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최고위원에 친명 박정현 임명 후폭풍…비명계 "자객 공천" 반발

권새나 기자
입력일 2023-10-30 14:47 수정일 2023-10-30 14:48 발행일 2023-10-30 99면
인쇄아이콘
이원욱 "통합·소통, 원칙·공정 기대했지만 역시나"
박영순 지역구 언급하며 "동지 가슴에 비수 대는 행위"
발언하는 이재명 대표<YONHAP NO-1377>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에 친명(이재명)계 박정현 전 대전 대덕구청장을 임명한 뒤, 비명계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 대표가 당내 통합을 강조하면서도 결국 친명계로 분류되는 원외 인사를 임명해 친명 타이틀을 앞세운 ‘자객 출마’가 본격화됐다는 입장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 이 대표의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을 두고 비명(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 최고위원 임명에 당내에서는 “비명계를 찍어내겠다는 공개 선언 수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원욱 의원은 인선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표 하에 사라진 통합과 소통, 원칙과 공정을 기대했지만 역시나였다”라고 했다.

이어 “박 최고위원은 다음 총선 때 비명계 박영순 의원 지역구 출마를 공식화한 것으로 안다”며 “박 최고위원의 지명은 통합이 아니라 동지의 가슴에 비수를 들이대는 행위이자,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도 저버리는 행위”라고 말했다. 박영순 의원은 대전 대덕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다. 이에 비명계를 향한 ‘공천 학살’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비명계는 박 최고위원의 임명설이 돌기 시작한 이달 중순부터 “당내 현역 의원이 있는 곳에서 최고위원을 뽑는다는 것은 누가 봐도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임명을 공개 반대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임명을 강행한 것을 두고 더욱 반발하는 모습이다.

박 최고위원은 임명 전부터 이 대표 옹호 발언으로 친명 행보를 예고했다. 그는 임명 이틀 전인 지난 25일 한 친야 성향 유튜브에 출연해 ‘김은경 혁신위원회’의 1호 혁신안인 현역 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를 두고 “동의하기 어렵다”며 “지금 이런 상황에서 그걸 (행사)하기 위해 유지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지난달 24일 자신의 SNS에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더 이상 국민의 대표로 세울 수 없다”며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대표는 당내 비명계 반발과 관련,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분(박 최고위원)이 왜 비판의 대상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며 “그분이 친명인가. 잘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권새나 기자 saena@viva100.com