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 오른 민주당, 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한 '간호법·양곡법' 재추진

권새나 기자
입력일 2023-11-05 15:11 수정일 2023-11-05 15:17 발행일 2023-11-0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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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제정안 발의…"당 내부 공감대 형성, 기간은 협의 중"
표심 공략…법안 재상정으로 정부여당 '불통' 이미지 씌우기
대한간호협회 '간호법 제정 약속 이행하라'<YONHAP NO-1877>
지난 5월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대한간호협회 회원들이 간호법 공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간호법 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간호법과 양곡관리법을 손질해 재추진할 전망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 승리로 기세를 잡은 민주당이 이해관계가 첨예한 내용을 조율해 이해당사자들의 표심을 공략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측 간사인 고영인 의원은 간호법 제정안 초안을 마련했다. 해당 법안은 지난 4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지만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다만 고 의원실 관계자는 브릿지경제와의 통화에서 “당 내부에서 협의는 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 발의 일정 같은 부분은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발의될 간호법 제정안에는 ‘지역사회’ 등의 문구가 수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 의료법 상에서는 간호사의 의료 행위가 의료기관 안에서 의사의 지시를 받아 조력하는 것으로만 가능하도록 돼 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간호법 제정안에는 ‘지역사회에서 간호사가 제한적인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는 여지를 두고 있다는 논란일 일었다. 의사 단체가 집중적으로 반대한 부분이다.

민주당은 양곡관리법도 재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양곡관리법 처리를 강행했으나,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며 “전형적인 포퓰리즘 법안”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민주당 쌀값정상화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신정훈 의원은 지난 7월 농림축산식품부 산하에 ‘양곡수급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회가 매년 양곡의 기준가격과 시장가격 차액의 지급비율을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서는 ‘의무매입제’ 대신 쌀 가격이 기준가격 이하로 떨어지면 차액을 보전해주는 ‘가격보장제’를 담았다.

이와 관련해 신정훈 의원실 관계자는 “제2 양곡관리법을 추진 중이기는 하다”면서 “당론으로 정해진 바는 아니다. 따로 일정이 마련되지는 않았지만 의원들 간에 공감대는 형성된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민주당 의원들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상당수 발의, 이들 개정안을 법안심사소위에서 모아 종합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정부여당에 ‘불통’ 이미지로 부담을 얹기 위한 목적으로 해당 법안들은 재추진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여당이 반대하는 노란봉투법과 방송법 개정안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이들 법안까지 재상정하며, 압박을 가한다는 의미다.

권새나 기자 saen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