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온 3Q 성적표…전자업계, 나란히 어닝쇼크

전화평 기자
입력일 2024-10-08 15:59 수정일 2024-10-08 16:41 발행일 2024-10-0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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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9.1조원…전분기 대비 12.84% 감소
전영현 "기대 미치지 못해 송구해…재도약 계기 만들 것"
LG전자, 3분기 영업익 7511억원…전년 比 20.9%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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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국내 전자업계 투톱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3분기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전방산업 수요 부진으로 주력산업인 반도체 부진이 예상된 바 있으나, LG전자의 어닝쇼크는 예상 외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9조1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이는 메모리 한파로 몸살을 앓았던 지난해 동기 대비 274.49% 증가했으나, 전분기 대비 12.84% 감소한 수준이다.

이는 증권가에서 예상한 10조원 이상의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앞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을 14조원대까지 내다본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반도체 침체론이 고개를 들며, 영업이익을 10조원 안팎으로 눈높이를 낮췄다. 낮춰 잡은 전망치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다.

다만 매출은 79조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썼다. 전분기 대비 6.66%, 전년 동기 대비 17.21% 증가했다.

회사 하향곡선의 원인은 DS부문(반도체)으로 관측된다. 전방산업인 스마트폰, PC 등 수요 부진이 이어지며 메모리 업체들의 재고 수준이 12~16주로 증가해, 당초 예상을 밑돈 것이다.

삼성전자가 시장 수요가 견조한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AI(인공지능) 메모리에서 경쟁업체에 비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성적표에 영향을 줬다.

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스템LSI 등 시스템 반도체 사업 역시 적자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파운드리는 3분기에만 4000억~5000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진=삼성전자)

이에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경영진이 사과 메시지를 냈다. 삼성전자 경영진이 실적과 관련해 별도 메시지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 걱정을 끼쳤다. 삼성전자 경영진은 여러분께 먼저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며 “저희가 처한 엄중한 상황을 꼭 재도약의 계기로 만들겠다. 위기 극복을 위해 저희 경영진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을 복원하겠다. 또 도전정신으로 재무장해 미래를 보다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법도 다시 들여다보고 고칠 것은 바로 고치겠다. 저희가 치열하게 도전한다면 지금의 위기는 반드시 새로운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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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여의도본사.(사진=연합뉴스)
영업이익이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던 LG전자 역시 어닝쇼크를 맞았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7511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9%가 하락한 수준이다. 매출의 경우 3분기 기준 최대치인 22조1769억원을 달성했다.

LG전자의 성적은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1조226억원이었다. 시장 기대치와 실제 영업이익이 큰 차이를 보인 셈이다.

회사는 물류비용 증가를 실적 악화의 주범으로 꼽았다. LG전자는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60% 이상이다.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은 부피가 크고 무거워 바다를 통해 운반되기에 해상운임 변동에 민감하다. 최근 중동발 정세 불안이 커지며 해상 물류비 수준은 최고치를 찍은 상황이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해상운임 비딩(입찰) 결과 컨테이너당 평균 해상운임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8% 상승하고, (경쟁 격화로)광고비 등 마케팅 경쟁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