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잇따라 ‘12월 탈당’ 현실화 되나…민주 지도부, 강성 지지자 단속

권새나 기자
입력일 2023-11-12 14:53 수정일 2023-11-12 14:54 발행일 2023-11-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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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 등 당내 문제점 지적
“팬덤 정치가 당내 민주주의 훼손…당대표가 독임적 권한 가져“
발언하는 홍익표 원내대표<YONHAP NO-2249>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이재명)계 내에서 ‘12월 탈당’ 가능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내년 총선 공천권을 갖고 있는 이재명 대표가 친명(이재명)계 중심의 인사를 발탁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당지도부가 강성 지지자들을 기반으로 한 팬덤 정치 쇄신에 대한 의지가 약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에서 탈당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의원은 이상민·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 등이다.

조 의원은 지난 9일 한 라디오에서 당내 문제점으로 사당화와 팬덤 정치, 패권주의 등을 꼽으며 “당내 민주주의가 완전히 와해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끝까지 민주당을 정상적인 정당으로 바꾸려고 노력하겠다”면서도 “그래도 이게 과연 길인가, 접어야 되나 생각을 해야 한다. 12월까지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민 의원도 지난 8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친명계인 조정식 사무총장이 총선기획단장을 맡고, 이 대표가 인재위원장으로 임명된 과정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자기가 원하는 사무총장을 뽑아 공천해서 원하는 색깔로 선거를 치르려고 당대표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전 세계 민주 정당 중에 그렇게 하는 정당은 조선노동당하고 공산당밖에 없다”며 “이런 식의 독임적 권한을 갖는 당대표는 없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의 강성지지자를 겨냥, “지도부가 여기에 민주당의 경선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어줘야 하는데 지도부가 이걸 가만히 쳐다보고 있다”고 했다.

이원욱 의원도 팬덤 정치가 당내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며 변화와 혁신, 쇄신의 모습이 없다면 탈당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주도하는 신당 합류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가능성은 어느 경우나 열려 있지 않나”며 한 달 안에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비명계의 잇단 탈당 가능성이 가시화되자 민주당 지도부는 강성지지층 단속에 나섰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강성 지지자들이 김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을 찾아 ‘응징 집회’를 벌인 것에 대해 “이런 과한 행동이 민주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 진짜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이라면 생각해 보라”고 사실상 자제를 요구했다. 이 대표가 지지자들의 과격 행보를 특정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홍익표 원내대표도 “일부 당원들이 우리 의원들의 정상적인 지역구 활동을 방해하거나 부적절한 플래카드를 통해 당의 신뢰를 저해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싶다”며 “이러한 행위가 또다시 반복되면 당의 관련 기구를 통해 엄중하게 처리하겠다. 당원일 경우 이런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권새나 기자 saen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