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숨 고를 때라는 K-배터리, 내실 다져 활력 찾길

도수화 산업IT부 기자
입력일 2024-01-14 13:34 수정일 2024-01-14 13:36 발행일 2024-01-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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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수화 산업IT부 기자
도수화 산업IT부 기자

K-배터리에 찬바람이 분다. 전기차 수요 둔화라는 현실과 함께 배터리 셀 제조사들이 휘청이고 있다. 이 와중에 중국 배터리업체들은 무서운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내놓은 분석을 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시장 점유율(48.5%)이 전년 동기 대비 5.4%p 떨어질 때, 중국 CATL은 중국 외의 시장에서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중국 내수 시장보다 비(非)중국 시장에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상황도 녹록지 않다. 글로벌 최저한세, 미국 대선 등 불확실성 요소가 국내 배터리업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주요국 다국적 기업에 최소 15%의 법인세를 매기는 글로벌 최저한세가 올해부터 시행되면서, 국내 일부 배터리 업체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세액 부담을 짊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한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기 가능성과 그에 따른 수익성 타격 우려도 적지 않다.

올해 세계 전기차 시장은 각 정부의 보조금 축소로 지난해보다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점검과 도약을 위한 시기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의 성장 속도가 다소 둔화했지만, 성장이 멈춘 게 아닌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배터리업계에 찾아온 위기가 장기화할 수 있는 상황에서,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돌파구를 찾아내는 것은 필수 과제가 됐다. 생산 효율성 개선, 초격차 기술 개발은 물론 대내외적 변수에 철저히 대비해 K-배터리가 다시 위용을 떨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도수화 산업IT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