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전세사기를 피하려면

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
입력일 2024-01-28 13:12 수정일 2024-01-28 13:14 발행일 2024-01-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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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

2024년 청룡의 해,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정치인들도 서로서로 화합하여 오로지 국민만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세계 여러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도 종식되고, 의학 과학 기술이 발전을 거듭하여 두루두루 건강하고 편리하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성실하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응분의 보상을 받고, 남에게 사기를 치고 죄를 짓는 사람들은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반드시 받았으면 한다.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이 시행된 지난해 6월 1일부터 현재까지 국토부 전세사기피해자지원위원회가 인정한 피해 건수는 총 1만944건에 이른다고 한다. 실로 엄청난 숫자이다. 지역별로는 인구가 많이 밀집된 수도권에서 피해가 가장 많았는데, 65% 정도에 이른다고 한다. 다음으로 부산이 11.7%, 대전이 10.7% 순이다. 주택의 유형별로는 다세대주택이 34.7%, 오피스텔 23.6%, 아파트·연립 17.6% 순서이고 피해자의 73%는 20~30대라고 한다. 특히, 30대가 48.2%로 가장 많았고, 20대 24.8%, 40대 15.7% 순이다. 사회 경험이 아직 많지 않다 보니, 좀 더 쉽게 사기 피해 대상이 되는 모양새이다. 사기 피해 유행도 매우 다양하다. 소위 무갭투자, 돌려막기, 신탁등기, 깡통전세, 근저당권 설정, 중복계약 등으로 그야말로 사기 유형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부동산, 특히 주택자산의 비중은 가장 큰 부분이기에 전세 사기 등으로 손해를 입게 된다면 치명적일 수 있다. 더구나 피해를 당한 연령층이 아직 사회 경험이 충분치 않은 20~30대임을 감안하면, 정말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사기를 조금이라도 피해가기 위해서, 첫째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은 뭔가 파격적이거나 좋은 조건이라는 부분에 주의해야 한다. 아무런 문제가 없는 물건이라면 절대로 주변 시세보다 싸거나 파격적인 혜택이 있기 어렵다. 시세보다 싸다는 말을 듣는 순간, 경보음이 머리속에 울려야 한다. 정상적인 물건은 절대로 시세보다 싸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설명이 긴 물건은 피해야 한다. 뭔가 이런저런 이유가 있어 권리관계가 복잡한 물건이나, 이러저러한 사연이 있다는 물건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셋째, 반드시 발품을 팔아야 한다. 거저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실제로 현장에 임장을 나가서 매물 확인도 하고, 해당 지역에서 오랫동안 영업을 하고 있는 공인중개사무실도 가능한 여러 곳을 방문해봐야 한다. 해당 지역의 매매가, 전세가율도 보고, 실제 매물에 대해 상세히 확인하도록 해야 한다. 전세보증보험과 전세권 설정 등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한다. 모르는 게 있으면 전문가에게 묻고 확인하면 된다. 중개보수비용을 아껴보려고 직접 거래를 하는 경우에는 몇 배로 조심해야 한다. 넷째로 너무 당연하지만 반드시 집주인과 계약을 해야 한다. 다섯째로는 계약서의 특약사항을 잘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최소한의 법적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등기부등본과 친해져야 한다. 가장 최신으로 발급받는 것이 기본이고, 계약 당일 잔금을 입금하기 직전에 반드시 다시 확인해야 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고 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의미이다.

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