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부른 금융과 실물의 양극화

조동석 기자
입력일 2020-06-09 16:22 수정일 2020-06-09 16:24 발행일 2020-06-10 1면
인쇄아이콘
증시 활황으로 부자들 자산 효과
저소득층, 여전한 저임금의 굴레
실물과 금융, 경제주체도 양극화
GettyImages-jv10888902
(사진출처=게티이미지)

코로나19로 양극화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간극이 커지면서 소득계층은 물론 경제주체 간 양극화도 불러왔다.

금융시장은 돈이 넘쳐나면서 활황을, 실물경제는 코로나에 여전히 묶여 있다.

아울러 큰 폭으로 오른 실업률과 소득 부진 그리고 부채상환 부담으로 저소득층의 생활수준은 떨어졌다. 고소득층은 저금리와 유동성 확대에 따른 증시호조로 자산효과를 누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사이의 괴리가 양극화 문제를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9일 코스피는 8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수는 전날보다 4.63포인트(0.21%) 오른 2188.92로 장을 마감했다. 8일에는 개장과 동시에 2200선을 넘기도 했다. 코스피가 장중 고가 기준으로 2200선을 웃돈 것은 지난 2월 20일(2228.18) 이후 석달 반만에 처음이다.

실물경제는 최악이다.

대표적 생산지표인 4월 광공업생산은 기계장비(3.8%) 등에서 증가했으나, 반도체(-15.6%), 자동차(-13.4%) 등이 줄어 전월에 비해 6.0% 감소했다.

이처럼 실물경제가 뒷받침하지 못하는 증시 활황에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전례 없는 수준으로 시중에 풀린 유동성에 힘입어 낙관론이 증시를 지배하고 있지만, 연일 고꾸라지는 실물경제와 괴리가 크다는 것이다.

자본시장연구원 김필규 선임연구위원은 “실물경제 침체에 대한 불안감과 기업의 자금조달 경색 우려로 채권시장과 단기자금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과거 추진했던 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면서 “그런데도 전염병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기업 자금조달시장의 불안정성은 일정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도 최근 “주가지수 반등 이면에서 벌어지는 실물경제 상황을 냉철하게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율은 증시 상승의 영향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1원 내린 1197.7원에 마감했다. 약(弱)달러는 우리 금융시장의 매력을 높인다.

3월 임금을 보면 상용근로자 임금총액은 월 평균 364만1000원으로 전년대비 1.1%, 임시일용근로자는 166만원으로 11.1% 각각 증가했다. 아이러니가 아니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은 산업의 임시일용근로자 감소에 따른 것이다. 한마디로 착시다.

조동석 기자 dsch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