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짧은 숨고르기를 마치고 지난달 말부터 상승 반전한 이후 추세가 유지되는 분위기다. 서울에서는 비강남권 중저가 아파트, 경기·인천에서는 안산과 인천, 남양주 등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지역에서 상승폭이 재차 확대됐다.
1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03% 오르며 3주 연속 상승했다. 재건축이 0.08% 올라 전주(0.04%)대비 상승폭이 확대됐고, 일반아파트는 0.03% 올랐다. 풍선효과가 이어지면서 경기·인천은 0.09% 올랐고 신도시는 0.02% 상승했다.
상승 반전한 매맷값보다 더 큰 문제는 무주택자들에게 당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전셋값이다.
수도권 전세시장은 매물 부족으로 지난주 서울이 0.05% 상승했고, 경기ㆍ인천과 신도시가 각각 0.06%, 0.03% 올랐다. 특히 서울 아파트 전세값은 지난해 7월 1주차(7월1일)부터 오르기 시작해 50주 연속 상승했다. 누적 상승률은 3.09%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1.73% 오르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매매거래가 주춤하면서 집값의 향방을 가늠할 수 없게 되자 매매보다 매수를 대기하는 수요가 계약 연장에 나서면서 전세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매매가격과의 격차를 좁혀 나가면서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도 높아졌다.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을 기준으로 한 전세가율은 지난 1월 57.2%에서 지난달 57.6%로 0.04%p 올랐다.
부동산 업계는 매매가격이 주춤하는 사이 이처럼 전셋값이 상승하면 갭투자가 고개를 들 것으로 예상했다. 전셋값 상승세가 꾸준히 지속되면 결국 매매가격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임대차보호법 등 전월세 시장 보호 방안 마련에 나선 이유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수도권 개별 지역 중에는 매매가격보다 전세가격 상승폭이 더 높은 지역들도 다수 확인되는 만큼 전세매물 부족으로 전세가격의 상승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사상 최저금리에 대출규제 영향까지 덜 받는 갭투자 수요가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과거보다 높아졌다”고 말했다.
문경란 기자 mg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