1부 행사인 ‘진’s Greetings’에서 1000명과 따뜻한 포옹을 나눴다. 이어 2부 ‘2024년 6월 13일의 석진, 날씨 맑음’에서는 4000명의 팬들과 함께 음악으로 소통했다. 자전거를 타고 무대에 등장한 진은 “집에 돌아왔다. 재데뷔한 느낌이다. 아미들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에너지를 받았다”고 감격해 했다. 그룹 방탄소년단과 아미가 함께하는 축제가 잠실벌을 달궜다. (사진제공=빅히트 뮤직)이날 눈길을 끈 무대는 2021년 발표한 ‘슈퍼참치’다. 원래 1절만 있던 곡에 이날을 위해 2절을 직접 만들었다는 그는 솔로곡 ‘The Astronaut’ ‘Moon’을 연달아 부르며 환호의 중심에 섰다.띠동갑 군인들과 함께 군복무를 했다는 그는 이날 무대에서 ‘군필돌’로서 남다른 자부심을 나타내기도. “전역할 때 울지 않기로 약속했는데 그 친구들이 울어서 같이 울었다”는 에피소드를 밝히며 끈끈했던 전우애를 밝혔다.이날 저녁 9시가 넘어 끝난 시간에도 보라색 물결의 아미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않았다. 현장에 있던 스웨덴 출신의 샬롯(25)씨는 “기다린 순간을 다 보상 받았은 느낌”이라면서 “멤버들의 완전체 무대에 또다시 한국에 올 것”이라고 감격했다.자신을 미국 아미라고 밝힌 헤일리(22)는 또렷한 한국말로 “석진아 기다렸다. 사랑해”라고 말해 주변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진은 집에 돌아가는 팬들에게 꽃을 선물하며 “곧 모두의 방학(군 공백기)이 끝난다. 친구들아 빨리와”라며 멤버들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2024년 6월 13일의 석진, 날씨 맑음’은 ARMY 멤버십 가입자를 대상으로 위버스(weverse) 라이브 스트리밍이 진행됐다. 이 스트리밍은 전 세계 177개 국가에서 동시에 접속해 눈길을 끌었다. 진이 라이브를 켜자 전 세계에서 90만명이 넘는 아미가 동시접속해 글로벌적인 팬덤을 증명했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6-14 13:42 이희승 기자

[B그라운드] 반전로맨스 '놀아주는 여자'의 유일한 아쉬움은 '주4일 검사' 권율?

하트 만든 한선화-엄태구.(연합)중저음이 매력적인 남자와 하이톤 목소리의 여자가 만났다. 그간 어둡고 거친 연기를 주로 맡아온 엄태구와 걸그룹 출신의 발랄함을 연기로 승화시킨 한선화가 그 주인공. JTBC 새 수목드라마 ‘놀아주는 여자’는 어두운 과거를 청산한 큰 형님과 아이들과 놀아주는 크리에이터 여자의 반전 로맨스를 그린다. 12일 오후 서울 구로구 라마다서울신도림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영환 감독은 “그간 수컷, 센 이미지로 각인돼 있는 배우의 현실을 보여주고자 노력했다”고 할 만큼 극과 극의 호흡에 웃음 코드를 강조했다. 그는 “전직 조폭 출신의 전과가 있는 남자 주인공을 바라보는 편견, 틀리거나 나쁜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동화시켜줄 것”이라고 말했다.평소 로맨스물을 열망했던 엄태구는 이번 작품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와 달리 순수한 영혼을 지닌 캐릭터를 연기한다. 엄태구는 “처음 해보는 표정과 대사가 많았다. 로맨틱 코미디를 했던 분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늘 부끄러웠지만 목숨 걸고 연기했다”는 말로 특유의 진지모드를 발동시켰다. 특히 상대배우인 한선화와 2019년 드라마 ‘구해줘2’로 호흡을 맞춘 만큼 특유의 낯가림은 많이 덜어진 모습이었다.이에 한선화는 “일명 ‘미니 언니’라고 불리는 키즈 크리에이터인 만큼 긍정적이고 명랑하다. 무엇보다 엄태구 눈에 러블리함이 묻어있어서 그 힘을 많이 받은 것 같다”며 화기애애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SBS ‘커넥션’에 이어 또다시 검사 역을 맡은 권율은 일주일에 반 이상을 시청자들과 ‘같은 직업’으로 만나 아쉬움을 더한다. 편성 탓이라고 하기엔 캐릭터 변주에 안착한 모습이라 이번 ‘놀아주는 여자’에서 어떤 매력을 선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4-06-12 19:16 이희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