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오른 네이버 유료 멤버십 서비스…온라인쇼핑 시장 지각 변동

유승호 기자
입력일 2020-06-01 17:00 수정일 2020-06-01 17:00 발행일 2020-06-0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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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8% 적립률 앞세운 네이버…CJ대한통운과 손잡고 물류 강화
이커머스업계, 중장기적 영향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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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유료 멤버십인 ‘플러스 멤버십’ 서비스. (사진=네이버)

포털 업체 네이버가 유료 멤버십인 플러스 멤버십 서비스를 시행한 가운데 이베이코리아, 쿠팡 등 국내 주요 이커머스 업체가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이날 네이버는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을 오픈 특가인 월 4900원에 정식 선보였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은 유료 멤버십이다. 월 4900원만 내면 디지털 콘텐츠 이용과 함께 최대 5% 포인트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용 가능 디지털 콘텐츠에는 네이버 웹툰·시리즈 쿠키 20개, 바이브 음원 300회 듣기, 시리즈온 영화·방송 감상용 캐시 3300원, 네이버클라우드 100GB 이용권, 오디오북 대여할인 쿠폰 중 4가지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이커머스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건 디지털 콘텐츠보다 포인트 적립부분이다. 멤버십 회원이 네이버쇼핑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경우 결제 금액의 최대 5%를 적립할 수 있다. 여기에 마이 단골 스토어 추가 적립, 네이버페이 포인트 충전 혜택 등을 합치면 최대 8% 수준의 적립이 가능해진다. 국내 주요 이커머스 업체의 적립률이 1~2%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네이버는 최근 쇼핑에 따른 배송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에는 국내 택배업계 1위인 CJ대한통운과 손을 잡았다. 현재까지는 24시간 안에 LG생활건강의 상품을 배송하는 수준이지만 장기적으로 ‘로켓배송’을 앞세운 물류 강자 쿠팡과 경쟁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앞서 네이버는 나중에 결제, 특가창고, 브랜드 스토어 등 올해 1월부터 다양한 이커머스 서비스를 내놓은 바 있다.

네이버
2019년 한국인이 가장 많이 결제한 온라인 서비스 (사진=와이즈앱)

이에 국내 주요 이커머스 업계는 네이버의 플러스 멤버십 서비스가 단기적으로 매출에 타격을 줄 수 없을 것이라고 보면서도 중장기적으로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국내 검색 점유율 73% 수준에 이르는 네이버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애플리케이션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이 가장 많이 결제한 온라인 서비스는 네이버다. 이들이 추정한 네이버 결제금액은 20조9249억원이다. 이는 쿠팡의 지난해 거래액 규모(17조원)보다 크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멤버십이 단기간에 크게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이커머스 사업자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라며 “이전까지는 네이버가 쇼핑 사업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여 왔는데 이번 멤버십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쇼핑 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사 앱 매출 비중을 높이는 방식 등으로 네이버 의존도를 낮춰야하는데 이커머스 업체 대부분이 이미 네이버의 가격비교에 종속돼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pete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