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오른 광교·동탄·용인 팔고 서울 입성?…지금이 ‘갈아타기’ 적기

문경란 기자
입력일 2020-06-03 14:44 수정일 2020-06-03 14:49 발행일 2020-06-0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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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경기도 수원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 30대 A씨는 2년 반 전 8억1000만원에 매수해 거주하던 광교 자연앤힐스테이트(2012년 11월 입주) 전용 84㎡가 지난 연말 12억원 실거래를 기록하면서부터 고민에 빠졌다. 최근 호가는 12억5000만원을 부르는데 이 집을 팔고 서울 입성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A씨가 평소 관심 있던 지역은 성동구 금호동이나 동작구 흑석동이다. 2012년 입주한 성동구 금호동 래미안하이리버 전용 84㎡는 현재 12억~13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는 상태다. 역시 2012년 입주한 흑석한강센트레빌2차 전용 84㎡는 11억5000만원~13억원에 거래 가능하다. 호가대로 거래되거나 적어도 연말 실거래가대로 거래되면 추가 비용 없이 갈아타거나 1억원 정도는 신용대출만으로도 충분히 감당 가능한 상태라 A씨 부부는 집을 내놓기로 했다.

경기 남부 등 수도권 집값이 급등하면서 서울 집값과 차이가 거의 나지 않게 되자 경기도 집을 팔고 서울로 진입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 청계동 동탄역더샵센트럴시티(2015년 9월 입주) 전용 84㎡는 올해 2월 10억5000만원에 실거래 됐고, 현재 10억5000만원~11억5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지난해 6월 입주한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성복역롯데캐슬골드타운 전용 84㎡는 현재 12억5000만원~15억원 까지 매물이 나와 있다. 1년 전 8억2528만원에 실거래 됐는데 올해 1월 11억7200만원에 실거래 됐다. 1년 만에 최소 3억 원 넘게 오른 셈이다.

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경기도 수원 아파트 매매가는 전년 말 대비 14.84%, 전년 동기 대비 17.26% 올랐다. 세부적으로 권선구는 전년 말 대비 16.03%, 영통구 15.79%, 장안구 10.68%, 팔달구 17.26% 상승했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는 11.82% 올랐고, 경기도 화성시는 8.49% 상승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전체로는 5.27% 상승했다.

수원 영통구 이의동 일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훌쩍 오른 집값에 광교 집을 내놓고 상급지로 갈아타기를 하려고 집을 내놓는 집주인들이 종종 있었다”며 “지난 연말까지는 거래가 많았는데 코로나19에 조정지역규제가 겹치면서 거래는 뚝 끊겼지만 호가는 조금 오른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3월부터 하락세가 이어졌던 서울 아파트값이 절세용 매물 소진 등 영향으로 9주 만에 상승 전환하자 ‘갈아타기’를 계획하는 수요자들의 계산은 더욱 바빠지고 있다.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5개월 동안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5%가량 상승한 데 반해 15억원 넘는 아파트 대출이 금지되며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 상승률은 2% 안팎에 그치면서 이를 강남 입성의 기회라고 생각하는 수요도 늘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가격이 비슷하다면 실수요가 경기권에서 서울로 옮기는 경우 충분히 지금이 적기로 보인다”며 “최근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 대책을 통해 서울 도심 유휴부지에 주택공급을 늘리겠다고 했고, 재개발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풀어주는 부분이 있더라도 서울은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동작구 흑석동이나 성동구 금호동 같은 경우 강남권과 가깝기 때문에 앞으로 미래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므로 무리한 대출을 받지 않고 자금 여력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충분히 시도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문경란 기자 mg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