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률보다 높은 전셋값 상승률… 다시 고개 드는 갭투자 우려

문경란 기자
입력일 2020-06-14 15:17 수정일 2020-06-14 15:49 발행일 2020-06-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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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매맷값과 전셋값의 격차가 좁혀지자 갭투자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내 아파트 전경. (연합)

서울 아파트값이 짧은 숨고르기를 마치고 지난달 말부터 상승 반전한 이후 추세가 유지되는 분위기다. 서울에서는 비강남권 중저가 아파트, 경기·인천에서는 안산과 인천, 남양주 등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지역에서 상승폭이 재차 확대됐다.

1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03% 오르며 3주 연속 상승했다. 재건축이 0.08% 올라 전주(0.04%)대비 상승폭이 확대됐고, 일반아파트는 0.03% 올랐다. 풍선효과가 이어지면서 경기·인천은 0.09% 올랐고 신도시는 0.02% 상승했다.

상승 반전한 매맷값보다 더 큰 문제는 무주택자들에게 당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전셋값이다.

수도권 전세시장은 매물 부족으로 지난주 서울이 0.05% 상승했고, 경기ㆍ인천과 신도시가 각각 0.06%, 0.03% 올랐다. 특히 서울 아파트 전세값은 지난해 7월 1주차(7월1일)부터 오르기 시작해 50주 연속 상승했다. 누적 상승률은 3.09%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1.73% 오르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매매거래가 주춤하면서 집값의 향방을 가늠할 수 없게 되자 매매보다 매수를 대기하는 수요가 계약 연장에 나서면서 전세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매매가격과의 격차를 좁혀 나가면서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도 높아졌다.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을 기준으로 한 전세가율은 지난 1월 57.2%에서 지난달 57.6%로 0.04%p 올랐다.

부동산 업계는 매매가격이 주춤하는 사이 이처럼 전셋값이 상승하면 갭투자가 고개를 들 것으로 예상했다. 전셋값 상승세가 꾸준히 지속되면 결국 매매가격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임대차보호법 등 전월세 시장 보호 방안 마련에 나선 이유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수도권 개별 지역 중에는 매매가격보다 전세가격 상승폭이 더 높은 지역들도 다수 확인되는 만큼 전세매물 부족으로 전세가격의 상승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사상 최저금리에 대출규제 영향까지 덜 받는 갭투자 수요가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과거보다 높아졌다”고 말했다.

문경란 기자 mg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