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일찍 찾아온 더위, 어지럽고 체력 떨어지는 이유는?

송영두 기자
입력일 2020-06-09 07:20 수정일 2020-06-09 07:20 발행일 2020-06-0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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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고 기온이 오르면서 벌써부터 한낮에는 무더위로 지치기 쉽다. 올해 여름은 여느 해보다 덥고 길 것 이라는 예보가 나오면서 늦은 개학으로 학교생활을 시작하고 있는 아이들의 건강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정보배 분당 함소아한의원 원장은 “여름이 되면서 아이가 더위에 유독 힘들어하고 지친다면 ‘주하병’일 수 있다”며 “보통 어지럽고 머리가 아프며 밥맛이 없고 식은땀이 나면서 몸에서 열이 나는 증상을 보이는 데 적절한 여름 건강관리로 기운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언한다.

◇주하병, ‘열기에 적응 못한 몸’이 원인

주하병은 몸이 계절적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생기는 것이다. 여름이 되면 더운 열기에 진액이 마르고 속의 양기가 겉으로 몰리기 때문에 속은 차가워진다. 외부의 변화에 빨리 적응해 부족한 진액을 생성하고 속의 양기를 잘 유지하면 건강에 문제가 없으나, 아이들은 성인보다 양기가 많고 활동량이 많아서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면 체력이 떨어져 주하병에 조심해야 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해 겨울, 봄철 환절기에 힘들었던 아이라면 여름을 잘 날 수 있도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주하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머리가 아프다 △머리 부위, 이마에서 땀을 비 오듯 흘린다 △다리에 힘이 없고 나른하다 △진액이 손상돼 갈증이 난다 △입이 마르고 입맛이 없다 등 흔히 ‘더위 먹는다’고 표현되는 증상들이다.

한방에서는 이런 주하병 치료에 여름철 양기가 잘 돌고 기력 증진을 돕는 한약을 처방하거나, 경옥고 처방으로 기본적인 체력의 틀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특히 경옥고는 아이 뿐 아니라 평소 체력이 떨어져 여름을 힘들게 나는 성인들에게도 보양 차원에서 처방하기도 한다.

◇적절한 야외활동과 숙면 필요

여름에는 적절한 야외 활동을 통해 양기 발산을 돕고 땀과 노폐물을 배출해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지나친 야외활동은 원기와 진액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햇볕이 강한 오전 11시에서 오후 3시 사이의 바깥 활동은 피하고 그 외 시간에 산책이나 자전거 타기 등 가벼운 운동을 하도록 한다.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너무 늦게 자지 않고 잠들고 난 후 2시간 정도는 서늘한 온도에서 재우면서 아이가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여름에는 해가 일찍 떠서 하루의 시작이 빨라지므로 이에 적응하도록 아침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건강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뜨거운 외부 열기로 피부에 기운이 몰리면 속은 차고 허해진다. 이때 덥다고 찬 음식, 찬 음료를 많이 먹으면 위와 장에 부담을 주어 소화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인삼 삼계탕, 카레 등 성질이 따뜻한 음식으로 속을 데우고 적당히 땀을 내는 것이 좋다. 수박, 토마토, 오이 등 제철 과일과 채소는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여름철 부족한 진액을 보충하므로 자주 먹도록 한다.

날이 더워지면서 체온이 올라가면 우리의 몸은 과다한 열을 땀으로 배출시킨다.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세게 틀 경우 열려 있던 모공에 갑자기 찬 기운이 들어가면서 냉방병, 여름감기에 걸릴 수 있으니 에어컨 사용은 최소로 하며, 많이 더운 날에도 실내 온도는 26~28˚C 정도로 유지하도록 한다.

정보배 분당 함소아한의원 원장은 “몇 달 동안 집에만 있던 아이들이 최근 학교생활을 시작하면서 피로감과 무더위로 건강을 잃기 쉽다“며 ”아이스크림, 얼음 음료 같은 찬 음식을 삼가고 가벼운 운동으로 약간씩 땀을 내게 해서 주하병을 예방하도록 한다. 단백질과 영양이 풍부한 식단으로 체력을 보강하는 것도 필수”라고 말했다.

송영두 기자 songzi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