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첫 인사·유영상 연임"… KT-SKT 연말 인사에 '촉각'

박준영 기자
입력일 2023-11-29 06:05 수정일 2023-11-29 17:04 발행일 2023-11-2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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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KT 대표 유영상 SKT 사장
김영섭 KT 대표(왼쪽)와 유영상 SKT 사장. (사진제공=KT, SKT)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연말 인사 시즌에 돌입했다. 가장 먼저 시작한 LG유플러스가 황현식 사장 연임을 확정하며 체제 안정화에 힘을 실은 가운데 KT와 SK텔레콤의 인사를 놓고 통신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달 말 전후, SKT는 다음 달 중 2024년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발표가 임박한 KT는 본사를 비롯해 52개 계열사 임원진 전부가 인사 대상이다. 지난해 말 KT는 구현모 전 대표의 연임 도전 및 실패, 정치권과의 마찰, 장기간 리더십 부재 등 부침을 겪으면서 인사 자체를 시도하지 못했다. 특히, 올해 8월 취임한 김영섭 대표가 처음으로 주도하는 인사라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특히 2년 만의 인사이고, 내년 3월 대표 임기 만료를 앞둔 계열사도 많은 만큼 대규모 개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재무통인 김 대표의 ‘실용주의’가 방대해진 조직 전반에 대한 최적화 작업으로 반영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9월 열린 첫 기자간담회에서 김 대표는 “이번 인사는 2년치 인사를 한꺼번에 해야 하는 만큼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KT인들이 마음을 합쳐 함께 출발해야 하는 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KT가 자리를 잡는, 위상을 회복하는, 새출발하는 좋은 인사, 잘된 인사로 하고 싶다”고 방향성을 제시한 바 있다. KT 안팎에서는 KT가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DX) 관련 조직 개편·인사가 눈에 띌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 전 대표 체제에서 임명된 임원진 교체와 조직 개편설이 나온다. 전임 경영진의 일감 몰아주기와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 등에 따른 사법 리스크 해소와 정부 및 여권이 줄곧 지적해 온 ‘이권 카르텔’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포석 차원이다.

SKT는 유영상 사장의 연임 여부가 이번 인사에서 결정된다. 유 사장은 2021년 11월 취임 직후 ‘AI & 디지털 인프라 서비스 컴퍼니’ 비전을 발표하며 SKT의 신성장 기반으로 ‘AI’를 지목했다. AI 사업에 공을 들이던 유 사장은 지난 9월 산업과 생활 전 영역을 혁신하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하며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통신업계에서는 유 사장이 연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과 5G 가입자 증가세 하락, 글로벌 경기 침체 지속 등의 악재가 겹쳤지만, 무선통신 사업자 1위 자리를 지켰고 전반적인 실적 성과도 좋았다는 이유에서다. 올 3분기의 경우 KT와 LG유플러스는 비용에 발목 잡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SKT는 7.0% 증가한 4980억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유 사장이 연임에 성공하면 SKT의 AI 기반 경영 전략은 탄력을 받게 된다. 유 사장은 AI 피라미드 전략을 토대로 AI 투자 규모를 과거 5년(‘19~’23년) 12%에서 향후 5년(‘24~’28년) 33%로 약 3배 확대하고 2028년 매출 25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박준영 기자 pjy6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