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3년간 서울 아파트 51% 상승

채훈식 기자
입력일 2020-05-27 14:22 수정일 2020-08-25 11:31 발행일 2020-05-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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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br>

문재인 정부가 임기 4년차를 맞으면서 높은 국정수행 지지율과는 반대로 집값 잡기에는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지수상으로는 안정세를 찾는 모습이지만 임기 중 서울 집값 상승폭은 어느 때보다 가팔랐고 서울과 지방간 양극화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똘똘한 한 채’에 수요가 몰리면서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의 가격 격차가 10년만에 최대치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고, 서울 아파트값은 50% 이상 폭등해 내집마련 기간은 2년 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만랩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역별 대표아파트들 평륜 상승률도 평균 37.5% 상승했다.

27일 KB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문 대통령 출범 당시인 2017년 5월부터 올해 5월 현재까지 3년간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는 6억635만원에서 9억2013만원으로 3억1378만원(51.75%) 폭등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 아파트값은 1억6575만원에서 1억5100만원으로 1475만원(8.90%) 하락했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시스템을 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2차 전용면적 160㎡의 경우 2017년 4월 25억원에 실거래됐지만 올해 4월에는 40억원에 팔려 3년간 15억원(60%) 뛰었다. 이에 반해 경남 거제시 사등면 거제경남아너스빌 전용 59㎡는 2017년 5월 1억9200만원에서 올해 5월 1억6500만원으로 2700만원(16.36%)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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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은 양극화를 넘어 초양극화 시대로 접어들었다.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7.36으로 2010년 8월(7.40)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5분위 배율은 주택을 가격순으로 5등분해 상위 20%(5분위)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이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집마련 기간은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서울 ‘KB 아파트 PIR(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11.7을 기록, 2008년 해당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높았다. PIR은 주택 가격을 연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았을 때 집을 사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이 지수는 현 정부 출범 초기인 2017년 3분기 8.8을 기록했다가 약 3년 만에 2년 정도 더 늘었다.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오른 데 비해, 가구 소득은 그만큼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임기 4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는 아파트 가격을 낮추기 위해 계속해서 규제를 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시중 유동자금이 풍부한 만큼 개발 이슈가 있는 지역을 위주로 투기수요가 다시 불붙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채훈식 기자 ch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